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 상 스티븐 킹 걸작선 7
스티븐 킹 지음, 정진영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고편 공개하자마자 역대 최고 예고편 조회수 기록을 세울 만큼 관심이 대단한 2017년 가을 북미 개봉 예정작  <그것 IT>. 영화 올드보이, 신세계, 아가씨의 정정훈 촬영감독이 함께 했다니 더욱 기대됩니다. 1990년 TV 영화판 <피의 삐에로>가 만들어졌었고, 새롭게 리메이크작이 만들어질 만큼 호러의 고전 <그것>의 원작소설이 매력적인가 보다 싶더라고요.

 

스티븐 킹 공포소설 최근 것은 읽었지만 고전은 명성만 익히 들었지 이번에 처음 접했습니다. 상, 중, 하 세 권 총 1800여 페이지의 빵빵한 분량에 헉 소리부터 나왔는데요. 읽는 맛 무척 만족스러웠어요. 중간중간 이런 것까지 설명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시답잖아 보이는 묘사도 있어 대충 읽고 넘길만한 페이지가 좀 있는데, 그런데도 전체적으로는 무척 흡족한 마음이네요. 시시껄렁한 묘사까지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러겠지 하며 스티븐 킹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날려봅니다.

 

 

 

영화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노란색 비옷을 입은 여섯 살 아이, 조지 덴브로. 형이 만들어 준 종이배가 배수관으로 빨려 들어가자 쫓아가는데... "안녕, 조지." 형형색색의 풍선을 한 아름 든 배수관 속 어릿광대 페니와이스와의 만남은 조지의 끔찍한 죽음을 부릅니다. 도입부 무척 강렬합니다. 호러의 기본이기도 하겠지만 첫 충격이 큰 만큼 소설 읽는 내내 언제 훅 치고 들어올지 긴장감이 깊어지더라고요.

 

<그것>의 배경은 메인주 가상도시 데리. 조지 덴브로가 죽은 1957년부터 일 년간 벌어진 사건들을 보여주는 과거 시점, 그로부터 27년이 흐른 1984년부터 일 년간 현재 시점을 오가는 구성으로 진행합니다.

 

 

 

1984년, 각각의 인생을 살고 있는 여섯 사람. 마이클이란 남자의 전화 한 통으로 일상은 깨져버립니다. 과거의 일을 온전히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어린 시절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적인 행동을 보이며 무작정 데리로 향합니다. 데리를 떠나지 않았던 마이클의 기억만 온전했고, 나머지는 데리에 도착 후 점차 기억을 되찾습니다.

 

페니와이스에게 당했던 조지 덴브로의 형, 빌 덴브로를 중심으로 성대모사가 특기인 리처드, 뚱보 벤, 천식약을 달고 사는 에디, 유일한 여자 비벌리, 흑인 마이클, 유대인 스탠리까지 일곱 아이들은 자칭 왕따 클럽 멤버입니다. 학창 시절 헨리 패거리에게 찍혀 온갖 수모를 당했죠.

 

<그것> 상 권에서는 일곱 아이들 각각의 캐릭터 설명에 치중합니다.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가 된 빌 덴브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지만 악몽에 시달리는 스탠리, 성대모사 특기를 살려 DJ가 된 리처드, 뚱보에서 멋진 몸매의 건축가가 된 벤, 리무진 운송업체를 운영하는 에디, 명성 높은 디자이너지만 폭군 남편을 둔 비벌리. 그리고 이들과는 달리 데리를 떠나지 않고 머물고 있는 도서관 사서 마이클. 그들은 저마다 아픔, 죄책감,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외당한 아이들끼리 모여 우정을 나누고 뭉치는 모습이 짠하네요.

 

연어처럼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본능이 되살아나 데리에 모였지만, 스탠리는 오지 못했습니다. 마이클의 전화를 받자마자 기억이 모조리 되살아난 그는 끔찍한 그것을 다시 상대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공포에 결국 자살하고 말았거든요. 이쯤 되니 당시 얼마나 두려운 상황이었길래 자살을 선택했을까, 궁금증이 최고조에 달합니다.

 

페니와이스의 정체는 그들의 회상을 통해 조금씩 드러납니다. 초반에는 사건, 인물이 숱하게 쏟아지며 정신없이 몰아치는군요. "한 도시 전체가 빙의 또는 귀신이 들리는 일이 가능할까?"라고 할 정도로 데리에서 기묘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데리의 역사 속에서 '그것'의 정체를 깨달은 마이클의 이야기에서 앞으로 닥칠 공포감에 으스스해집니다.

 

냄새와 함께 찾아오는 공포. 상상력이 아닌 아이들의 두려움이 현실로 나타나는 '그것'이 다시 돌아오면서 잊었던 공포도 시작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