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화성 오디세이 - 국내 전문가 22인이 알려주는 화성 탐사의 모든 것
최기혁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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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문가 22인이 알려주는 화성 탐사의 모든 것 <2030 화성 오디세이>.

국내 연구진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어서 우리나라 과학 현실과 우주 정책을 짐작할 수 있겠구나 싶어 출간 소식 듣고 기대 많았던 책입니다. 얄찍한 두께에 사진이 많이 수록되어 초등학생 우리 아들이 먼저 관심 보이길래 함께 읽었네요. 그만큼 아주 전문적으로 깊게 파고들지는 않으니 전문과학서를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남을 테고, 화성 탐사에 대한 전반적인 교양지식을 쌓기 위한 목적으로는 훌륭한 구성입니다.

 

 

 

<2030 화성 오디세이>는 과학동아에 1년 동안 연재한 '2030 인류, 화성에 가다'를 정리하고 추가해 출판된 책입니다.  우주여행을 하는 과정과 화성에서의 과학 탐사, 화성 거주 프로젝트 등 주제별로 진행 상황을 재밌게 알려주는데요. 일반 과학서와는 달리 '나'라는 가상의 인물을 세워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해 흡인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겁니다.

 

 

왜 화성일까?

화성은 지구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재료와 방법으로 만들어진 행성입니다. 2015년 9월 말, NASA는 화성에서 시기에 따라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르고 이에 따른 지형변화가 일어난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막 같은 느낌에, 암석 사진 등 화성 지형 사진을 보니 지구와 비슷한 느낌이 들긴 하더라고요. 화성 거주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두바이처럼 사막에 둘러싸인 도시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우주여행을 하는 과정에 생기는 신체적 변화는 생각보다 심각하게 다가왔습니다.

우주 멀미는 물론이요, 무중력으로 인해 수분이 가슴과 머리로 이동하며 얼굴이 퉁퉁 붓고, 밤낮 없는 우주에서는 24시간에 적응한 생체시계가 망가지게 되고, 실제보다 물건들의 거리가 가까워 보이기 때문에 3차원 지각능력이 떨어지고, 뭣보다 노화가 빨리 일어난다는군요.

 

무중력 상태에서는 뼈의 칼슘이 빠져나간다는데, 한 달에 대략 1%를 손실한다니 헉 소리 나오게 합니다. 칼슘 손실 방지할 해결책도 딱히 별다른 게 없습니다. 그저 운동과 스트레칭, 약물요법이 다네요. 무중력을 인위적으로 중력화하는 인공중력 시스템이 더 발전해야겠는걸요.

 

 

 

영화 마션처럼 화성에서 살아남기

SF 소설에 등장할법한 화성 거주 프로젝트. 어린 시절 과학 그림 그리기 소재로 다른 행성에서 사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곤 했는데, 죽기 전에 실현되는 걸 보는 것인가!

 

<2030 화성 오디세이>에서는 화성 이주를 위한 본격적인 우주공학을 소개합니다. 화성을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는 테라포밍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크게 주거 및 지구귀환모듈, 착륙 및 이륙모듈, 화물모듈, 메탄 로켓엔진 및 연료모듈, 태양전지판 및 원자력발전모듈로 구성됩니다.

 

 

생존의 핵심은 산소와 물.

화성 토양에는 물이 약 2% 포함되어 있고, 토양을 가열해 수소와 산소, 수증기를 얻을 수 있으며, 식물의 광합성을 이용할 수도 있고, 그 외 화학적으로 변환해 얻을 수 있다합니다.

 

특히 식물을 통한 광합성과 산소생성이 테라포밍의 핵심이라고 해요.

우주에서는 노화가 빨라진다고 했는데, 그 원인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과정에 꼭 필요한 항산화를 위해 식물 키우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자체 항산화 효소만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니 항산화 기능을 가진 채소 키우기가 필수라고 하는군요.

 

 

1990년대 후반 개발된 우주복은 약 80kg 무게에 입는 시간만 45분.

NASA가 2014년에 선보인 차세대 우주복 디자인 시안을 보니 토이스토리 버즈가 생각나는군요.

 

 

우주에 가면 중력이 약해 혈액 등 체액이 머리로 쏠려 식품의 맛과 향을 느끼는 신경이 무뎌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주식품은 지구보다 20% 짜고 맵다고 해요. 이 수준이면 장기간 섭취할 때 건강 문제도 생기겠는걸요.

 

지구 환경에 적응한 우리 몸이 다른 조건의 행성에서 산다는 것은 아무리 기술로 인위적인 지구 환경을 만든다 해도 그곳 나름의 환경에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인간의 진화가 이뤄지는 타이밍이겠구나 싶어요. 화성 거주 프로젝트 성공을 이룬 후에는 우주 환경에 맞는 인간의 신체, 지적 변화가 진행되겠구나 상상하니 기분이 묘해집니다.

 

엔진 연료 발달에 따라 화성까지 가는데 3개월 이내로 단축될 날도 올 거라 하네요. 이쯤 되면 화성 여행 정도는 정말 가볍게 실행될 것 같아요. 다양한 우주 기술이 실생활에도 응용되면서 지구 생활 환경도 급변할 테고요.

 

그리고 이제는 화성 이후의 목표도 진행 중입니다. 토성의 위성 엔잘라두스, 목성의 위성 유로파 등 주목할 만한 후보지가 등장하고 있네요. 위성에서 살면 커다란 모행성이 눈앞에 보일테니 신비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걸 상상해봅니다.

 

미지의 세계를 조금씩 밝혀내는 과정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 우주 정책은 2014년부터 2040년까지 우주개발 중장기 진흥계획을 수립했는데, 첫걸음은 2018년 달 궤도선, 2020년 달 착륙선이군요. 2030년 화성탐사선, 2040년 심우주탐사 등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려면 우리나라 우주기초과학의 탄탄한 발전이 뒷받침되어야 할 텐데. 기초과학에 워낙 인색한 환경에서 원활히 진행될지 걱정스럽긴 합니다. 악조건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이뤄내는 한국인 특유의 뭔가를 기대하기보다는, 좋은 환경에서 연구하면 좋겠네요.

 

<2030 화성 오디세이>는 우리나라 우주 정책 방향과 국내 연구자들의 노력이 담긴 책입니다. 영화 마션으로 화성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더 커진 요즘, 화성 탐사의 모든 것을 쉽고 재밌게 알려주는 책이어서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 좋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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