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속에 담아 온 음악
현경채 지음 / 학지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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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일본, 몽골,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7개국의 음악 여행기 <배낭 속에 담아 온 음악>. 사실 현대 음악일 거라 무심코 생각했다가 아차! 싶었네요. 역사적 전통 있는 음악을 다루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민요, 판소리, 풍류 음악 등을 생각하면 이 책에서 다룬 음악 분위기를 짐작할 겁니다.

 

​현경채 음악 평론가의 여자 혼자 떠나는 음악여행.

그녀의 여행 테마는 전문적이기도 하고, 아시아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반가운 책이겠어요.

 

 

 

광활한 영토가 빚어낸 다양한 음악을 만날 수 있는 중국.

상하이 상위 1%의 귀족음악인 '강남사죽'을 상하이 지식인들의 실내악합주로 만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한 번 들으면 하루 종일 입으로 흥얼거리게 하는 소박하고 친근한 음악이라네요.

 

중국은 유명한 전통찻집과 역사를 같이 한 민간 풍류 음악이 많다고 해요. 300년의 역사라니 와우~

상류사회 지식인들이 직접 연구하며 지어낸 음악을 제법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전통찻집조차 쉽게 보기 힘든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과 비교해보면 안타까움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최근에 읽은 <다시, 한국인 (현암사)>에서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중국을 제치고 한국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나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순위가 높은데 그 이유를 설명해둔 게 이 책에서도 언급되어 중국 문화 단절 시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긴 역사를 가진 중국의 기록물이 잦은 전쟁과 문화대혁명 시기 등을 거치며 없어진 게 많아 우리나라보다는 덜 남아있기에 그렇거든요. 그런데도 현재 중국의 전통 음악을 보면 명맥을 유지하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전통복원 노력으로 전통음악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고 합니다. 


그 외 중국판 라스베이거스 쇼라 불리는 송성가무쇼, 중국을 대표하는 음악극인 경극 등 다양한 중국 전통 음악을 소개합니다. 음악 여행기답게 그녀의 핫플레이스를 엿보는 재미도 있어요. 관광지 가이드북 추천지가 아닌 보물 같은 곳을요.

 

 

 

중국인이지만 본토와는 다른 문화를 가진 대만 전통 음악으로는 신세대 유행코드까지 받아들이며 대중적 인기를 얻은, 유일하게 대만에서 생겨나서 자란 향토 음악극 가자희와 인형극으로 보여주는 경극 공연인 손가락 인형극 포대희 등을 소개합니다.


정적인 면이 강한 일본 전통음악, ​유목생활로 자연의 노래인 것처럼 들리는 몽골의 전통음악, 다양한 외래문화가 융합된 인도네시아 전통음악, 노래 중심의 민속 음악을 가진 베트남 전통음악 등 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음악인의 삶과 그들만의 독창적인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느리지만 신비로운 인도 음악도 흥미로웠어요. 불교 발상지인 만큼 음악 역시 개인적 정신 수양 도구로 활용되고, 뮤지컬 같은 맛살라 영화 속 음악 이야기도 다양하게 소개합니다.

 

의미를 알면 더 재밌게 감상할 수 있는 전통음악.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경험하지 못할 리미티드 여행 <배낭 속에 담아 온 음악>은 전 세계적으로 전통문화가 점점 사라지는 시기에 건져 올린 콘텐츠여서 가치 있는 테마여행이더라고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음악과 여행이 한데 어우러진, 여행기를 가장한 교양서에 가깝습니다.

 

역사와 생활상이 음악 속에 녹아 들어있는 전통음악. 글로만 읽으니 직접 그 소리를 듣고 싶더라고요. ​한편으론 우리나라 전통음악에 대해서도 무지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고요. 우리의 풍류 음악, 풍물놀이, 민요, 판소리, 창극 등 우리 전통문화도 쉽게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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