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세계 서던 리치 시리즈 3
제프 밴더미어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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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X구역에 들어서기로 결정한 순간에 그 어떤 일이라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권리를 포기한 셈이라고. - 책 속에서

 

서던 리치 1권 소멸의 땅, 2권 경계기관을 읽고 나서도 여전히 모호하고 기이한 X구역. 들어갔다 하면 사라지고 이상하게 변하는 X구역의 비밀을 밝히고자 그곳으로 간 12차 탐사대. 1권에서 생물학자를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이 죽음에 이르렀지만, 2권에서는 경계를 넘어 살아 돌아온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해하려 들면 머리 터질 것만 같은 서던 리치. 완결편 <빛의 세계>에선 뭔가 실마리가 잡히지만, 여전히 투명한 뭔가를 잡은듯한 이 기분은...

 

 

 

서던 리치 3권 빛의 세계 편은 X구역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다른 대원들은 경계를 넘어 되돌아왔지만, 유일하게 행방을 알 수 없는 전 국장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전 국장과 등대지기의 관계를 통해 X구역이라는 지형적 변이가 일어나기 전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등대지기 솔 에반스는 중요한 인물인데요. 등대지기로서 빛을 지키는 사람인 솔의 직업적 의미가 결국 X구역의 비밀과 묘하게 연결되더라고요. 그리고 1권 소멸의 땅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던, 탑 속을 기는 생물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완결편에 등장합니다.

 

 

 

전 국장을 대신해 서던 리치로 온 컨트롤과 유령새라고 불러달라던 생물학자. 이 둘이 함께 경계를 넘어가는 걸로 2권을 마무리했죠. 그런데 그곳에서 전혀 예상 못했던 인물을 만납니다. X구역의 확장으로 서던 리치 건물이 집어 삼켜진 사건 이후, X구역화된 장소에서 살아남은 부국장이었어요.

 

 

 

컨트롤과 유령새는 서던 리치가 사라지던 날로부터 겨우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다 여기지만, 부국장이 X구역화된 이곳에 머문 기간은 무려 3년. X구역과 경계 밖 사이에 엄청난 시간 왜곡이 있는 겁니다. 그리고 부국장은 X구역에 있던 생물학자의 일기를 발견했는데. 역시 30년이나 지난 일기였습니다.

 

여기서 X구역에 있었던 진짜 생물학자와 경계를 건너 되돌아왔던 유령새를 통해 X구역이 하는 일을 깨닫게 됩니다. X구역은 그곳에 들어온 진짜 인간을 분해해 재구성한 복제를 밖으로 내보내왔던 겁니다.

 

 

 

제프 밴더미어 작가는 서던 리치로 상상의 끝을 보여줍니다. 환상문학 초창기에 사람들이 느꼈던 이해불가한 기분이 이 책을 읽었을 때 든 기분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읽으려 들면 안 되는 소설입니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관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 중 하나였다.", "상상력의 결여로 인간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은 비이성적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인간 특성을 짚어주기까지 합니다.

 

큰 맥락은 완결편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어요. 생물학자의 논문이 힌트가 되기도 했는데요, "유일한 해결책은 자연환경을 방치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류가 사라져야 한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X구역 자체의 정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X구역이 하려는 일은 파악됩니다. 무자비한 치유, 가차 없는 재건을 하는 X구역. 이 모든 일들을 지구의 파괴로 받아들여야 할지 구원이라 여겨야 할지 질문을 던진 소설입니다.

 

<서던 리치 3부작>은 현재 1권 내용으로 영화 촬영 중인데, 국내 개봉되면 시리즈로 다 보려고 합니다. 모호한 부분은 영화로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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