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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 중 ㅣ 스티븐 킹 걸작선 8
스티븐 킹 지음, 정진영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5월
평점 :
성인이 된 그들은 마이클의 전화를 받고나서야 데리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사라졌던 흉터가 다시 생기고, 잊고 있었던 공포 역시 물밀듯 밀려듭니다. 그들 모두 죄책감을 가집니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된 건 자신때문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1957년 조지 덴브로 사건 이후에도 끊임없이 일어난 아동 연쇄 살인 사건. 특정한 연령 구분 없이 아이들만 노립니다. 모두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되는데 조지 덴브로가 본 어릿광대는 하나의 형태일 뿐이었어요. '그것'은 아이들의 두려움이 현실로 나타나는 존재입니다. "깊숙이 가라앉는 느낌, 물속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속에서 익사하는 느낌". 그저 생생한 상상력이 아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그것'. 허상이 아닌 실체로 초자연적인 공포 대상입니다.
"악몽 자체는 그리 나쁘다고 볼 수 없지.
가장 끔찍한 것은 악몽 속에서 우리 스스로 상상해 내는 것들이니까."
일곱 아이들도 공포를 겪습니다. 사진 속 죽은 동생이 움직이고, 풍선이 바람을 거슬러 떠 있고, 욕실 배수관에서 피가 솟구치고, 미라와 문둥이 그리고 늑대인간을 만나고, 괴물 새에게 쫓기고, 급수탑에서는 아이들의 시체가 살아나고... 이런 기이한 일들을 겪으며 그들은 '그것'의 실체를 쫓습니다.
습지였던 데리에 도심을 건설하면서 도심 내 하수관과 배수로가 전 지역에 걸쳐 교차하지만 설계도가 감쪽같이 사라져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것'은 데리의 지하, 미로같은 배수로 어딘가에 살고 있는 게 아닌지.
한편 27년이 지난 현재.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다시 데리에 나타났다고 여길만한 살인 사건들이 벌어집니다. 데리에서 27년 주기로 폭력사건이 놀라울 정도로 급증했지만, 뉴스에는 나오지 않은 채 은밀히 진행된 사건들. 데리 주민들의 의식이 '그것'에 조종당하는 것처럼 말이죠.
27년 주기의 전조로 항상 큰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시작과 끝에는 큰 사고가 생깁니다. 주민들이 무자비하게 총격전을 벌인 브래들리 갱단 사건, 인종차별 문제와 결합된 블랙스폿 화재, 부활절 철공소 폭발 사건, (하)권에 등장하는 은화 한냥 술집 도끼 살인 사건 등 '그것'의 위력은 엄청납니다.
<그것> (중) 권에서는 데리로 돌아간 그들 외 그들과 관련한 다른 인물들의 비중도 제법 높은데요. 비벌리의 폭력 남편 톰의 행동은 솔직히 페니와이스보다 더 무서울 정도로 인간의 악함을 보여줍니다. 어린 시절 아이들을 괴롭혔던 헨리 역시 '그것'에게 조종당한 채 고향으로 가고 있어 섬뜩해지네요. 잔혹함은 '그것' 못지않게 톰과 헨리에게서도 볼 수 있어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완결편을 앞두고 이제 모일 사람은 다 모이는군요. 마지막 (하)권에서는 '그것'과의 한판 승부가 과거 회상과 그때를 재현하는듯한 현재 시점을 오가며 진행합니다.
"고향으로 돌아오라 고향으로 돌아오라 고향으로 돌아오라 고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