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타트 - 실리콘밸리의 킬러컴퍼니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나
브래드 스톤 지음, 이진원 옮김, 임정욱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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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로 실리콘밸리가 주춤했던 2008년 설립된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9년간의 여정이 담겨 있는 책 <업스타트>. 아마존의 성장사를 보여준 책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의 저자 브래드 스톤이 이번에는 실리콘밸리의 킬러컴퍼니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성공 전략을 낱낱이 파헤쳤습니다.

 

이 책이 출간된 후 우버는 CEO 트래비스 캘러닉이 사임하고 8월에 다라 코스로샤히가 새 CEO로 취임했고, 에어비앤비는 흑자로 전환하는 등 변화가 있기도 했습니다. <업스타트>에서는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창업 스토리, 험난한 전쟁 그리고 폭발적 성장에 이르기까지 두 기업의 성장사를 살펴봅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창업자들의 배경을 먼저 알아보는 것으로 두 기업의 이념과 전술 방향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에어비앤비의 브라이언 체스키, 조 게비아, 네이선 블레차르지크는 두 명의 디자인 전공자들과 한 명의 천재 엔지니어로 구성된 독특한 조합이었어요. 집세 부담에 시달리던 그들은 디자인 콘퍼런스 참석 차 그 지역으로 몰려온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숙소를 미끼로 던진 것을 계기로 집 공유 개념을 사업 밑천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우버의 게릿 캠프는 취약한 택시업계 때문에 데이트마저도 곤란해지자 영화 <카지노 로열>에서 본 아이디어와 결합해 차량 공유 개념을 사업 아이디어로 점찍고 트래비스 캘러닉과 함께 확장합니다.

 

실리콘밸리 성공기를 접할 때마다 특유의 투자 형태에 부러움을 가지기도 했는데요, 에어비앤비와 우버 역시 험난한 투자 유치 과정을 겪었지만 결국 투자 유치에 성공합니다. 당시 숙박 공유, 차량 공유 개념에 대한 이해가 낮았던 투자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렸는지 그 과정이 흥미진진했습니다.

 

 

 

 

새로운 신용 경제의 시대를 연 만큼 끊임없는 논란거리와 함께 한 성장이었습니다. 기회주의적 모방이 잇따라  경쟁사와의 전쟁은 기본. 에어비앤비는 집주인의 집이 엉망이 된 사건을 시작으로 초반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위기를 겪었고, 우버는 각종 모순적 규제들과 정치적 싸움을 하게 됩니다. 

 

특히 우버 CEO 트래비스 캘러닉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은 일명 트래비스 법칙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국민은 정치인들에게 기존 대안 서비스보다 현저히 더 나은 서비스를 수용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말이죠.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대응 방식에 미묘한 태도 차이는 있어도 공통 전략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규제할 수 없을 만큼 회사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사용자 기반이 가진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하면서 무조건 성장하는 게 최고의 전략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성장으로 새로운 시대의 쌍둥이 거인이 된 에어비앤비와 우버. 닷컴 호황 때와는 다릅니다. 실사용자들 유입으로 투자자들이 외면하기 어렵게 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은 많습니다. 에어비앤비는 한국인 교포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건에 대한 사고 책임을 지는 걸 거부하면서 합의는 '오직 인도주의적 이유로 제시됐다.'식의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우버는 승객을 기다리며 앱을 켜놓은 채 운전하다 사망 사고가 난 소피아 리우의 비극이 있었죠. 차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대기 시간 중 사고에 관한 책임 공방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우버의 의지는 실망스러울 뿐이지요.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20, 30대 젊은 창업자들이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해 매출, 전체 시장가치, 직원 수 면에서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스타트업입니다. 지구상 최대 호텔 회사인 에어비앤비는 실소유 호텔방이 단 한 칸도 없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서비스 회사 우버는 고용한 전문 운전사와 차량이 없습니다.

 

집을 빌려주고 차를 공유한다는 개념은 이미 그전부터 있었기에 이들이 공유경제, 온디맨드 경제, 원 탭 경제의 창시자들은 아니지만 공유경제 개념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했습니다. 공유경제를 세계적 비즈니스 현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성장은 공유경제의 찬성론, 반대론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지만, 1세기 동안 지속된 기술 사회의 출현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업스타트>는 단순히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창업 스토리를 미화한 게 아니라 가십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한 뒷담화가 많이 나옵니다. 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도했지만 단명한 창업가들 이야기도 곁들여 무엇이 달랐는지 성패 요인을 짚어보기도 합니다. 실리콘밸리 전문기자 브래드 스톤의 생생한 글 덕분에 딱딱한 경제경영서가 아닌 기업 전쟁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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