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3
김시준.김현우,박재용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을 책으로 자세히 만날 수 있었던 멸종, 짝짓기. 이제 마지막 경계 편을 끝으로 생명 진화에 관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경계> 책은 환경에 적응한 작은 승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지구 환경 변화, 생태계의 변화는 원래 있던 곳에서 쫓겨난 이들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요구합니다. 그 결과는 생명의 생존과 멸종. 경계를 뛰어넘은 승리자들이라고 해도 진화가 반드시 성공적인 것은 아니기도 합니다.

 

 

 


육지로 밀려난 식물과 동물, 다시 바다로 간 동물, 하늘로 간 동물, 땅 속으로 들어간 동물, 그리고 초원으로 나선 인류를 다루며 어떻게 적응했는지 보여줍니다.

 

식물 이야기는 교과서를 다시 보는 듯 조금 어질어질했는데, 그 와중에 재미있는 가십거리가 많아 지루하지는 않았어요.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은행나무에 관한 정보도 제대로 알게 되었고, 꽃가루 화석도 있다는 것 그리고 식물의 변화에 따라 공진화해 곤충이 번성하고 종 다양성을 불러오게 된 바탕을 자세히 알게 됩니다.

 

"영원한 승리자는 없다. 이들의 승리는 단호하게 일시적일 뿐이다. 언젠가는 지구 생태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역시 멸종하고 그 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채워나갈 것이다." - 책 속에서

 

 

 

중심을 차지한 것들에게 밀리고 밀려 뭍으로 올라오게 되면서 몇 천만 년에 걸친 노력으로 육상동물이 된 생물. 하지만 어디서건 꼭 밀리는 애들은 자연에서도 있기 마련. 다시 바다로 되돌아간 생물도 있었습니다. 우파루파처럼 성체로 변하지 않고 물에서 사는 생물도 생기고, 그 외 다양한 바다 포유류와 바다 파충류들이 있습니다.

 

"생명이 위대한 것은 어느 위기의 순간에도 살아남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 책 속에서

 

 

 


날개가 생긴 동물 이야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감동이었어요. 날기 위해 버려야 했던 것들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최대한 몸이 가벼워야 하니까요. 땅 속으로 들어가게 된 동물들 역시 온갖 것들을 다 버리고 들어가야 했어요.

지렁이가 비 온 뒤 많이 보이는 이유도 이번에 알았네요.
빛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생물이지만 땅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땐 흘 속이 물로 가득 차 피부호흡을 할 수 없게 될 때라고 합니다. 아... 지렁이는 비 오는 걸 좋아해서 비만 오면 보이나 보다 했던 생각이 틀렸었네요.

 

뱀 역시 버려야 할 건 많았습니다. 그들이 버려야 하는 문제는 선택이 아닌 유일한 대안의 결과였습니다. 바다, 하늘, 육지, 땅 속 지구의 생물들 하나하나가 치열한 진화의 결과라는 걸 알게 되면 하찮게 여기는 마음이 사라집니다.

 

새의 날개, 박쥐의 날개, 인간의 팔, 고양이 앞발, 악어 앞다리, 고래 지느러미... 모두 같은 기원을 가졌지만 얼마나 많은 변형이 일어났는지 수렴진화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런 노력으로 현재에 다다른 생물들이 이제는 인간이 관련된 원인으로 멸종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계를 살펴보는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이젠 경계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사람이 만든 인위적 경계만이 남아있을 뿐이라고 말이죠. 그 경계를 넘어서버리면 생물은 예전처럼 진화하지 못하고 멸종의 길로만 가게 됩니다.

 

현재 최종 포식자인 인간. 지구 역사상 대멸종 때 어김없이 최종 포식자의 멸종이 있었다는 걸 알려준 <멸종>편에 이어, 넘을 수 없는 경계 때문에 종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음을 <경계>에서 문제 제기하고 있습니다. 부단한 노력으로 환경에 적응한 작은 승리자들로 채워진 지구 생태계. 생물의 역사 중 짧은 찰나일 뿐인 인류 역사. 지금 인간도 그저 스쳐 지나가는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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