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 : 2015 정규재의 뉴스읽기 - 혼란스런 현실이 명쾌해지는 지식의 힘
정규재 지음 / 베가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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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 일명 세거웃답.

2014-2015 주요 현안을 다룬 정규재 뉴스를 책으로 만났습니다.

 

저는 언론에서 하도 언급하니 어쩔 수 없이 눈에 들어오는 기사 제목을 통해 이런 주제가 요즘 이슈구나... 그 정도로만 알고 사실 더 파헤쳐보는 일에는 무관심한 편입니다. 제대로 말해주는 기사를 참 힘겹게 찾아야 하는 현실에서 차라리 무관심으로 돌려버린 거죠. 그래서 세거웃답 같은 책이 전 너무 좋네요. 

 

딱딱한 정치 이야기가 많아 재미없게 읽힐 것 같았는데 생각외로 넘 재밌더라고요. 시원하고 통쾌한 말솜씨에 읽으면서 후련한 느낌도 팍팍!

 

 

 

팩트를 추구하는 기자로서 거짓된 주장이 넘치는 꼴 보기 싫어 정규재 뉴스를 만들었다는군요.

자기도 모르게 믿고 있던 것이 거짓일 수도 있다는 것. 개인의 문제라면 인간의 기억 편향 혹은 사고 편향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사회현상에 대해서이거나 사회적 선택에 대한 것이라면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글로벌이슈, 인문 분야의 이슈를 소개합니다.

정치경제 이슈는 따분하다 싶은 주제지만, 정규재 저자는 귀에 쏙쏙 박히게끔 알려줍니다.

 

 

 

한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사 이야기는 특히 흥미로웠어요.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서서히 인민주의적 속성을 띠기 시작했다는데, 인민이라는 단어 때문에 사회주의 국가가 절로 생각나더군요. 인민주의는 '인민의 의지'라는 이름으로 자유에 대한 구속이 정당화되고 타인의 경제적 자유에 대한 침해가 정당화되는 체제를 의미합니다. 풀어보니 낯선 개념이 아니지요. 일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행태인 포퓰리즘적 특성을 갖는 대중 민주주의를 말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선심정책 남발하는 우리 정치 이야기죠.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까지. 게다가 피케티 열풍조차도 꼬집습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판 꼴이 다 맘에 안 드는 제 입맛에 맞는 이야기들이어서 더 쿵짝쿵짝 공감하며 읽었네요.

 

 

 

대표적인 악성 규제법인 단통법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죠.

단통법을 비판하면 대기업 옹호자로 낙인찍히기도 했던 그 단통법. 정규재 저자는 이 법은 소비자, 판매자, 제조사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법이라고 합니다. 경제학의 기초를 모르고 만든 악법이라고요. 단통법은 결국 시장 경제를 무너뜨리는 길이라고 합니다.

 

 

뭣도 모르고 진보 이념을 따라가는 사람들에게도 일침을!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기초연금 같은 무상복지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거죠.

무차별 복지, 무차별 세금 같은 보편적 복지의 숨겨진 비열성을 알려줍니다. 의도가 좋았다고 해서 결과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무상복지라는 전면적, 보편적 복지는 하위 계층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면서 오히려 빈부 격차를 늘리고 있다는 사실.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법을 만드는 프로세스를 비판합니다. 복지의 기본 이념과 복지의 도덕성을 일깨워주는 이 주제가 특히 인상 깊었어요.

 

“ 사회를 비판하고 정책적인 방향을 제시할 때만큼은 객관적인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객관적인 자세가 토론의 기본적인 자세임을 명시하시기 바랍니다. ”

 

다양성과 차별 문제에 관한 주제도 흥미로웠습니다.

마이클 센델과 피터 우드의 책을 비교하며 다양성에 대한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과 옹호하는 입장을 알려주네요. 언젠가부터 소수 집단 우대정책을 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위헌이라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정규재 저자는 대학에서 이렇게 하는 걸 꼬집는데요, 대학은 지식 전수하는 곳이지 사회정책 펴는 곳이 아니라며 대학의 본질을 따져봐야 한다고 합니다.


정규재 저자가 말하는 것이 모두 공감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이것 한 가지는 확실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잘못된 해석, 감각의 착각, 지각의 오류를 꼬집어 세상의 흐름을 잘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정규재 저자 역시 해법 제시를 똑 부러지게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진단부터 하자는 이야기죠. 그래야 올바른 처방을 찾는 길이 보일테니까요.

국가의 갑질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어요. 맥을 짚어주는 정규재의 <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 답하다>는 합리적 사고란 이렇게 하는 거라는 걸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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