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언제나 사랑
니콜라 바로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독일 작가 니콜라 바로의 로맨스 소설 <파리는 언제나 사랑>. 파리와 사랑은 언제나 찰떡궁합처럼 어울리는 단어인 것 같아요.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로 갈등보다는 낭만적인 사랑에 집중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파랑을 좋아하는 로잘리. 하늘과 바다를 보고 첫눈에 행복의 감정이 각인되면서 푸른빛이 행복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하늘색, 회청색, 담청색, 연회청색, 남청색, 청람색, 군청색, 수레국화색, 코발트블루, 청록색, 인디고블루, 실크블루, 사파이어블루, 나이트블루... 어쩜 이렇게 다양한 파란색이 있는지.

 

커피와 함께 하는 아침을 사랑하고, 저녁형 인간에 여유 부리며 시간 보내는 걸 즐기는 로잘리는 긍정적이고 호의적입니다.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고 미술을 전공한 후 파리 생제르맹 한복판의 아기자기한 드라공 거리에 작은 가게를 낸 로잘리. 포장지, 편지지, 펜, 카드, 엽서를 파는 선물가게입니다.

 

그중 가장 특별한 건 로잘리가 만든 소원 카드입니다. 손님들의 사연을 담아 수작업으로 글씨와 그림을 그려 만들어주는 카드. '나와 함께 날고 싶은 그대에게', '구름 뒤에도 태양은 있다.', '봄은, 겨울이 남기고 간 빚을 갚아주는 해결사가 되기도 한다.' 등 문구도 어찌나 창의적이고 예쁜지.

 

하지만 로잘리의 소원은 정작 이뤄지지 않습니다. 연례 의식으로 해마다 생일에 직접 그린 소원 카드를 들고 에펠탑에 올라가 카드를 공중에 날리지만, 올해마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에펠탑에 오르지 않겠다고 마음먹을 지경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명한 동화책들을 낸 은발의 노작가 막스의 새 동화책 일러스트 작가로 찜 당하는 일이 생기면서 로잘리의 인생은 바뀝니다. 막스의 스토리 <파란 호랑이> 원고를 읽자마자 푹 빠지게 되고, 딱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내지요.

 

막스와 함께 작업한 <파란 호랑이> 동화책은 성공적으로 출간되어 유명세를 떨칩니다. 그런데 <파란 호랑이> 스토리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나타나는데.

 

 

 

대대로 내려온 로펌 회사를 이어받지 않고 영문학 대학 강사로 일하는 로버트.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와 예전에 함께 파리에 왔던 추억을 기리며 다시 한번 파리로 왔습니다. 파리는 언제나 굿 아이디어라던 어머니의 말 대신 파리에 도착하고 온통 재수 없는 일만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연히 발견한 <파란 호랑이> 동화책을 보고는 표절로 고소하겠다고 으름장 놓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들려준, 어머니와 자신만 아는 이야기였거든요. 원본 원고까지 가지고 있는 로버트로서는 막스와 로잘리의 책이 그의 소중한 기억을 빼앗아 가버린 느낌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로잘리와 로버트는 진실을 밝히려 함께 움직이게 되는데. 터키블루색 눈동자를 가진 로버트와 깊고 진한 파란색 눈동자를 가진 로잘리. 앙숙 관계에서 뜻밖의 감정을 느끼게 되기까지 둘의 투닥거림조차 사랑스럽습니다.

 

 

 

<파리는 언제나 사랑> 본책과 함께 온 작은 책 <파란 호랑이>는 소설 속 막스의 동화책을 실물로 만든 동화책입니다. 초판 한정이라니 놓치지 마세요. 금발의 어린 소냐, 구름 호랑이. 그리움이 있어야 갈 수 있는 파랑 나라. 하늘색 조약돌, 물감이 묻은 손수건 등 동화책 <파란 호랑이>는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되는 그리움과 자신의 소원을 믿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파리는 언제나 사랑>을 읽는 내내 파리에 직접 있는듯한 기분이 듭니다. 파리 구석구석을 둘러보는듯한 묘사가 진국입니다. 유명한 영문학 전문 서점 셰익스피어 & 컴퍼니 서점도 등장해 반가웠어요.

 

갈등 후 재확인하는 로맨스 소설의 전형적인 구성을 따라가고 있지만 그 부분은 무척 빠르게 진행해 당황하긴 했지만요. ^^ 그만큼 갈등에 집중하기보다는 사랑의 감정을 깨닫는 것에 포인트 둔 책입니다. 사랑마저 믿지 않는다면 너무 삭막한 세상이잖아요. 로버트의 어머니가 말했던 "파리는 언제나 굿 아이디어"처럼 파리와 사랑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행복하거나 불행하거나 사랑에 빠져있거나 사랑을 잃었거나 상관없이 파리는 언제나 옳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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