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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른이 지나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남미 지음 / 보랏빛소 / 2015년 10월
평점 :
20대만 황금기냐! 프로추어 인생의 시작, 서른은 기회다!
29, 39살... 아홉 수가 되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지죠. 그것이 불안감이든 기대감이든.
가장 맘 편하게 좋았던 건 19살에서 20살로 넘어서는 시점이었다면, 그 이후의 아홉 수는 어떻게든 약간의 불안을 안은 묘한 기분이 들게 마련인 것 같아요. 요즘은 30대 청춘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한편으론 30대가 되어도 뭔가 이룬 게 없다는 좌절과 불안이 더 커진듯 합니다.
<나는 서른이 지나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풋풋함 대신 진짜 나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입니다. 방송인 이남미 저자의 책인데,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으로도 당당함이 묻어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저는 마흔이 지나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제목이 어울리는 시기지만, 내 30대 때는 어땠더라~ 추억팔이 좀 해보려고 읽은 책입니다. 지금 20대가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소소한 위로와 응원이 들어맞을까 하는 검증의 마음을 가지고 읽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로는 잘 읽었다 싶은 책이었어요. 40대의 눈으로 본 30대 인생사를 보니 공감 팍팍!
"참는 자에게 복은 없다. 계속 참아야 하는 인생만 있을 뿐이다." - 책 속에서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 것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늦은 때란 없다는 말을 합니다.
진정 하고싶은 일에 대해 고민하는 것. 서른은 기회입니다. 서른에 인생 끝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돈 모으기는 20대가 최적기란 것에는 공감합니다.
나이 들수록 돈은 더 크게 나가거든요. 혼자 몸일 때는 혼자만 감당하면 되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그때는 맘먹은 대로 잘 안됩니다. 이남미 저자는 결혼 전에 모으는 돈도 오직 결혼비용이 아닌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자신을 소중하게 만들어 줄 의미 있는 돈을 만들어야 인생 살 만해진다고 말합니다.
서른 전후로는 연애에서 결혼으로 넘어가는 시기인 만큼 연애관과 결혼관에 대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려주고 있어요. 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가 죽어도 하기 싫은 것과 수용할 수 있는 것들을 적어보라고 합니다. 나에 대한 성향을 파악하면 큰 실수는 막을 수 있다고 말이지요.
이런 체크는 남의 눈치 보느라 내가 정작 원하는 게 뭔지 알지 못할 때 유용합니다. 타협할 수 없는 부분, 절대 용납 안 되는 부분을 찾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봅니다. 하지만 이런 비교는 부작용도 있다는 것. 한마디로 이리저리 재보다가 나중에 괜히 놓친 게 아닐까 하며 후회하는 마음이 드는 그런 상황이 오기도 하지요. 게다가 남을 비교하는 만큼 나도 괜찮은 사람이어야 하고요. 그러니 조건을 따지는 게 아닌, 내가 놓쳤던 나를 찾으며 진정한 나다움을 찾는다는 의미로 접근해야 합니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구구절절 공감이네요.
자나깨나 불조심, 침묵하는 시월드도 다시 보자! 부부싸움의 80%는 다른 사람 문제로 인한 것이고, 그중 50% 넘는 비중이 시월드입니다. 그 집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담이 되느냐 안 되느냐 결정하는 것이 바로 결혼 준비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상대방을 두고 '이걸 고치면 괜찮을 거야'라는 건 없습니다. 지금 보고 겪는 게 그대로 현실입니다.
<나는 서른이 지나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전형적인 삶 패턴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결혼을 하든 안 하든 한 인간으로서 나다워지는 삶을 위한 이야기도 가득하지만요.
직장 다니고 연애하고 결혼하는 삶이 오히려 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세상. 삼포, 오포 세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청춘이 포기할 게 많은 현실에서 일과 사랑의 균형을 찾아 거머쥐는 일은 생각외로 녹록지 않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래, 결혼해야 뭐 이런 이야기도 공감할 수 있지! 하는 말이 나오게 하는 세상입니다.
언젠가는 여행 가야지 해봤자 돈은 돈대로 안 모이고, 시간? 지금 없는 시간이 나중에 더 생길 리도 없습니다.
사는 재미가 없다는 분들은 대부분 여행은 사치로 생각하는 편인데, 나에 대한 보상이라는 여행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답니다. 나를 위한 투자 중 한 가지죠. 친구든 부모님이든 붙잡고 떠나라고 합니다. 언젠가는, 다음에는... 이것보다는 지금! 지금 이 순간 얻을 수 있는 것은 나중에 똑같이 얻지는 못합니다. 지금 행동한다고 후회하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미뤘다가 후회하는 게 더 많지.
"오늘이 내 인생에서 제일 젊은 날이야." - 책 속에서
책이 참 예쁘게 만들어졌더라고요. 곳곳에 자리 잡은 귀여운 손그림도 앙증맞고, 이남미 저자의 일화에 이어 나오는 핵심 글귀는 가슴을 툭툭 찌르는 명문장이네요. 서른 즈음의 일, 연애, 결혼, 친구, 가족 관계를 풀어놓은 <나는 서른이 지나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 서른을 기회로 삼고 싶은 청춘들에게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