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대통령들 - 누구나 대통령을 알지만 누구도 대통령을 모른다
강준식 지음 / 김영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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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선택해왔는가?이제, 어떤 대통령을 선택할 것인가?"

 

제가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를 잘 보여주는 문장이네요. 19대 대선을 앞두고 우리나라 대통령의 자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끄럽게도 지금까지는 이런 생각, 안 했습니다. 그저 끌리는 대로 찍었다고나 할까. 박근혜 대통령이 좋은 일 한 가지는 남겼네요. 한 나라의 운명이 달린 대통령이란 자리에 어떤 사람을 앉혀야 할 것인가를 국민 스스로 고민하게 했으니.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은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 대한민국의 역대 권력자 12명을 다룹니다. 12명 권력자 이야기는 현대사를 살펴보는 일이었어요. 젊은 정치 시절의 꿈은 권력자가 되는 순간 다 어디로 사라지는 건지. 절대반지를 손에 쥐었던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전임 정권을 부정하는 일이었음에도 역사의 학습 효과 없이 비극은 되풀이되었다는 걸 볼 수 있기도 합니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최대한 중립적 시각으로 짚어줍니다. 부정적인 면조차도 시대적 역할을 끌어내며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성장과정 일부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된다면 그 점도 드러냅니다.

 

자유민주체제 틀을 만든 이승만,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욕망으로 경제개발에 치중한 박정희, 진정한 경제대통령이었던 전두환, 군조직 하나회를 제거하고 금융실명제를 도입한 김영삼, IT 대국 기반을 만든 김대중, 권위주의를 타파한 노무현 등 긍정적인 실적이 있습니다. 반면 경제인 출신 대통령이어도 경제 불안은 가중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이명박, 정치인 가문 정치의 우려를 실감하게 한 박근혜 등 역대 대통령의 공과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권력자마다 권력의 탄생 과정과 정치적 상황, 일화, 업적을 모두 정리한 이 책은 한 인간으로서의 인물 평가와 대통령으로서의 평가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그래서 저처럼 정치에 관심 없었던 사람에게는 대통령으로서의 간판 이미지 외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준 책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미국 득을 보진 못했더라고요. 철저히 혼자 힘으로 대통령 자리에 올라 오히려 미국을 이용한 용미주의자였습니다. 재미있게도 박정희, 전두환 군인 출신 대통령일 때 경제 호황을 맞이했기도 했고요. 군인 정치가의 용인술과 조직관리 능력을 짚어주고 있었어요. 박근혜 대통령 편에서는 '청와대의 공주에게 비전은 있는가'라는 부제가 눈에 띕니다. 현 대통령의 팩트를 담아 신선함이 있네요.

 

 

 

어쨌든 역대 대통령 이야기는 우리 현대사입니다. 과오 역시 경험이 축적되어 발전할 수만 있다면야. 권력의 탄생과 유지 그리고 몰락 과정은 권력게임에 뛰어든 정치인들이 읽고 되새겨야 할 부분이겠죠. 국민도 최근의 역사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인지, 좋은 대통령이란 어떤 대통령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권력자의 삶을 통한 한국 현대사를 쭉 훑어볼 수 있는<대한민국의 대통령들> 책을 읽으며 정치판에 관심없었던 결과가 현대사를 모르게 되는 것이었구나 싶더라고요. 분명 제가 살아온 시대임에도 낯설었습니다. 탄핵 위기에 처한 박근혜처럼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기에 현대사는 결국 우리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좋은 대통령이란 어떤 대통령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정치인들의 이미지메이킹에만 빠져들지 않는 올바른 눈을 키우기 위해 우리는 과거를 알아야 하고요.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번에는 어떤 대통령을 뽑을 것인가. 그 답을 구하기 전에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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