트래블로그 나트랑 - 2019~2020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정덕진.김경진 지음 / 나우출판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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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지인과 함께 하는 생생한 정보가 가득한 나트랑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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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나트랑 - 2019~2020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정덕진.김경진 지음 / 나우출판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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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살기 좋은 여행지로 새롭게 각광받는 나트랑. 도시 곳곳에 해변이 있고 인근에 문화유산이 있는 데다가 인접 도시로 넓혀 달랏, 무이네까지 다녀오기 좋은 도시입니다. 무엇보다 롯데마트, 빈콤 프라자, 나트랑 센터 등 쇼핑의 편리함은 장점으로 자리 잡습니다. 한국 음식을 하는 식당도 꽤 있어 음식 고생이 심한 사람들도 걱정 없이 머물 수 있습니다.

 

남부의 휴양지로 개발되었고,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 좋은 도시 나트랑. 40년대 일본군이 주둔하며 나트랑이라고 불리다가 해외의 유명 가이드북에 냐짱이라는 발음을 소개한 이후, 이제 냐짱이란 이름도 해외에서 낯설지 않게 느끼는 추세라고 합니다. 

 

베트남 여행에서 택시 사기 문제를 조심하라는 얘기는 거의 정석처럼 알고 계실 거예요. 나라의 문화와 민족성을 알지 못하면 그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죠. 현지에 머물며 다양한 경험을 한 작가의 보물 같은 조언은 당황하지 않고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현실적인 팁이 될 겁니다. 

 

베트남 남부에 위치한 나트랑은 현대적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깜란 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데 요즘은 한국인이 대부분일 정도로 나트랑이 대세 관광지라는 걸 실감할 정도라고 합니다. 깜란공항에서 나트랑 시내까지 거리가 좀 있어서 어떤 방법으로 이동해야 수월한지, 주의사항은 무엇인지 가이드북에서 꼼꼼히 확인할 수 있어요.

 

인기 있는 해변 휴가지를 벗어나면 좁은 골목길과 냐짱의 오래된 집들을 찾을 수 있는 나트랑. <트래블로그 나트랑>에서는 인파를 피하고 싶은 해변은 어디에 있는지, 해양스포츠를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변을 벗어나 그 외 빈펄 랜드 등 즐길거리는 무엇이 있는지 나트랑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합니다.

 

 

 

현지인의 삶을 알아가며 오랫동안 베트남에서 머물고 있는 조대현 여행작가는 여행자 거리에서 거의 모든 음식점을 섭렵했다고 합니다. 한국인이 특히 좋아하는 베트남 음식이 있고, 우리가 모르는 베트남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도 있을 겁니다. 그런 것까지 하나하나 짚어주고 있어요. 여행가이드북에 소개된 맛집이라고 하면, 관광객만 찾는 뻔한 음식점 외 로컬 음식점은 들러줘야겠죠. 

 

길거리 샌드위치인 반미의 천국 베트남이지만 노점이 적은 나트랑에서 현지인이 엄지 척 내세우는 반미 맛집과 쌀국수집 외에도 다양한 해산물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 나트랑으로 가장 먼저 관광객으로 자리잡은 러시아 관광객이 찾는 맛집까지 다양한 음식점을 소개합니다.

 

베트남의 스타벅스 하이랜드 커피, 콩 카페, <배틀트립>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카페도 직접 들러보고 장단점을 파악했어요. 프랜차이즈 카페 외 요즘은 인테리어 예쁜 사진 잘 나오는 카페들이 새롭게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베트남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나트랑의 최신 여행 가이드북 <트래블로그 나트랑>으로 나트랑 여행 준비 함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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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미래 - 디지털 시대,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관한 모든 것
존 카우치.제이슨 타운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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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적극적인 영입으로 애플의 54번째 직원이 되면서 애플의 교육 비전 전문가로 활약한, 애플 수석 고문이자 전 교육 담당 부사장 존 카우치가 들려주는 디지털 시대의 교육 비전 <공부의 미래>.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다양한 에듀테크(edutech)의 탄생이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진정한 배움의 길잡이가 되고 있는지, 비전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수 있는지 등 우리 교육 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소비/암기형 학습 형태에 익숙한 기존 교육에서는 '암기자' 역할만 수행하며 교육 게임의 승자가 되려 하는 방식일 뿐이라는 평균화 교육의 문제점을 먼저 짚어줍니다.

 

최신 기술을 도입했다는 대부분의 교육 사례 역시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 변화가 없기에 그저 도구만 하나 더 늘어난 상황일 뿐입니다.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똑같은 내용을,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속도로 배우고 있습니다. 평균의 학생을 위한 표준 교육 시스템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학생의 성공과 실패를 두고 우리는 무엇으로 결론내고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개개인은 각자의 방식으로 '성공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존 카우치는 개별 학생의 성공, 학습 잠재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일지 묻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지 못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동기 부여 부족 때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짚으며 자기 열정과 재능의 최적 지점을 아이가 알아채도록 돕는 것이 교육이라는 걸 강조합니다.

 

 

 

동기부여가 효과적인 학습의 전제조건이라는 중요성을 알아도 우리는 소홀하게 대했습니다. 여전히 시험 점수라는 결과에만 집중하면서요. 애플에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법을 배운 존 카우치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아이들에게 냉정하게 '현실성' 있게 조언하지 말라고요. 이걸 깨닫는 순간 그동안 나도 모르게 아이의 동기부여를 숱하게 꺾어버렸다는 생각에 우울해집니다.

 

'현실성 있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우리의 능력을 파괴한다. - 책 속에서

 

<공부의 미래>에서 짚어준 학생의 동기부여와 학습 잠재력 관계를 알고 나면, 전통 방식을 변화시킨 다양한 학습 형태의 필요성을 이해하게 됩니다.  암기식 표준 교육이 아닌 개인 맞춤 학습을 제시하는 존 카우치의 해결법.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역시 편견입니다. 기술을 이용한 개별화 방법은 충분히 현실성 있는 이야기였어요. 적응용 학습 소프트웨어로 해결책 찾는 건 이제 시간문제라고 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애플 교실 ACOT 연구처럼 직접 해보면서 배우는 것의 중요성은 기술을 어떻게 이용해야 가능하냐는 접근으로 이어지고, 존 카우치의 도전 기반 학습이라는 교수법이 탄생합니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다릅니다. 콘텐츠 소비자에서 진정한 창작자가 되는 방식의 도전 기반 학습은 아주 특별하고 생소한 게 아니라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겐 이미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저 아이패드를 나눠주기만 한다고 디지털 시대의 교육이 완성되는 게 아닙니다. 디지털 이전의 언어를 가진 이들이 가르치기에 제대로 된 방식으로 이용하는 훈련이 없는 상태에선 수단으로만 이용됩니다. 창의성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기성세대와는 다른 환경에 놓인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욕구에 부응할 수 없는 시스템. 존 카우치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과 가르치는 것을 일치시켜함을 이야기합니다.

 

 

 

지금도 강조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코딩 교육도 존 카우치의 날카로운 조언을 비켜갈 수 없습니다. 배우는 과정을 학습해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을 높여야 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욕구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 것과 같다는 따끔한 일침을 새겨들어야 할 겁니다.

 

혁신적인 교육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융합해야 할지는 언제나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을 세심히 살피는 데서 시작한다는 걸 알려준 <공부의 미래>. 한 세기가 지나도록 변화 없는 교육 시스템을 이제는 세상과 맞춰나가보자고 하는 존 카우치. 보고 싶은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보자고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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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
하라다 마리루 지음, 노경아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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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만나는 철학도서 <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 긴 제목과 라이트노블 감성의 표지 덕분에 첫인상부터 독특합니다. 철학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학문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특히 강추합니다! 읽어나갈수록 벅찬 감동이 찌르르~

 

일본 교토에 있는 '철학의 길'을 아시나요. 교토의 대표 산책로인 철학의 길은 일본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가 산책을 즐긴 곳이라고 합니다. <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는 고등학생 아리사가 철학의 길에서 스스로를 니체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와의 불가사의한 상황을 펼쳐 보이는 소설입니다.

 

 

 

"난 니체야. 너를 만나러 왔어."

짝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셀프 실연 당한 아리사. 새로운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한 아리사의 기도를 이뤄주겠다며 남자가 등장합니다. 그의 정체는 니체. 아리사를 초인으로 만들어주겠다는데.

 

어떤 힘든 상황이나 고난도 받아들이고 강하게 살아나가는 존재를 일컫는 초인(超人)은 19세기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에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상대를 축복하고 싶지만 축복할 수 없는 스스로에게 한심한 마음을 가지며 자책한 아리사에게 니체는 초인을 지향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현세에 나타난 겁니다.

 

부상으로 장래의 꿈을 포기한 전적이 있고, 데면데면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아리사의 모습은 숱한 고민을 안고 있지만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평범한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때 그런 일만 없었다면'식으로 자기 운명을 부정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지식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니체는 자기중심적인 자신과 비이기적인 자신의 대결에 관해 들려줍니다. 도덕에 얽매인 인간은 습관적으로 주위에 맞추며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며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을 부끄러워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욕망은 이룰 수 없는 것으로 여기게 되고, 점차 삶에 대한 의욕도 잃게 된다고 말이죠.

 

 

 

니체와의 대화는 꿈을 꾼 것처럼 미스터리한 일이었지만, 이후 니체는 아리사에게 도움을 줄만한 지인 찬스까지 사용합니다. 키르케고르, 쇼펜하우어, 사르트르, 하이데거, 야스퍼스를 만나게 해준 거예요.

 

욕망을 억누르지 말고 적극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한 니체, 미덕을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키르케고르, 인생은 고뇌의 연속이어서 감성이 소중하다는 쇼펜하우어, 이유 없이 존재하는 인간이기에 결국 삶은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사르트르, 죽음을 직시하고 대체 불가능한 삶을 사는 것의 의미를 알려주는 하이데거, 진심으로 대하는 실존적 사귐의 개념을 통해 사랑 있는 연대를 이야기한 야스퍼스.

 

여섯 명의 철학자들이 저마다의 사상을 아리사의 상황에 맞춰 풀어냅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뿐이었던 아리사는 그들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철학'의 의미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전혀 모르는 지식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한 해석을 심화해 인생관을 갱신하는 데 도움 주는 학문이라는 것을요.

 

 

 

<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는 타인의 가치관과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한 번쯤 의심해 가면서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며 산다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습니다.

 

철학자 니체, 키르케고르, 쇼펜하우어, 사르트르, 하이데거, 야스퍼스의 독특한 성격이 반영된 행동과 대사는 그들이 고지식한 옛사람이 아닌 흔한 이웃사람처럼 다가오는 매력이 있습니다. 주고받는 대사 속에 철학 개념을 자연스럽게 섞어서인지 읽을 때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효과가 톡톡히 있는 소설입니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듯한 캐릭터들이어서 호감도가 급상승했어요. 그들의 대표 명언들이 지금까지는 딱딱하고 묵직한 글귀로만 받아들였다면, 이제는 벅찬 감동이 스며든 의미 있는 글귀로 가슴속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는 <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 교토 출생으로 철학의 길을 가까이에 두고 자란 하라다 마리루 저자가 철학을 사랑하며 가까이하게 된 과정을 그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담백하고 진솔한 분위기를 풍기는 철학 엔터테인먼트 소설입니다. 철학을 이런 방식으로 접한다면 어렵다는 생각에 애초에 도전하지 않는 일은 없겠다 싶어 아리사 시리즈가 쭉 나오길 바랄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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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음,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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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 신화를 만들어낸 실리콘밸리 사상 최대 스캔들, 테라노스 사건의 전말을 파헤친 <BAD BLOOD 배드 블러드>.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를 치고 몰락한 기업 테라노스 이야기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영화 헝거게임의 제니퍼 로렌스 주연으로 영화 제작 중이라니, 테라노스 사건의 충격은 뇌리에서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첨단 혈액 진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기업 테라노스(Theranos).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질병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대규모 라이브로 시연하며 성공을 축하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의료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주역은 스물두 살의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입니다. 19세 대학 중퇴자로 실리콘밸리 최초 여성 억만장자 기술 기업 창업자라는 명성을 얻게 될 인물입니다.

 

테라노스의 혈액 진단 기술이라면 환자 개개인에게 약품이 섬세하게 맞춤화되는 세상이 눈앞에 온 셈입니다. 하지만 기술 시연은 속임수였고, 그 이면엔 경악할만한 배경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거대한 사기극의 시작일 뿐이라는 겁니다. 앞으로 엘리자베스 홈즈의 주변에는 더욱 막강한 인물들이 포진하게 되고, 정치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군대는 물론이고 언론까지 뒷받침하며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의 거짓말에 갇히게 됩니다.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월스트리트저널」 탐사 보도 전문 저널리스트 존 캐리루는 전직 테라노스 직원 60명이 포함된 150명 넘는 사람과의 인터뷰와 법적 소송 기록과 문서를 기반으로 <BAD BLOOD 배드 블러드>를 완성합니다. 2015년 10월 15일 월스트리트저널 첫 페이지에 테라노스를 폭로하는 기사를 실으며 전 세계적으로 충격 폭탄을 투척한 존 캐리루. 첫 기사를 싣기까지 온갖 협박과 감시로 얼룩진 무시무시한 과정도 책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워낙 큰 사건이라 웬만한 거짓말은 애교 수준으로 만들어버린 테라노스 사건을 파헤친 기자 자신의 비중은 낮춘 대신, 협박과 보복 속에서도 애써준 전직 테라노스 직원들에게 집중해 사건의 전말을 들려줍니다. 

 

도대체 엘리자베스 홈즈는 어떤 인물이었을까요. 쾌활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다고 정평 난 엘리자베스 홈즈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녀와 대화할 때면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는 했다. 거의 최면과 같았다."라고 주변에서 말할 정도니까요.

 

스티브 잡스를 광적으로 추종한 엘리자베스 홈즈. 스티브 잡스처럼 검은 터틀넥을 입고, 전 애플 직원들을 영입하고, 테라노스 기기를 '보건계의 아이팟'이라고 스스로 불렀다고 합니다. 광고 역시 애플사 광고를 맡았던 곳에 맡길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성공 가도를 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시기엔 제2의 스티브 잡스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습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홈즈는 자신의 비전에만 매몰됩니다. 꿈을 위해서라면 희생되어도 괜찮은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사회마저도 장악하고, 직원들에게 절대적 충성을 요구하면서도 의사소통은 꽉 막힌 근무 환경, 끊임없는 해고 등 예스맨만 남기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런데도 왜 그토록 저명한 인물들이 계속 엘리자베스 홈즈에게 모여들고 그녀의 아우라에 푹 빠지게 되었을까요.

 

 

 

<BAD BLOOD 배드 블러드>에서는 엘리자베스 홈즈가 저지른 만행을 낱낱이 폭로합니다.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테라노스의 기술은 온갖 문제를 안은 상태로 기술 개발 진행 단계에 불과했습니다. 이미 시중에는 테라노스가 보유한 기술보다 더 나은 분석기가 존재했고, 심지어 테라노스는 타사 분석기로 검사를 수행하며 속임수를 저지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테라노스의 기술은 완성되었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출시 임박 상태라고 믿게 됩니다.

 

뻔뻔한 거짓말 일색인 엘리자베스 홈즈의 실태를 알게 되니 할 말이 없게 만들더군요. 왜 그녀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할 수 없었는지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믿고 싶은 것만 보이는 것처럼 테라노스 사건은 피 한 방울의 신화를 믿고 싶었던 대중들의 바람이 얽히고설킨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엘리자베스 홈즈는 분명 매력적인 재능을 가졌습니다. 그 재능을 엉뚱한 곳에 쏟아부은 결과는 결국 그녀 자신의 몰락은 물론이고 세상의 희망을 짓밟은 셈이지만요. 

 

초대형 의료 사기극을 벌인 테라노스의 몰락 과정을 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논픽션 <BAD BLOOD 배드 블러드>. 후회 없이 읽을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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