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기 일주일 전
서은채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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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샘 자극 제대로 하는 로맨스 소설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카페에서 읽으려다가 울컥울컥하는 바람에 몇 번이고 중간에 숨 고르기까지 했네요. 

 

 

 

6년 전 희완을 구하려다 사고로 죽은 람우가 갑자기 찾아온 날. 삶을 포기하려고 마음먹은 날에 람우가 돌아왔습니다.

 

그리워하던 사람의 모습으로, 그리워하던 목소리로 희완을 부르는 람우. 재혼 가정의 남매가 될 뻔했던 그들. 람우의 사고로 남은 사람들은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삶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두 번. 두 번만 더 불러.
그럼 고통 없이 편안하게 죽을 수 있어.
불러. 내 이름.

 

 

 

일주일 후 그녀는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며 딱 두 번만 람우의 이름을 더 부르면 평온하게 영혼이 인계된다지만, 고집불통 희완은 그러질 않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게 되는데.

 

일주일 간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죽기 전에 남기고 싶은 말을 담은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해봅니다. 희완보다는 람우의 버킷리스트처럼 보이지만요. 일주일 후에 죽을 거라면서 살아있어야 가능한, 미래에나 할 수 있는 일도 가득합니다. 

 

 

 

아빠가 없는 람우와 엄마가 없는 희완.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진행하는 구성은 어린 여섯 살에 처음 만난 후 둘의 애틋한 사랑이 자라나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희완의 삶이 왜 이렇게 엉망이 되었는지도요. 

 

람우는 운명을 바꾸려고 하지만 희완은 편히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기 때문에 죽은 람우를 생각하면 자신에게 벌을 주고 싶습니다. 자신만 편안하게 죽어도 될 리는 없다고...

 

 

 

하지만 결국 람우의 바람대로 이름을 두 번 더 부르게 되는데. 소중한 사람을 위해 람우가 한 일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그 진실이 드러나면서 가슴을 저릿저릿하게 하네요.

 

서은채 작가의 판타지 로맨스 소설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담백하고 간결한 문체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한 편의 감성 영화를 보는 듯한.

 

 

 

본편 이후에는 꽤 많은 분량의 이야기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람우와 희완 외에도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삶을 보여줍니다. 람우의 엄마, 람우의 아빠, 버킷리스트 첫 번째 항목 덕분에 생긴 첫 친구... 그들의 이야기는 외전 수준을 넘어 다 읽고 나면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싶을 정도네요.

 

무엇보다 죽었다는 람우가 희완에게 나타난 미스터리한 사건의 배경을 알 수 있어 개운해졌어요. "네가 목숨 바쳐 구한 그 여자, 곧 죽을 예정이거든." 이 한마디에 희완을 설득하러 나섰던 람우. 그녀가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주기로 마음먹은 람우는 정말 순정남의 전형을 보여주네요. 그들에게는 또 다른 기다림이 남겠지만 재회할 그날을 생각하면 뭉클해집니다.

 

"죽음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때를 가늠해 기다려 주는 법도 없고, 적절한 시기를 가려내지도 않는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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