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사랑
쯔유싱쩌우 지음, 이선영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덮고서도 내내 남녀 주인공의 감정이 묵직하게 남아있어 조금은 우울해지기도 하고 씁쓸하긴 하네요. 하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생각했듯 그리고 쯔유싱쩌우 작가가 후기에 남긴 것처럼 이런 종류의 사랑은 기본적으로 같은 결말로 끝이 나버린다는 걸. 가슴은 아프지만 오히려 현실적인 사랑이기도 한 새드엔딩 러브스토리 <제3의 사랑>.

 

중국에서 7년간 베스트셀러였다니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은 소설이네요. 드라마로도 방영되었고, 송승헌과 유역비의 사랑을 이어준 영화로 리메이크 되어 작년 가을에 중국에선 개봉하기도 했고요. 아직 국내 미개봉작이네요. 송승헌쪽보다는 책을 읽으며 공감 많이 한 여주 역할의 유역비 연기가 내심 기대되는 영화이긴 합니다.

 

<제3의 사랑> 소재 자체는 사실 별것없어요. 식상하지만 드라마에서는 환영받는 재벌남자와 평범한 여자의 러브스토리거든요. 만인의 사랑을 받는 재벌남 임계정과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 후 혼자 사는 변호사 추우. 둘다 현재 솔로이긴 하지만 임계정에게는 비즈니스 결혼을 위한 약혼녀가 있는 상태고, 추우는 한번 배신당한 사랑 경험 이후 사랑에 대한 불신만 있는 상태입니다.

 

 

 

추우의 여동생이 임계정을 지독히 짝사랑하고 있어 자살시도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자, 추우는 임계정을 여자들 홀리기만 하는 나쁜남자로 생각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런저런 일로 엮이면서 그의 매력에 끌리게 됩니다. 사랑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던 추우도 이 남자 앞에서는 심쿵하는군요. 그러니 '나 연애에 너무 굶주렸나봐!' 하며 자책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와의 사랑을 택하게 됩니다. 앞날은 바뀌지 않을거라는 걸 현실적으로 생각하면서도 그녀는 지금 현재의 사랑을 선택한 거죠.

 

 

 

"앞으로의 일은 생각하지 말아요. 그건 내가 생각할게요." - 임계정

 

혼담이 오가며 결혼날짜까지 정해진 상황에서 임계정은 추우에게 몇 년만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그런 말을 하는 남자라면 믿어도 좋아? 가 아니라... 추우는 이때도 한없이 의존적인 여성상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미래의 약속은 하지말고, 지금 사랑하자는 거죠.

 

 

 

 

추우는 사랑에 빠져든 그 순간만 비이성적이었고 나머지 일에는 꽤나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편이랍니다. 임계정 그도 지독한 자제력을 발휘하지만, 추우와의 사랑에서만큼은 해피엔딩을 원합니다. 하지만 해피엔딩을 원하면서도 현실을 놓지 못하는 모습... 솔직히 그게 더 인간다웠어요.

 

전남편은 자기를 용서해 달라며 용서하는 날까지 영원히 기다리겠다 하고, 임계정도 이혼 후를 기약하고, 회사 동료도 그렇고... <제3의 사랑>에서 남자들은 쉽게 약속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쉽게 내뱉은 말은 아니겠지만서도 미래를 장담하겠다는 그들의 말은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글쎄요... 그 말에 장단맞추며 기다리는 여자의 모습을 추우에게 이입하지 않아서 솔직히 다행이다 싶었어요.

 

"나는 정말 그를 사랑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슬픔을 가슴속에 숨긴 채 그렇게 미소 지을 수 있을까." - 추우

 

 

 

 

추우는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강렬한 끌림과 저항 사이에서 헤매는 게 바로 사랑 아니겠어요. 그저 서로 사랑하면 그걸로 되는 줄 알았다고... 그런 생각 자체가 스스로를 속인 것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사랑의 결말이 뻔히 보이기에 괴로워합니다. 자신을 위해 그의 인생과 사업을 포기하게 만들기도 싫고, 임계정 스스로도 그럴 수 없는 상황. 헤어짐과 만남의 반복 속에서 추우의 감정변화는 소설로 읽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을거예요. 영화로는 제대로 표현하지도 관람하면서 캐치하지도 못할 것 같네요.

 

사랑한다면 그를 기다려야 하나... 그 선택을 독자에게 묻는 <제3의 사랑>.

신데렐라 이야기로 빠지지 않아서 오히려 기억에 더 오래남을 소설입니다. 현실에선 그들의 선택이 정답에 가까울 수밖에요. 그러면서도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 가 마음 한구석에서 맴돌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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