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음, 고통 그리고 회복 - 여성을 위한 회복 안내서
Vikki Stark 지음, 서미아 옮김 / 학지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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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관계는 끝났어.

아무 예고 없이, 갑자기 아내를 버리는 현상 Wife Abandonment Syndrome (이하 WAS). <버림받음, 고통 그리고 회복>은 아내를 버리는 남편의 특성, 버림받음을 당한 아내의 고통, 자녀들 문제를 다루며 고통으로부터 회복하기까지 이론과 기술을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 비키 스타트는 부부 상담전문가임에도 그녀 역시 실제 WAS 경험자이기에 절절한 심정 고백과 WAS에 대한 깊이가 상당할 수밖에 없었네요. 그녀도 평소 부부간의 불화를 전혀 눈치챌 수 없었고, 책 출간일 사흘 전에 느닷없이 남편이 떠나버려 충격에 허덕였습니다.

 

WAS는 아무 예고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헤어지는 방식과 다릅니다.

행복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감정에 관해 대화를 나누거나, 하다못해 부부싸움 등 냉랭한 상황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미 남편이 마음의 결정을 혼자서 다 내리고 행동으로 옮기기 직전 또는 이미 옮기고 나서 아내에게 이별의 말 한마디를 남기는 겁니다. 

 

 

 

 

WAS는 동의 없는 통보.

이별 직전까지도 신경 써 주는 배우자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기에 버림받은 입장에서는 극적인 폭로에 쓰나미 충격이 밀려오게 되죠. 설령 아내가 문제 원인에 일조했을지언정 알려주지도 않고 이별을 통보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당해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 더 어렵기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지 <버림받음, 고통 그리고 회복>에서는 인간 본성의 깊숙한 면을 살펴봅니다.

중년의 위기를 맞는 남성은 반대로 강인해진 중년의 아내에게 반감이 생기고 스스로에 대한 환멸이 생길 수 있다 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존재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결단이 WAS인 거죠. 이런 행동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여성 혐오, 상호배반적인 감정... 이런 것들이 이 부분과 관련있다는군요. 아들 키우는 엄마로서 내 아들이 나중에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친밀한 유대감이 있는 어린 시절이 정말 중요하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네요.

 

​"나에 대한 그의 강력한 애정은 기생충 같았다. 그는 내가 절실히 필요했고, 소중한 자신의 삶을 위해 나에게 붙어 기생했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 정체성을 부여하고 그 안의 공허함을 채워 줄 양육자에 대한 행위였다." - p47

 

WAS는 뺑소니 식의 ​이별.

이별을 말한 당일 또는 다음 날 떠나는 남편이 대부분이고, 심지어는 말하기도 전에 이미 떠나버린 경우도 허다하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딘가로 바로 갈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남겨진 아내로서는 얼마나 배신감이 들까 싶네요. 이때의 남편 대부분은 불륜인 상황이 압도적이거든요. WAS의 다양한 사례를 읽으면서 정말 욕지기가 나올 정도로 읽는 저도 그 감정에 동화되어 어찌나 성질이 나는지.

 

사랑했던 남편, 든든한 아빠였던 이가 이제는 무례하고 이기적인 낯선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내에게는 거짓말, 배신으로 생긴 트라우마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리 잡게 됩니다. 이런 트라우마를 겪으면 자기보호에 대한 무관심이 커진다고 해요. 한마디로 멍~해지는 거죠. 기본적인 신뢰감에 손상 입게 되니 믿을 사람도 없게 되고요. 갑작스러운 가족 붕괴로 자녀 문제도 심각합니다.

 

 

 

그 고통과 아픔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사고와 행동방식을 <버림받음, 고통 그리고 회복>에서 7단계로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재빠른 대응방법과 회복을 위한 전략, 삶을 긍정하게 하는 비결과 회복을 위한 전략 등 이런 기술을 활용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잘 사는 것이 최고의 복수다."라는 걸 실천하게끔요.

 

떠나버린 배우자가 있는 경우, 회복하고 싶은 부부관계를 위해, 버림받은 친구나 가족이 있는 경우... WAS를 향해 내 결혼생활이 가고 있지는 않은지 궁금하다면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당신은 피해자였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당신의 정체성이 되도록 놔두지는 말자." - p114​

 

친구나 가족이 버림받았을 때 눈치 없는 말 하지 않도록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알려주는 Tip을 보면서 순간 어이상실 웃음도 나긴 했는데, 직접 겪지 않은 일을 두고 말할 때 얼마나 우리가 쉽게 말을 내뱉는지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했네요. 물론 도움이 되는 소중한 말도 따로 모아 알려주고 있답니다.

 

해지고 건강해지기 위한 그녀들의 전투!

미래를 바라보는 성장을 위해 필요한 조언을 아낌없이 준 <버림받음, 고통 그리고 회복>. 버림받음을 새롭게 얻은 삶으로 대체해나가는 과정에 꼭 필요한 책입니다.

 

"이건 나에 관한 것이다. 내 치유, 내 성장, 그리고 내 삶에 대해 내가 어떡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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