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나이가 어딨어? - 백발의 히치하이커, 배낭 메고 떠나다
힐러리 브래트 외 지음, 신소희 옮김 / 책세상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주인공들은 예순의 나이를 넘긴 노인들입니다. 이제는 예순 정도는 노인이라 부르기 민망한 시대죠. 예순이란 나이쯤은 팔팔한 장년층, 팔순쯤 되어야 노년층에 속할만한가요?

<여행에 나이가 어딨어?>는 말 그대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줄 아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이야기에요. 꽃할배 시리즈를 통해 할아버지들의 배낭여행기에 익숙한 우리들. 하지만 여전히 깊은 주름과 희끗한 머리카락을 가진 노인들의 여행에 아직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예순 살을 넘긴 전문 여행작가의 글도 있고, 실버 트래블 어드바이저와 공동 주최한 공모전에서 수상한 글도 있습니다. 은퇴한 일반인, 젊었을 때부터 여행을 업으로 삼은 여행작가 등이 쓴 글을 읽어보면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넘어 최고의 순간을 겪은 여행 에피소드에 감동하게 될 겁니다. 

"서구에서 노인으로 산다는 건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사람에게는 꽤 괜찮은 일이지만, 힘들게 일구어낸 지혜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자신을 잉여 존재처럼 느끼는 이들에게는 썩 즐거운 일이 아니다." - 책 속에서

 

노인이라 불릴만한 나이가 되었을 때, 가정과 사회 구조상 노인들의 존재는 희박해지게 됩니다.
노년 시대. 아직은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내 미래를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여행이든 다른 일이든 긴 노년 시기를 내가 충분히 누릴만한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여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여행을 하는 할머니.
위험요소를 체크하며 이겨내면서까지 여행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투병생활을 견디게 해주는 한 가닥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몸이 아파 오히려 더 느릿느릿 여행하다 보니 "잠시 걸음을 멈출 때만 가능해지는, 한 사람 한 사람과 연결됨으로써 생겨나는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고 해요.

 

노인이 여행한다 하면 그것도 혼자. 대부분 "정말 용감하세요." 라는 말이 나오죠. 사실 무모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 아닌가 하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있긴 했었어요. 왜 그 시기에는 즐거움을 누릴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건지.

예순한 살을 앞두고 템스 강을 가로질러 수영하는 모험, 인공고관절과 나사못으로 다리뼈를 고정해둔 일흔 살 넘은 노인의 산악자전거 여행, 옷을 일곱 겹 껴입고도 추운 북극 캠핑 등 뭔가를 하지 않고 미루기엔 인생이 짧다는 것을 그들은 몸소 보여줍니다.

"일단 가보는 거야. 정신으로 여행을 하는 노인들. 안락한 여행 따윈 없이 불편한 여행을 찾아다니기도 하면서 퇴직 후의 긴 여생을 모험으로 채우고 있었습니다. "끝내줬어요!"라며 환상적인 경험을 하면서 사는 삶. <여행에 나이가 어딨어?>에는 포기라는 말이 더 쉬운 나이로 생각할만한 우리의 편견을 무참히 깨뜨린 에피소드가 가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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