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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겠습니다, 마음 - 직장에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나를 위하여
김종달 지음 / 웨일북 / 2016년 12월
평점 :
"무언가를 더하거나 덜어내지 않고 그저 지금의 나로, 마음을 다치지 않으며 살 수는 없을까?"
미련 없이 떠날 수 없는 직장인을 위한 현실적인 해결책이 필요한가요?
직장 생활에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매뉴얼 <지키겠습니다, 마음>.
회사를 이직해도 내 마음이 탄탄하지 않으면 쳇바퀴 돌듯 똑같은 일이 반복되기 마련이죠.
'떠나라'를 외치는 그 말조차 뜬구름 같은 이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간 이 책이 그래서 마음에 들었어요. 상황을 탓하기 전에 내 마음공부가 먼저라는 김종달 일명 달대리 저자. 대기업 직장인인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니 상황 사례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직장에서 상처받는 일이란 뭘까요?
외상을 입히는 상사와 내상을 입히는 착각,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인간적으로 부드러운 상사든, 카리스마 넘치는 칼 같은 상사든 불만은 있기 마련인 법. 맹목적 인내가 아닌 직시와 실천이 필요하다는 건 머릿속으로 이해하지만, 실질적인 How에서 실패하기에 우리는 상처받고 힘들어하게 됩니다.
인간관계란 스스로의 문제도 문제지만 상대방의 강점과 약점을 알아채고 이해하는 과정이 관건인 것 같아요.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일방의 문제라기보다는 쌍방 과실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소통 스킬에 따라 업무에 대한 결정권이 없는 부하와 바쁜 상사와의 관계는 달라질 수 있거든요.
환경도 상사도 바꾸기 어려운 현실에서 다룰 수 있는 건 뭘까요? 내 마음입니다.
상사에게 절대복종하느냐, A+급이 아닌 A급 정도로 만족하느냐처럼 직장과 상사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거나 너무 이상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봐야 합니다. 바꿀 수 없는 것에 휘둘리지 말고 다친 마음의 근본 원인을 찾아 이해하면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칼퇴근에 목숨 걸어도 현실적으로 칼퇴 하기 힘든 경우 그 상황만 탓하면 일도 의욕 없이 천천히 할 수밖에 없겠죠. 달대리의 조언은 이렇습니다. "오늘 하루 무엇을 배웠는가?". 일찍 퇴근해도 배운 것이 없는 날이 계속되느니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력을 하는 건 어떠냐고 합니다. 칼퇴근할 수 있는 정공법도 몇 가지 알려주지만 그조차도 힘들 때 할 수 있는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실무에 열중할 수 있는 마음공부법까지 들려줍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부정적인 상황을 삶을 더 빛나게 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
감정의 생성원리를 이해하고,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심리치료법인 인지 치료로 해결하는 마인드 리프로그래밍이 등장합니다. 우리의 감정은 현실이 아닌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감각을 인지하는 과정을 명쾌하게 정리해주고 있어 이해하기 수월했어요.
사건이 아닌 판단이 감정을 좌우하기에 의도적으로 판단을 수정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내 기준이 너무 이상적이지는 않은지, 현실보다 높은 기대수준은 아닌지. 하나씩 떼어내다 보면 관점의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경허 선사의 일화, 공자의 제자 맞춤식 교육 등 인생을 바꿀만한 이야기를 소개하며 우리가 깨야 할 착각들을 짚어줍니다. 감각을 인지하는 과정을 관리하고, 불필요한 생각에서 오는 판단을 수정한다면 한 걸음 내디딘 겁니다.
제 마음을 탁 치고 들어온 인상 깊은 문장이 있는데요.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으려면 '진정'을 버리라는 말이었어요. 우리는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선별한 안목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저' 하고 싶은 활동부터 일단 해보라고 합니다.
불평불만의 상황을 방해가 되는 걸림돌 대신 나를 성장시키는 디딤돌이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변에 휩쓸려보내는 시간 대신 자신의 의지로 빚어내는 시간을 위해 마인드 리프로그래밍은 꼭 필요한 마음공부법이네요. 환경과 상사 탓을 하면서 정작 내 발목을 내가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맹목적 충성이냐 때려치우기냐 같은 이분법적으로만 달려들지 말고 바꾸기 힘든 것에 관심을 줄이고, 자신이 발전시킬 수 있는 일에 관심을 들이라는 달대리의 현실적인 조언이 담긴 <지키겠습니다, 마음>. 현재 일을 하면서 감정노동을 덜할 수 있는 유연함을 배워보세요.
"행복과 불행의 차이는 현실의 문제가 아니라 유연함의 문제다." -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