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삽질 중 - 열일하는 미생들을 위한 독한 언니의 직장 생활 꿀팁
야마구치 마유 지음, 홍성민 옮김 / 리더스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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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만 하면 다 잘 풀릴 줄 알았지. 당당히 아메리카노 들고 거리를 활보하기는 개뿔~! 멍한 정신을 차리기 위한 생존의 커피를 연거푸 돌이킬 줄이야.

 

일할 맛 안 나는 미생, 하는 일마다 망하는 미생, 눈치 없다고 혼나는 미생, 연애와 일 둘 다 놓치기 싫은 미생. 지금 직장생활에서 어리바리한 나 대신 직장의 신이 되고 싶은 미생들에게 권하는 책 <오늘도 삽질 중>.

 

베스트셀러 <7번 읽기 공부법> 저자 야마구치 마유의 신작 <오늘도 삽질 중>. 직장 생활 노하우 자기계발서라는 흔한(?) 주제지만, 구성은 제 맘에 쏙 들었어요. 노하우를 소설 속에서 찾고 있거든요.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다는 미생에게는 스릴러의 거장 프레데릭 포사이스의 소설 <아이콘>에서 처방을 찾습니다. 돈이나 출세와 관계없이 자신의 일에 소신과 긍지를 가진 인물이 등장하거든요. 늦은 밤 졸린 눈을 비비며 마지막 집중력을 짜내게 하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명예나 출세, 돈에서 오는 것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오는 만족감이 원동력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자신만의 프로의식이 일할 맛을 나게 하는 비결입니다. 모든 것에 의욕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지는 순간이 온다면 지금 맡고 있는 일에서 느낄 수 있는 자부심과 긍지는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해요. 나에게도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라고 할 만한 게 있는지 고민하는 것은 일하는 재미와 보람을 알게 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질문입니다.

 

 

 

존재감 제로인 미생의 처방책은 미하엘 엔데의 판타지 소설 <끝없는 이야기>를 통해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드라마가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입사 2~3년 차는 급속도로 늘어나는 일에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어이없는 큰 실수를 저지르기 딱 좋은 시기라는데요. 중국 역사소설 <중원의 무지개>에서 입버릇처럼 "메이파쯔"를 내뱉는 상황을 정면으로 저항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쩔 도리가 없다고 포기하는 메이파쯔는 무력하게 만드는 말입니다. 변명만 계속 맴돈다면, 결국 실수를 인정할 때 돌파구가 보이는 법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어쩌면 직장 생활을 하며 정말 두려운 것은 상사의 질책이 아니다. 질책을 피하려는 자세,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 책 속에서

 

 

 

야마구치 마유 저자는 도쿄대 재학 중에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수석 졸업에, 첫 직장은 재무성에서 출발한 엘리트 코스를 밟은 편인데요. 이런 그녀도 (네, 저자가 여성입니다)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타이틀을 가지고서도 일 못하는 신입이란 소리를 듣기 싫었기에 숨 막힐 지경이었다고 하네요.

 

당시 그녀의 처방책은 사토 겐이치의 소설 <쌍두의 매>에 등장한 구절이었다고 합니다. 자기만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늘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타고난 천재뿐이라며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평생에 걸쳐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면 되니까요. 한 걸음 물러서 긴 안목으로 생각해야 좁아진 시야 때문에 멈춰버린 나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끝없는 도전에 지친 청춘들이 새겨야 할 말입니다. 이때 중요한 마인드는 어떤 사태에도 자처해서 가치를 깎아내리지 않는 거였어요. 자존심이 바닥을 쳐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 부분입니다.

 

 

 

입사 3년 차쯤 되면 성장이 주춤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때 그녀에게 도움 된 책은 테니스 만화 <에이스를 노려라>였어요. 누군가를 이긴 사람은 자신에게 진 사람의 몫까지 노력할 의무가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지금 발 디디고 있는 이 자리는 다른 누군가가 간절히 바랐지만 이루어지지 않은 자리임을 명심하면서 작은 성취로 자신감을 쌓아가라고 조언합니다. 직장생활이 힘들어 퇴사 생각을 하는 경우 생각보다 회사 밖은 춥다는 것을 일깨워주기도 합니다. 낭만을 꿈꾸며 일을 그만두면 무조건 실패한다고 말이죠.

 

 

 

일하는 여성으로 사회생활하면서 겪은 노하우에서는 특히 일과 연애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퓰리처상 수상작인 앨리스 워커의 <더 컬러 퍼플>은 흑인 여성의 차별에 관한 책을 소개하면서 유리 천장 아래 갇힌 여성들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앞으로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들이다. 세상에는 많은 고정관념이 있지만, 그것으로 자신을 옭아매선 안 된다."

 

 

 

사회생활의 달인이 되려면 부정적 감정도 기분 좋은 자극제로 전환할 줄 아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오늘도 삽질 중>은 작은 응원과 위로가 삶을 지속시킨다는 걸 보여줍니다. 힘들고 지치지만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 이 시대 미생들을 위한 직장 생활 꿀팁을 이야기 한 <오늘도 삽질 중>.

 

야마구치 마유 저자는 첫 직장 생활 이후 기업 법무 변호사로 활동했고, 하버드대 로스쿨 과정을 마친 후 현재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입니다. 미생 시절의 생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오늘도 삽질 중>은 서툰 사회 초년생에게 모두에게 인정받으며 일에 노련해지기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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