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 고수들의 미니멀 독서법
도이 에이지 지음, 이자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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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 에이지 저자는 출판 마케팅 컨설턴트, 경제경영서 서평가로 활동하는 일본 최고의 독서 멘토입니다. 디지털 잡지 《비즈니스 북 마라톤》에 매일 최신 비즈니스 정보를 발행하는 편집장으로 일찌감치 수많은 작가의 브랜딩과 기획을 이끈 대단한 저자더라고요. 그가 기획한 책 중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은 초대형 베스트셀러이기도 합니다.

 

하루 평균 3권 독서, 지금까지 2만 권 남짓 읽었다는 도이 에이지 저자. 그의 독서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는 제목부터 이미 독서가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데요. 책 고르는 방법, 읽는 방법 그리고 목적의식을 가지고 밑줄 긋는 방법을 들려줍니다.

 

다만 도이 에이지가 경제경영서 서평가라는 것에 초점 맞춰 읽어야 만족스러울 겁니다. 소설 같은 문학 독서법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도 있으니까요. 띠지에 적힌 '당신이 오늘 그은 밑줄을 수십, 수백억의 비즈니스 기회로 만드는 책 읽기 비법'이라는 작은 문구가 포인트였어요.

 

 

 

진정한 독서란 행동으로 이어지는 실천에 있다는 것, 대부분 동의할 겁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어떻게 실천하는 독서를 완성할 수 있을까요. 바로 밑줄 긋기입니다. 나를 위한 하나의 밑줄, 결정적인 한 줄을 뽑아내야 합니다. 한 권의 책에 그은 밑줄에서 영감을 얻는 고수들 사례와 함께 도이 에이지 저자는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내용을 깨닫고, 어디에 밑줄을 긋는지 들려줍니다. 비즈니스북만 다룬다는 것 잊지 마시고요.

 

나에게 가치 있는 한 줄을 만나려면 좋은 책을 만나는 게 우선입니다. 읽을 가치가 있는 책과 없는 책을 어떻게 가려내는지, 도이 에이지 저자는 읽어야 할 책 선별 요령으로 11가지 독서 전략을 소개합니다. 경영자의 책 중에서는 창업가와 기업 전성기를 이끈 경영자의 책을, 프로필을 꼼꼼히 확인해 전문가 저자의 책을, 최고 중 조금 특이한 사람의 책을, 고유명사가 많이 들어간 책을, 글 앞머리에 밑줄 그을 만한 문장이 있는 책을... 이런 식으로 책 한 권을 대강 훑어보며 읽어야 할 책 분류 기준을 참고삼아 보세요.

 

 

 

책 읽는 방법으로는 완독과 속독 강박증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하는데요. 그런데 저자는 하루 평균 3권의 독서를 하는 사람이니 어불성설? 권수에 집착하거나 빨리 읽는 것에 가치 두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속도는 결과이고 속도 자체에는 가치가 없다는 겁니다. 저 역시 완독과 속독을 목표로 삼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만, 초보 독서가라면 독서 습관이 잡힐 때까지는 빠르게 완독하는 걸 목표삼는 것도 좋다는 쪽입니다. 독서 습관조차 없는데 무조건 이해해보려고 붙잡고 있다가는 세월아 네월아 완독도 안 되고 내용도 기억 안 나는 현상이. 어쨌든 가치는 읽은 책을 '어떻게 활용했는가'에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전체 보다 부분을 파고들라는 조언도 인상 깊었습니다. 관심 유무에 따라 분야를 '분류'해보면 자신의 약점과 강점이 보인다고 합니다. 경제경영서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분야는 회계·재무, 전략, 마케팅, 운영관리, 매니지먼트와 리더십, 상품개발, 통계, 경제로 구분합니다. 그 외 IT와 디자인, 커뮤니케이션과 영어 등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분야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중 평소 관심 없었던 분야에 도전하는, 약점을 보완하는 독서 전략을 강조합니다.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를 알려줬다면 이제는 밑줄 긋는 법을 본격적으로 소개합니다. 경제경영서는 특히 원인을 생각하며 밑줄을 그으라고 합니다. 어떤 결과를 끌어내기 위한 원인을 생각하는 것이 비즈니스에 필요한 사고방식입니다. 업태, 업종에 따라 절대 빗나가서는 안 되는 센터 핀이 있으니 그걸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몇 가지 추천도서를 통해 어디를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하는지 자세한 사례로 이해를 돕습니다. 밑줄 긋기와 비즈니스 성공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밑줄을 긋는 법만큼이나 밑줄을 쳐서는 안 되는 부분도 언급하는데, 저자와 내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은 밑줄 긋지 말라고 합니다. 불편하고 낯선 문장에 밑줄을 그어야 합니다.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저자의 책만 읽는다든지 싫어하는 정보, 나와 가치관이 맞지 않는 책을 피하기만 하면 오히려 편협한 세계에 머무를 뿐입니다.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에서 저의 밑줄은 이 파트에서 나왔는데요. 자신만의 특화된 가치를 독서로 뽑아내는 법에 관한 이야기에서였습니다. 경제경영서를 읽고 '다름'을 만들어 낸 현명한 사람들에게 배울 수 있는 점과 그것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것. 목적의식 있는 독서의 핵심이지 싶어요. 보험 판매원이나 자동차 영업사원이라면 회계와 세제 지식을 공부해보라고 조언합니다. 그들의 고객은 절세에 관심 많습니다. 세일즈라는 지식에 절세라는 지식을 합쳐 다른 사람과 다른 '차이'를 만드는 겁니다.

 

 

 

경제경영서는 재미를 찾기 위해 읽는 책이 아닙니다. 설령 책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서 악평을 남길 이유는 없다고 합니다. '다 아는 이야기뿐이라서 아쉽다'라는 미적지근한 반응 대신, 수준을 이 정도로 설정하니 베스트셀러가 되는구나를 배우라고 합니다. '속았다' 대신 왜 속았는지 생각하라고 합니다. 베스트셀러는 왜 팔리는지 그 이유를 연구해보라고 합니다. 경제경영서는 책의 내용을 읽기 위해 펼치는 게 아니라 히트 이유, 대중을 사로잡은 이유를 얻기 위해 읽으라고 합니다. 이것이 비즈니스 마인드로 책을 대하는 자세입니다.

 

 

 

도이 에이지가 44권을 엄선해 직접 그은 밑줄을 소개한 부록은 국내미출간 도서가 절반가량이라 아쉽습니다. 2만여 권 읽은 서평가인만큼 경제경영서 고전도 등장하는데, 고전의 사례는 현대에 맞지 않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읽어야 하는 건 '내 경우라면 어떨까?'라고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에 맞게 '변환'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 우위를 얻으려면 꼭 고전의 매력에 빠져보라고 합니다.

 

책에서 실질적인 해법을 얻어 행동으로 옮기려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이렇게 읽어야 한다는 걸 보여준 경제경영서 독서법 책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그의 독서법 중 일부 발언은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부분도 있었지만 이해가능한 범위입니다. 폭넓은 분야의 독서법을 주제로 한듯한 제목은 이 저자가 일본에서 유명한 경제경영서 서평가라는 걸 모르고 읽은 국내 독자라면 낚시성 제목으로 비칠 수도 있겠습니다. 경제경영서에 한정한 독서법 책이어서 누군가는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도이 에이지 저자가 이미 선수 쳤습니다! 악평 쓰지 말라고. 속았다면 왜 속았는지 비즈니스 사고로 생각해보라고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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