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맨의 재즈 밀리언셀러 클럽 144
레이 셀레스틴 지음, 김은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황금가지 밀리언셀러클럽 <액스맨의 재즈>는 1918년부터 다음 해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여섯 명을 살해한 도끼 살인마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소설입니다.

 

희대의 연쇄살인마, 미제 연쇄살인사건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도끼살인마 이야기라니 소재만으로 읽고 싶은 마음 확 잡아끕니다. 범인이 잡히지 않은 미제 살인사건이기에 소설에서 결말을 어떤 식으로 끌고 갈지도 궁금하긴 했고요. 허구와 사실을 얼마나 잘 버무려 독자를 혼동시킬지... 기대하며 읽은 책이었네요.


 

 

​죽음의 사자 액스맨.

날짜와 시간까지 알려주며 살인예고 편지를 신문사에 보내는 대담함까지 보입니다.

자기는 재즈를 좋아한다며 그날 집에서 재즈 연주를 하지 않는다면 도끼 세례를 받을 거라니.

도끼 살인마의 이 편지는 당시 신문에 실린 글 그대로 인용한 거라고 해요. 오싹오싹...


 

연쇄살인사건을 쫓는 몇몇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사건 담당 형사, 출소한 전직 형사, 탐정사무소에 일하는 여직원. 이렇게 세 구도로 나뉘고 각각의 시점으로 진행합니다.


도끼살인마에게 희생된 사람들의 연관관계를 몰랐던 처음엔 무작위범죄로 생각하며 수사 진행했지만, 탐정 사무소에서 일하는 여직원은 희생자였던 사람에 대해 예전에 누군가가 정보제공을 하려다 말았던 걸 기억해내면서 무고한 희생자가 아닌 뭔가 있다는 걸 눈치챕니다. 그저 선량한 희생자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 겁니다.


비리를 저지르고 후임의 밀고로 감옥생활을 하다 5년 만에 출소한 전직 형사도 액스맨을 쫓습니다. 그저 새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지만, 액스맨 때문에 사업을 방해받은 이탈리아 조직에서 부탁한 일을 맡게 되죠.


그리고 선배를 밀고했던 바로 그 후임이 이 사건의 담당 형사입니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연쇄살인사건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희생양이 될 상황에 처한... 어찌 보면 좀 딱한 인물입니다.


인물들의 사연 하나하나가 다 개별스토리가 될 만큼 내용이 제법 풍성해요.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중요성도 비슷해 누가 주인공인지 애매한 구조이긴 합니다. 하긴 범인을 잡은 사람이 없으니 결국 주인공은 액스맨인가요 ^^ 나중에 액스맨과 아주 근접하게 다가선 인물은 있어요.

 

 

 

 

도끼살인마의 살인예고 덕분에 뉴올리언스는 음악의 도시가 된 것처럼 재즈 열풍이 되네요.

오히려 축제 분위기처럼 활기를 띠기도 합니다.


" 그러다 문득 뉴올리언스에 있는 모든 것이 음악과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회부터 장례행진, 홍보하는 마차, 길모퉁이 물건 행상에 이르기까지 모두 음악과 함께였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마치 아무 노래라고 부르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 - 책 속에서


사건을 쫓는 주요 인물 세 명과 관련한 주변인물 이야기도 그 비중이 약하진 않은데요.

특히 탐정사무소 여직원과 함께 행동하는 재즈 밴드 연주자의 이야기는 꽤 자주 등장합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그의 정체를 의심하며 읽게 되기도 했고요. 액스맨의 재즈라는 책 제목이나 도끼살인마가 재즈를 좋아한다는 것 등...  재즈 밴드 연주자인 그의 이야기만 나오면 뭔가 흘리고 있는 게 없는지... 허투루 읽을 수 없었어요. 작가가 낚시질을 좀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 여기까지만.

 

 

<액스맨의 재즈>는 그저 피를 좋아하는 도끼살인마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이 밝혀질 때 순식간에 쏴~ 소름 돋더라고요. 이 도끼살인마 사건에 연루된 희생자들이 결국 서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게 되고요.

 

<액스맨의 재즈>는 20세기 초 뉴올리언스 시대상을 고스란히 묘사합니다. 당시에는 전차에 흑인 전용 좌석이 따로 있던 시기였어요. 재즈는 악마의 음악이란 인식도 있었고요. 그 외 물밀듯 들어와 나름의 터전을 잡은 이주민들 간의 상황을 알게 되니 그제야 도끼살인마의 상황이 제대로 이해되네요.

 

처음엔 차별 없던 남부의 낙원이었던 뉴올리언스. 그곳엔 이주민들이 한데 모여 살았습니다. 식민지 지역에서 태어난 유럽인 자손 또는 프랑스계 백인과 미국 흑인 사이의 혼혈을 일컫는 크리올인, 아일랜드인, 아프리카 흑인, 이탈리아인을 중심으로 그 외 중국인, 그리스인, 독일인, 유대인 등 소수민족까지. 하지만 점차 지역 사회에 담장을 치며 철저히 서로를 배격하게 됩니다. 그렇게 된 이유, 그 과정에서 생긴 사건들이 불씨가 되어 도끼살인마가 탄생하게 됩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달리 보고,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것을 자신들이 무서워하던 것으로 채워 넣는 인간의 어두운 이면이 인종 차별이란 형태로 드러나며 모든 것의 원인이 되더라고요. 도끼살인마도 시대의 희생양이었구나 하는 마음도 들고. 재미만 추구하며 슥 읽고 넘기기엔 아까운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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