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의 요령
와다 히데키 지음, 김정환 옮김, 유상근 감수 / 김영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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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도 미치도록 웃긴 책 읽었어요.

수능의 요령이라니~! 책 뒤표지에는 버젓이 수능 벼락치기의 결정판이라는 문구까지!

벼락치기는 무조건 나쁜 공부법일까요? 마감일 효과가 있듯 집중력과 절박함이 상승한 상태에서 더 효율적으로 성적 상승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자존심 다 집어치우고 이 책 필요한 사람들 많지 않을까요?

기초 튼튼히 하라는 말, 알고는 있지만, 그것도 여유 있을 때 가능한 일. 뒤늦게 정신 차렸을 때는 어쩌라고요~

공부의 본질이 아닌, 입시 합격을 위한 요령이란 점을 생각해보면 이거야말로 정말 실용적인 주제가 아닐까 싶네요.

 

삽질하지 말고 요령과 전략만이 살 길!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점수로 직결되는 암기 요령뿐~!

 

 

 

 

일본에서 입시의 신이라 불리는 정신과의사 와다 히데키.

입시뿐만 아니라 <어른을 위한 공부법>, <학력붕괴>, <학력재건> 등의 책도 냈다는군요. 감수를 맡은 유상근씨는 공신닷컴 창립멤버로 저자와 감수자 둘 다 고등학생 때 공부에 눈뜬 경험이 있기에 이런 주제에 딱 맞는 공부법을 전수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합니다.

 

 

 

유상근 감수자는 "구조를 바꾸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이 경쟁구조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잘못된 학원과 거짓 공부법에 속지 않고 제대로 성적을 올릴 수 있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 하는데, 이처럼 입시 구조의 정체가 무엇인지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와다 히데키 저자가 <수능의 요령>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수능 시험은 기본적으로 암기력 테스트라는 겁니다. 저자가 입시에 승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한심한 입시의 본질을 간파하고서라고 하네요. 공부 자체의 본질이 아닌, 입시의 본질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해요. 입시 공부를 요령 있게 하자는 의미입니다.

 

 

 

일본인 저자이기에 일본 입시에 맞춘 설명을 하지만, 우리나라 수능과 별다를게 없긴 하더군요.

유상근 감수자도 친절히 우리나라 수능에 맞춘 추가 정보를 잘 제공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수학은 암기가 아니라 사고력, 유연한 발상이라는 말을 다들 하지만, 대학 입시에는 이런 감각이 필요없다 합니다. 패턴의 분류와 해법이 중요하다는군요. 끙끙거리며 자신의 힘으로 풀려는 자부심을 버려도 된다고 합니다. 당락 결정짓는 7부 능선만 넘기면 된다는 거죠.

 

수포자들은 근의 공식, 행렬의 법칙 다섯 가지 말하라 하면 모른다는 것을 지적해요. 개념과 공식조차 외우지 않기에 그렇다는 거죠. 유상근 감수자가 한 말도 기막히게 재밌는데요. 피타고라스 정리를 외우지 않고 고민해서 푼다? 피타고라스도 정리 완성하기까지 수년 걸렸는데, 언제 시험장에서 만들어낼 거냐며 묻습니다. 일단 외워~!

물론 수시 모집 수리 논술에서는 창의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수능시험과 내신은 암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짚어주고 있어요.

 

 

 

<수능의 요령>은 결국 암기의 요령이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암기의 축적량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암기량이 줄어들지 않아야 한다는 거죠. 복습에 집착하라는 말입니다.

 

나에게 맞는 최적의 복습 시기는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을 이용하면 됩니다.

영어 단문 50개 외우고 일주일 뒤 몇 개나 기억하는지, 전날 암기한 걸 다음날 아침 복습하고 일주일 뒤 몇 개 기억하는지 기록하라는군요. 보통 7~10시간 사이에 급속히 사라진다는데 그래서 아침 30분 유지보수 공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입시 공부가 괴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근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궁리가 부족해서다. 요령을 발휘해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내는 편이 훨씬 능률적이다." - 책 속에서

 

 

 

시간 중심이 아닌 공부량 중심으로 계획 세우라는 것, 고난이도 문제집 해법을 활용하는 법, 노트나 메모 사용법, 슬럼프에 빠졌을 때 탈출법 등 다양한 요령과 전략을 소개합니다. 그중에서 출제경향을 예측하면서 센스있게 외우는 요령도 인상 깊었네요. 족보의 중요성은 역시.

 

기본 암기 과목과 수학 암기 요령의 차이도 알려주고요.

수학은 내 손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해 단계가 필요하다는 것도 짚어줍니다. 과목별로 도움되는 책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 유용했어요.

 

"입시란 3년에 걸쳐 자신의 머릿속에서 거대한 색칠 공부를 하는 것과 같다. 색칠공부 전체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한지 잘 알고 있으며 그 부분을 진하게 칠했다면 합격은 틀림없다." - 책 속에서​

 

공부의욕 자체를 끌어내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공부법이 있다 한들 소용없죠. 성공경험을 하게 되면 대입 이후 성인이 되어서도 뭔가 공부 열정이 이어질 바탕은 될 수 있고요. <수능의 요령>에서 알려주는 요령과 전략이 분명 인생의 전환점이 될 사람도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공부와 입시 제도의 조화롭지 못한 현재 구조 때문에 생긴 거라는 걸 생각하면 씁쓸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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