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러브
콜린 후버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2014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베스트 로맨스로 선정된, 마약작가라 불리는 콜린 후버 작가의 로맨스 소설 <어글리 러브>. 기분 좋은 설렘과 콩닥거리는 농도의 씬을 적절하게 맞춘 에로틱 로맨스 소설의 표준이 될만한 구성이었어요.

 

비행기 조종사, 오빠 친구, 가슴 아픈 과거가 있는 남주 캐릭터에다가 간호사, 친구 동생, 유쾌하고 밝은 심성의 여주 캐릭터 궁합도 척척. 미친 끌림, 조건부 관계, 이별, 재회라는 로맨스 스토리의 흔한 방식을 따라가지만, 통속적인 느낌은 그다지 받지 못했고 인물들의 심리 변화에 푹 빠져 읽게 되더라고요. 평소 로설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짜임 있는 스토리와 애정씬 덕분에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학업을 위해 오빠네 집으로 잠시 이사 온 테이트. 필름 끊길 정도로 술에 취한 오빠 친구 마일스와의 첫 만남에서 그에게 끌려버리는데. 테이트와 마일스에게 싹트는 간질간질 거리는 무언가를 묘사하는 장면에서 독자도 콩닥콩닥~ 순식간에 심장을 파고드는 끌림을 억제하려는 장면들이 특히 마음에 들었어요.

 

<어글리 러브>는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으려는 마일스와 시간이 지나면 결국 사랑을 할 것이라 믿는 테이트의 감정 변화를 다룹니다. 현재 시점을 이야기하는 테이트와 6년 전 과거의 마일스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들려주는 구성이라 독자는 마일스의 과거를 먼저 짐작할 수 있어요. 그래서 독자는 마일스의 행동에 안타까움을 담아 공감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테이트에게 동정을 느끼며 애틋한 마음을 보내게 됩니다.

 

 

 

서로에게 분명 관심은 있지만 좋아하고 싶지도, 데이트하고 싶지도, 사랑하고 싶지도 않은 마일스는 테이트와의 관계에 규칙을 정하는데요. "내 과거에 대해서 묻지 말 것. 그리고 미래를 기대하지 말 것." 이 두 가지 규칙을 내세우며 이 관계가 어떻게 끝날지 두려우면서도 결국 관계를 시작합니다. 사랑은 하지 않을 거라 장담한 마일스의 심장에 점점 파고드는 테이트. 그녀를 무시하고 서운하게 하기도 하는 나쁜 남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테이트는 두려우면서도 희망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관계를 시작하지만 점점 깊어지는 감정을 스스로 속이고 거짓말하는 자신에게 지치게 됩니다. 좋게 끝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시작했지만, 과거에 대해 묻지도 미래를 함께할 수도 없는 것이 그녀를 점점 비참하게 만듭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많은 걸 원하게 되는 법. 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받을 수 있는 것만 가질 뿐입니다.

 

결국 테이트는 "나한테 미래에 대한 헛된 희망을 주지 말 것"이라는 규칙을 내세웁니다. 너무나도 철벽 방어를 하는 마일스의 과거를 마주할 엄두도 이젠 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거라고 믿었던 희망은 사라지고, 점점 이 상황을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행복할 자격조차 없고 사랑의 추한 면을 겪기 싫은 마일스와 그런 그를 가슴에 품은 테이트의 관계. 마일스를 그토록 힘들게 한 6년 전의 일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그들 관계의 열쇠입니다.

<어글리 러브>의 소재 자체는 무겁지만 축축 처지게 하는 구성은 아니었어요. 테이트가 속으로 치는 대사는 유쾌함이 있었고요. 흡입력이 대단해 단번에 읽어나갈 수 있었는데 전체적인 느낌은 엄마미소 자아내게 하는 분위기였다고나 할까. 테이트 오빠가 그들의 관계를 인정하며 정해준 규칙 또한 정말 최고였다는 것만 알려드려요.

 

사랑에 따라오는 고통과 두려움, 추함을 견뎌내면서도 결국 사랑이란 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어글리 러브>. 사랑의 아픔은 사랑으로 치유한다는 말은 언제나 들어맞는 법칙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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