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일탈 - 사실은, 출근하지 말고 떠났어야 했다
남규현 지음 / 홍익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미국에서 13년 넘게 지낸 포토그래퍼 남규현 작가. 어느 날 콘크리트 정글을 벗어나 대자연으로 향했습니다.

"스스로를 위해. 전혀 익숙하지 않은 경험을 하기 위해. 그리고 이곳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홀로 50일간 미국의 자연을 찾아다닌 로드트립.

 

 

 

첫 목적지는 23시간을 꼬박 운전해야 도착하는 빅벤드 국립공원.

온종일 운전만 해도 뭔가 시작됐다는 설렘으로 가득한 여행의 시작입니다. 국립공원만 다녀보기로 한 여행. 미국 국립공원은 입장료만 해도 몇 만 원대여서 모든 국립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 카드는 국립공원 여행자에게 필수 아이템이라네요. 

 

 

 

도시에서의 사진 작업과 달리 대자연을 누비는 여행. 처음에는 다 어색하기만 합니다.

1일 1샤워맨의 일상은 하루 만에 달라지고, 많은 국립공원이 통신 신호가 안 잡혀 종이 지도를 손에 쥐고서도 어색어색. 산을 오르면서 물병도 깜빡 잊고 카메라 가방만 챙겨가질 않나. 하지만 어느새 모처럼 맞이하는 일탈에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국립공원에서는 코요테, 프레리도그, 엘크 등 온갖 야생동물과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야생동물과의 첫 만남에서는 움찔하기 바빴지만 곧 자연스럽게 교감을 나눕니다.

 

 

 

사진을 보면서 울컥할 정도로 뭉클한 감동을 받은 사진이 있었는데요.

아치스 국립공원에서 맞이한 밤하늘과 황금빛 아침 풍경입니다. 책 사진만으로도 자연의 감동을 벅차게 느낄 만큼 정말 멋지더라고요.

 

 

 

 

원하는 대로, 끌리는 대로. 넓은 땅덩어리 미국이다 보니 자연의 느낌도 무척 웅장합니다.

하지만 넓은 자연 대신 작은 자연들에 집중해보면 또 다른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네요. 대부분은 한가한 국립공원이었지만 북적대는 관광객으로 꽉 찬 국립공원도 있기 마련이죠. 그때 터득한 경험입니다. 거대한 풍경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장면에도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숨어 있음을 발견합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세쿼이아 국립공원은 환상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사로잡네요.

솔직히 저런 풍경을 평소에 맞이했다면 습해 보여서 관절 욱신거리는듯한 분위기로 넘겨버렸을 텐데 사진 분위기가 정말 예술입니다.

 

 

 

여행 1일차부터 50일차까지의 여행 기록에는 작가의 한 마디와 명사들의 명언이 실려있는데, 한 문장도 빠짐없이 정말 멋진 문구였어요. 이것만 모아서 읽어도 감동받을 정도로.

 

사진도 중요하지만 진짜 자연과 교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 여행.

멈추고 싶을 때 멈추고,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다는 자유를 만끽하며 만난 자연. 관광이 아닌 여행을 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책 속 사진만으로도 몰려오는 감동이 그 어느 때보다 컸습니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도시는 달라진 건 없지만 달라 보이기까지 합니다.

여행의 시작과 끝 느낌은 비슷한 듯 달랐습니다. 그는 여행이 뽑기와도 같다고 해요. 아무것도 없는 여행은 없다고, 분명 무언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입니다. 자연으로부터 받은 평온과 여유를 품에 안고 여행의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여행의 시작, 이제 일상의 여행을 합니다.

 

사람마다 눈빛 반짝이게 하는 풍경은 다르겠지만 저는 <청춘 일탈> 속 대자연 풍경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사진과 글, 깨알 일러스트까지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최근 몇 년은 유럽 여행 에세이가 주류여서 솔직히 이제 조금 질리던(?) 시점이었는데, 미국 국립공원의 대자연과 함께 한 여행 에세이 <청춘 일탈>, 그래서 더 반가웠고 더 감동 깊게 본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