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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도 누릴 권리가 있어 - 동물 권리 선언 ㅣ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11
백은영 지음, 남궁정희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와이즈만 환경과학그림책 <돼지도 누릴 권리가 있어>는 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근본 태도를 뒤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동물 권리, 동물 보호, 동물 복지 등에 관한 책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어린이 그림책에서는 동물 실태를 미화해서 보여주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더 리얼하게 알려줍니다.

식용 동물인 닭, 돼지는 물론 오락 동물, 애완동물, 실험동물이 처한 현실을 동화 스토리와 함께 지식 정보를 덧붙여 설명하고 있는 구성이네요.
어느 날 농장을 어슬렁거리는 늑대를 본 아기 돼지 삼 형제가 늑대를 쫓아가며 만나는 다양한 동물.
그 동물들은 인간의 욕심 때문에 고통받고 있었어요. 아기 돼지 삼 형제의 눈에는 쇼를 하는 오락 동물은 사람들의 환호성을 받고 꼬박꼬박 밥도 챙겨 먹으니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던 거죠.

동물실험으로 사용되는 토끼 장면은 아유...
그나마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에 주는 '리핑 버니' 마크를 단 브랜드가 있으니 다행이긴 하지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연구가 널리 퍼지면 좋겠어요.

구제역으로 살처분 된 돼지 사건은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 방법이 진짜 맞는 걸까... 싶을 정도로 정말 끔찍했잖아요. 구제역이 왜 생기게 되었는지, 공장식 농장 동물들이 왜 허약한지 이유를 생각하게 합니다.

늑대에 의해 공장식 농장 동물의 실태를 알게 된 아기 돼지 삼 형제.
"사람들은 너희들을 생명체가 아니라 물건으로 여긴다고."라고 말하는 늑대의 말은 생명경시 풍조에 의해 고통받는 동물들의 생명권을 생각해 보고, 동물을 대하는 가치관을 바꾸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최소한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지만, 한낱 물건으로 대하는 인간의 근본 태도를 꼬집고 있죠.

와이즈만 환경과학그림책은 환경문제를 다루면서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려줍니다. 더불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동물해방>을 쓴 철학자 피터 싱어는 종 차별주의라는 개념까지 언급했지만, 그것이 옳다 그르다는 제쳐놓고서라도 동물 권리가 말하는 의도만큼은 제대로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동물들의 희생을 통해 얻는 인간의 행복을 놓고 우리의 선택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아이들과 함께 토론해 볼 가치가 있죠.
그나저나 치킨 공화국 시대에 그 많은 닭은 공장식 닭장 출신 닭일까, 횟대에 마음껏 오르락내리락하며 살던 동안에는 그나마 닭 다운 삶을 살았던 닭일까... 음... 치킨에도 동물복지 축산 농장을 인증하는 마크를 단 닭고기 사용! 이런 게 있으면 좀 안심이 될까나요.
생태계를 인간의 수단으로만 여기는 태도를 짚어주는 와이즈만 환경과학그림책. 이 시리즈는 무조건 다 좋아요~ 아이와 함께 2년째 한 권씩 나올 때마다 보고 있는데 넘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