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 나의 과학 인생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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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생일 만찬에서 100명의 손님을 앞에 두고 자작시를 읊으려는 당시 심경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두 번째 나의 과학 인생.

 

한 생물학자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자서전 2권에서는 그의 대표 책들이 탄생한 과정과 지적 거장들과의 논쟁, 대화가 담겨있습니다. 특히 12장 '과학자의 베틀에서 실을 풀며'에서는 주제가 어떻게 연속적으로 발전되었는지 그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볼 수 있어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더 많은 이야기를 원했던 독자라면 만족할 만한 장입니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권은 유명 과학계 인물들도 총출동합니다.

그가 참가한 수백 건의 학회 중 잊지 못할 학회 여섯 개를 골라 소개하기도 하고, 지적 거장들과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가득하네요.

 

재러드 다이아몬드와의 일화도 재미있었는데요.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임에도 털털거리는 낡아빠진 폭스바겐 비틀을 끌고 오더라는군요. 게다가 근사한 레스토랑이 아닌 대학 캠퍼스 풀밭에 앉아 치즈와 빵을 먹었다는 일화를 보며, 올봄에 재러드 다이아몬드 방한 때 가까이에서 직접 보며 느낀 소탈하고 인자한 옆집 할아버지 모습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와 학문적으로 논쟁이 잦았던 스티븐 제이 굴드와의 일화는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색인을 통해 농담했던 부분은 정말 놀라웠어요. 참 색다른 유머감각을 선보인. 서로 어쩜 그리 투닥거렸는지 독자 입장에서는 그립습니다. 리처드 도킨스 역시 스티븐 제이 굴드에게 전화로 스티브라 부르며 개인적인 조언을 들을 정도로 인간적인 면에서는 존중한 사이였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먼저 세상을 떠난 그와 다시는 논쟁할 수 없다는 것을 아쉬워하는 속내를 비추기도 하고요.

 

학문 이야기 사이에 여담과 일화를 적절히 넣어 딱히 건너뛰어 읽지 못하게 하는 매력을 가진 그의 글 솜씨에 이번에도 열심히 읽었습니다. 오히려 학문 이야기에서 머리가 어질거려 건너뛰긴 했지만요. 이 부분은 그의 대표작들을 읽을 때 참고하기 좋을 것 같아 조금 미뤄두려고요.

 

여러 에피소드 중 옥스퍼드 면접 질문을 사례로 설명한 부분 흥미로웠습니다.
생물학에서 요구되는 방식으로 추론을 펼칠 수 있는 능력에 필요한 수평적 사고, 생물학적 직관 등과 관련한 이색적인 질문들. 생물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가지면 좋은 자질을 이야기하는 것이어서 학생들이 읽으면 좋은 이야기였어요. 생물학자의 직관과 지식에 관한 이야기를 초반에 주로 다루면서 서로 보완하는 지식과 기술을 지닌 동료들과의 공동 연구의 즐거움도 알려줍니다. 학생이 스승 겸 조언자가 되기도 한다면서 스타 학생들을 소개하기도 하네요.

 


종교에 대해 직설적으로 접근한 리처드 도킨스의 대표적인 논쟁작 <만들어진 신>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요. 그는 정치적, 도덕적 논리가 아닌 종교가 과학과 경쟁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신학자들과의 토론, 대화 에피소드도 들려주는데 점잖고 인간적이고 지적인 신학자들과의 관계는 서로 승점을 올리기 위한 다툼이 아닌 서로 가르침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대화였기에 서로가 만족스러웠다는 것도 명시합니다.

 

후배 학자를 양성하는 선생으로서의 모습, 대중과학 발전을 위한 노력, 생물학자로서의 업적 등 한 생물학자의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긴 회고록을 보며 인생 후반부 리처드 도킨스의 열정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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