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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나 - 3개월 동안의 자기애 실험
섀넌 카이저 지음, 손성화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실험. 3개월 동안의 자기애 실험 여정을 담은 <미운 나>.
섀넌 카이저 저자는 평생 동안 스스로와 전쟁을 치르며 살아왔다고 고백합니다. 인생에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원인을 몸에서 찾았다고 해요. 뚱뚱하고 못나서 그런 거라고 말이죠.
다이어트에 실패할 때마다 자존감은 낮아지고 자기파괴에 시달렸습니다. 자신의 몸을 경멸했기에 자신을 전혀 사랑할 수 없었던 시간들. 가치 없는 인간으로 자기비하하며 너무나도 달라지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녀가 만난 상담 코치가 내준 유일한 숙제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을까.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바꾸거나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거나. 첫 번째 선택은 대체로 실패했고, 작은 성공 이후엔 끝없는 욕망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두 번째 선택을 할 차례입니다. 세상에 나를 맞추려는 걸 그만두는 겁니다.

부정적 자기 대화 금지! 긍정적 확언 반복!
자기애 실험 1개월 차, 몸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살만 빼면 나를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스로에게 사랑을 억지로 강요하는 일만 계속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학대하는 방식의 체중감량이었다면 이제는 조금 더 다정한 방식으로 대하기로 합니다.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억압대신 할 수 있게 해주면서 내가 하는 일에 죄책감,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 쓰기 시작합니다. 겪어보니 자기 연민이야말로 자기애의 토대라고 하는군요.
우리를 방해하는 것은 문제, 결점, 습관 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을 바라보는 방식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결함을 인생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순간 그 결함에 있던 부정적인 영향력이 점차 사라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자기애 실험 1개월 차에는 자기 신뢰를 바탕으로 되고 싶었던 내 모습을 놓아버림으로써 참자아를 찾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1개월 동안 끊임없이 의심은 치고 올라오기 일쑤였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시간 낭비할 필요 없다는 것을 되새깁니다. 자기 신뢰는 외부의 압력을 털어내고 자기 자신을 스스로 빛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애 실험 2개월 차에는 나를 둘러싼 환경에 눈을 돌립니다.
옷장을 깨끗이 정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부엌, 사무실, 자동차 등 물리적 공간을 바꾸고 청소하자 에너지가 정화되는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 에너지가 더 많은 기회를 끌어들이면서 인생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치는 식입니다. 이와 관련한 것은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고 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일맥상통합니다.

자기애 실험 3개월 차. 이제 마음의 더 깊은 층위를 들여다보고 마음을 세상에 내보이는 데 충실하게 됩니다. 자기애는 많은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요. 단순히 외부에서 겉으로만 자기애에 접근하면 결코 바라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제 저자는 행복은 습관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매일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하면서 마음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의심과 불안 뒤에 숨은 속내를 눈치채게 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공포의 허벅지'라는 말 한 마디에 마음을 닫아버린 섀넌 카이저 저자. 그 말을 내가 사랑스럽지 않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던 겁니다. 이처럼 살면서 자신의 뿌리까지 뒤흔들며 '미운 나'로 살아온 고통의 근본 원인을 자기애 실험 여정 속에서 깨닫습니다. 이제는 아버지를 탓하는 대신 아버지로 인해 새롭게 배운 것들에 고마워하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건 문제는 끝없이 생겨난다는 겁니다. 몸무게에 집착 버리자, 새로운 문제가 등장합니다. 집착이 다른 집착으로 대체되는 거죠. 저자는 한동안 팔로잉 숫자에 집착했다고 고백하는군요. 결국 모든 문제의 초점은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하는 감정을 눈치채는 거라고 합니다. 남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올리는 대신 내가 정말로 바라고 느끼는 것을 올리자 집착은 사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포기하고 안주하겠다는 뜻과는 다릅니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에 항복하고 사랑을 자기 안으로 불러들이겠다는 의미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자기애는 얻기 위해 애써야 하는 게 아니라 언제나 자기 자신의 일부로 내 안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자기애가 빛나도록 겹겹의 층을 벗겨내기만 하면 됩니다.

3개월간의 자기애 실험 여정을 책으로 공유하는 것 자체가 또 치유의 한 여정이라는 저자. 개인적으로는 끌어당김의 법칙, 놓아버림 같은 주제에 퍽 끌리는 편은 아니지만, 자기 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는 것만큼은 무척 도움 되는 조언이었어요. 한 해가 다르게 중력에 저항하지 못한 채 탄력 잃고 처지는 나잇살을 보면서 미운 나가 되는 건 아닌가 생각 들던 시점이라 더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미운 나> 부록으로 있는 자기애에 이르도록 돕는 효과적인 질문들도 유용합니다. 자문과 자각을 통해 자기애에 이르는 층을 한 단계씩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과 불안 뒤에 숨으며 변명을 늘어놓는 대신 자신에 대해 솔직해지면 자기애 발견에 한 발 다가섭니다. 20대~30대가 읽기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