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특별기획 통찰 - 예리한 관찰력으로 동서고금을 관통하다
EBS 통찰 제작팀 지음 / 베가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2016년부터 2017년 중반까지 방영된 EBS특별기획 통찰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 <통찰>. 여러 학문 분야의 국내 최고 석학들의 강연은 인문과 과학의 융합이라는 콘텐츠로 좋은 호응을 받았습니다.

 

문사철, 과학, 예술, 종교 등을 넘나들며 생각의 그릇을 키우는 <통찰>. 앎이 삶으로, 지식이 지혜로 익어가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책에서는 TV에서 전달하지 못한 관전 포인트를 짚어주며 함께 읽으면 좋은 책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동굴의 '동'자와 통찰의 '통'자가 洞 이라는 같은 한자라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어요. 동굴 속에서 자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다는 의미입니다. 단군신화 속 동굴, 원효의 동굴, 벽화가 그려진 쇼베 동굴 등은 이전과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출발시킬 수 있는 '통찰'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동굴과 열정, 자기 성찰은 인생의 심연을 찾아 지혜를 얻게 되는 인류 이야기의 시작을 담은 길가메시 서사시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통섭, 과학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복잡한 세상 속 숨겨진 이치와 법칙을 살펴봅니다. 특히 인간은 과학을 통해 미래를 정확히 들여다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는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관점을 다루는데, 난해한 양자역학 세계는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지만 핵심 이론을 통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방대한 세계사 속에서 <통찰>이 선택한 역사 주제는 지중해 역사와 임진왜란입니다.

십자군전쟁, 대항해 시대, 문화를 바꿔버린 향신료 등 지중해 역사를 통해 유럽사를 살펴봅니다. 해상 무역을 통해 성장한 상인들이 사회, 정치, 문화, 종교 전반에 영향력을 끼친 과정을 살펴보면서 르네상스 뒤에 숨은 어두운 그림자와 상업적 논리가 스며든 교회의 면죄부 이야기까지 흥미롭게 이어집니다.

임진왜란 이후 강대국들의 정치적 흥정의 대상으로 전락한 한반도. 사드 배치,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등 현재 정치적 문제까지 한국의 자세를 고민하게 합니다.

 

 

 

중세 최고의 문학이자 철학서, 신학서인 단테의 『신곡』을 소개하는 예술 파트. 지옥 같은 삶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내용은 실존의 위기에 처한 헬조선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입니다. 미술의 영감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시대의 시선이 그림을 통해 표현된 미술. 시대마다 주도적인 시각과 해석이 존재하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우리들에게 영감의 원천을 제공하는 미술의 의미를 다룹니다.

 

 

 

오늘날 현실을 잘 설명해주는 용어는 '통섭'이죠. 크로스오버, 융합, 인터랙티브 같은 용어가 흔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기존 경제학에 생물학-심리학적 개념이 적용된 행동경제학의 탄생, 이기적 유전자의 이타적 행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기생충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는데요. 기생충과 손자병법을 함께 다루고 있어요. 무슨 관계일지 호기심 반짝! 싸우지 않고 상대방을 굴복시켜 이기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승리라고 한 손자병법의 상생의 전략. 괜히 전투를 벌여 숙주를 곤란하게 하지 않고 손 안 대고 코푸는 기생충의 생존 전략은 닮았습니다. 오늘날 기생충이 없어 인간이 고생하는 시대에 기생충에 대한 편견을 줄여 인간과 생태계가 공존해야 함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과거와 현재에 이어 미래에 관한 통찰로 마지막을 맺습니다. 발상의 전환으로 급격히 발전한 인공지능 시대. 로봇의 도덕 문제는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간의 주체성과 자유의지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었어요.

 

 

 

주제마다 더 보고 읽을거리를 소개하고 있어 더 깊은 이해를 위한 책과 영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 신간까지 다루고 있어 마음에 듭니다.

 

<통찰>은 인문학자와 자연 과학자가 함께 개별 주제에 대해 논의하는 방식입니다. 과거, 현재, 미래까지 인류의 핵심 주제를 생각의 폭을 넓히며 살펴봅니다. KBS 명견만리처럼 긴 시간 동안 방영된 강연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인 만큼 알짜배기만 다루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어 대중적인 인문교양서로 읽을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