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곤도 마코토 지음, 김윤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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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의존하는 인생에서 벗어나는 법을 알려주는 이 책은 전작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곤도 마코토 의사의 책입니다. 기성 의학계에 눈엣가시로 찍힌 곤도 마코토는 작년에 정년 은퇴를 했으니 마지막까지 의료계의 이면을 밝히는 소임을 했군요.


<약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은 가능한 한 약을 많이 줄여야 하며, 가능한 모든 약을 끊으라고 주장합니다. 행복하게 장수하려면 약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제목이나 목차를 보면 자칫 오해 소지 있게 문구를 뽑은 편이라 순간 거북하기도 했는데, 일본은 편의점보다 약국 수가 더 많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는 편의점이 약국의 2배인데 ^^ 일본이 우리보다 약 의존도가 더한가 봅니다. 그런 배경을 생각하고 읽으면 곤도 마코토의 강한 어조가 덜 불편하게 다가올 겁니다.

 

우리 몸은 밖에서 들어온 이물질에 매우 민감한데, 각종 화합물로 만들어진 약이 몸에 좋다는 인식때문에 우리 몸은 어느새 약에 절어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먹는 약도 참 많아집니다. 혈압약, 혈전용해제, 당뇨병 치료제, 콜레스테롤 약, 골다공증 약, 위장약...


약이 필요한 경우는 단 두 가지뿐이라고 해요. 심근경색 등 목숨이 위험한 증상일 때와 먹었을 때 이전보다 건강이 확연히 좋아진 경우입니다.

 

환자가 알게 되면 약을 먹지 않을 것 같은 정보는 의사도 약사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효과가 있다는 말의 함정, 한방은 몸에 괜찮다는 착각, 약을 팔기 위한 광고의 계략, 의약품 실험 결과 조작 등은 물론 각종 루머를 파헤치며 그야말로 충격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불안해서 끊을 수 없는 약!

약을 끊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지성과 이성이라고 말하는 저자 앞에서 그래도 우리는 냉큼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지요. 일단 약을 끊는 첫걸음은 열이 나도 약을 먹지 않는 것이라고 해요. 이 이야기는 아는 분들은 이미 알겠지만, 일반적인 열은 일부러 떨어뜨리지 말고 발산시켜버려야 빨리 낫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아이가 열나면 해열제부터 바로 찾게 되지요. 좀 끙끙거리며 하루 이틀 앓는 것 자체를 우리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약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약을 먹기 시작한 계기를 돌아보라고 하는군요. 저도 두통약 의존이 높은 편인데 왜 두통이 생기는지 생각해보면 다 몸과 마음의 리듬에 따라 두통이 오더라고요. 어지간한 증상은 대부분 생활습관, 식습관만 고쳐도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흔하게 가진 아토피는 계면활성제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합니다. 사실 이것 때문에 이 책을 읽은 건데요, 우리 아이는 알레르기 약을 달고 사는지라... 약을 끊어도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을 방법을 알려주는지 궁금해서 읽었어요. 아이 피부에 맞는 천연 오일을 찾아 사용하고 천연비누를 사용하라고 합니다. 세탁할 때에도 일반세제 사용은 하지 말라고 하네요.


약 먹는게 많다면 일주일에 하나씩 끊어보라고 합니다. 목숨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 끊게 하는 것이 최고의 건강법이라는 거죠. 통증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것뿐이라면 약은 편리하고 좋은 것이지만, 그만큼 대가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약의 부작용에 대해 우리는 너무 소홀히 생각하고 있긴 하지요.

부작용과 관련해 이건 우리 아이를 통해 경험한 게 있어 더욱 관심 갈 수밖에 없었는데요. 우리 아이는 감기약에 흔히 들어가는 가래 삭이는 약 중 한 가지에 반응을 보이는 아이입니다. 정말 흔하게 아이들에게 사용되는 약이고 대부분에게는 부작용 없는 약이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독이 되었거든요. 이런 경우 먹어봐야 부작용도 알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합니다. 피부에 그 흔적을 안고 살아야 하는 부작용이었던지라 볼 때마다 속상한데, 생명에는 위험 없었던 부작용이니 다행으로 알아라 식이라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생사와 관계없는 유사 암에 대한 논쟁으로 일본에서 핫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도 그 부분을 비중 있게 다룹니다.

조기발견, 조기치료로도 사망률을 줄일 수 없는 진짜 암과 유사 암을 구별해야 한다고 말이지요. 암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질병의 종류는 실제 적다고 합니다. 기술 발달로 검진이 정밀해질수록 암이라 부르는 질병의 범위는 넓어져 미국국립암센터에서는 몇몇 암의 과잉진단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는군요. 생존 기간이 옛날보다 늘어났다는 것의 함정도 알려주는데 공감되더라고요. 일찍 발견하니 그만큼 생존 기간이 긴 거라고요. 진짜 암은 뭘 어떻게 해도 나을 수 없다고 합니다.


 

암에 대항하려면 세포력과 저항력이 중요하다며, 불균형 식단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콜레스테롤이 무조건 좋지 않다는 것의 오해를 풀기도 하는데요, 초식동물에게 동물성지방인 달걀을 먹이고 콜레스테롤이 쌓인 결과를 두고 루머가 퍼진 사례를 들었어요. 콜레스테롤은 강한 세포막을 만드는 재료이기에 섭취해도 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루머를 안고 있는 식품 이야기 몇 가지 더 소개되는데 모두 놀랄만한 것이었어요.

 

 

 

인플루엔자 백신이 달걀을 이용해 만들기에 달걀 알레르기인 사람은 쇼크 올 수 있다는 부작용을 혹시 알고 있는지요. 이 이야기를 어디선가 보고는 우리 애는 달걀은 괜찮으니까 하면서 그냥 잊고 있었긴 한데요다른 예방접종도 마찬가지입니다. 포르말린으로 바이러스를 죽이며 알레르기 일으키기 쉬운 화합물이 들어가는 백신을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때마다 맞히는 환경이니.


최근에 읽은 책 <유전자, 당신이 결정한다>에서처럼 잠잠하게 문제없던 것이 외부요인에 의해 발현되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처럼, 평균 범주에 내가 해당될지 안될지는 모르는 일이기에... 당하고서야 후회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가 약 부작용이 아닐까 싶어요. 


 



어떤 약이든 안고 있는 다양한 부작용 중에서 내가 겪었는지도 눈치 못 챌 약한 부작용을 앓고 넘길지,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지 기준은 누가 정하나요. 약 부작용을 우리 아이가 직접 겪어봤기에 저는 이 문제를 더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약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은 무언가에 의지하고픈 인간 습성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참을 수 있는 통증은 참아야 하고,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를 구별할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약에 절어 사는 인생이 된다는 것을요. 이 책이 말하는 것은 존엄성을 지키며 온화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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