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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 자연과 연결되는 법 ㅣ 인생학교 How to 시리즈
트리스탄 굴리 지음, 구미화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알랭 드 보통이 세운 인생학교의 명강의를 책으로 만났습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이야기들이네요. <정서적으로 건강해지는 법>, <나이 드는 법>, <지적으로 운동하는 법>, <혼자 있는 법>, <역경에 맞서는 법>, <자연과 연결되는 법>.
<자연과 연결되는 법>에서 말하는 자연과의 깊은 관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살면서 중요한 문제를 접할 때 각각을 둘러싼 복잡한 연결망 안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요. 흔히 의식이 고조된 상태라는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철학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삶의 질을 높이는 자극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최근에 읽은 구병모 작가의 소설 『한 스푼의 시간』에서도 인공지능로봇 은결이 인간의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지금껏 얼마나 의식하지 못하고 살았는지를 깨달았거든요. 이처럼 <자연과 연결되는 법>에서는 새로운 것들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안개가 걷히는 듯 기묘한 결과를 얻는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터무니없이 사소한 행동들이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올 때 사람들은 철학적으로 놀라운 보상을 얻는다. 갈증을 느낄 때 수돗물이나 생수를 떠올리는 대신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따라 걷는다면 전혀 새로운 형태의 사고가 열릴 수 있다." - 책 속에서
항법사이자 탐험가 트리스탄 굴리는 <자연과 연결되는 법>에서 자연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들을 소개합니다.

실천과제들을 따라 하다 보면 바쁘다는 핑계로 가려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전과 다르게 해 보는 것은 타성을 극복하는 방식입니다.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고요. 이 실천과제들은 5년 동안 원주민같이 생활하라 따위의 방법이 아닌 일상에서 충분히 자연과 연결될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오감을 통해 자연에서 새삼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9세기 작가이자 자연주의자 존 버로우는 관찰력만큼 사람마다 차이가 큰 것도 없다고 했다네요. <자연과 연결되는 법>에서 알려주는 여러 감각을 탐구한다는 것은 다양한 개념과 기술, 경험을 살펴본다는 의미이며, 실천과제들 하나하나가 감각을 활짝 여는 연습이더라고요. 자연과 다시 연결되려고 시도한 선구자였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 역시 두세 시간의 산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이상한 나라로 데려다준다고 했을 만큼 자연에 몰입했을 때 얻는 가치는 어마어마합니다.
"어느 한 쪽에 집중된 관심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다른 사람들이 못 보고 지나치는 많은 것들을 찾아낼 수 있는 반면 시야가 좁아지는 한계가 있다." - 책 속에서.

자연에 몰입하다 보면 자연계에서 벌어지는 동식물들의 갈등, 서식지의 정보, 우리 주변 환경까지 이해하게 되는 세세한 연결고리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주변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방식. 여기에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답이 있다고 해요. 삶은 인식과 반응으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연결고리를 더 많이 찾아내고 반응을 보인다면 인생은 더 풍요로워질 거라고 합니다.
<자연과 연결되는 법>은 얼마나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왔는가, 고조된 인식을 경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합니다. 꽤 맘에 든 책이었어요. 인생의 지혜를 제대로 하나 쌓은 느낌입니다.
"자연에서 무엇을 보든, 그 순간은 평생에 단 한 번뿐인 경험이다. 자연을 통해 어느 한순간도 과거나 미래와 같을 수 없음을 깨달아야 비로소 시간 읽는 법을 제대로 배운 것이다." -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