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문학 여행 - 이탈리아를 거닐며 르네상스 천재들의 사유를 배우다 아트인문학 여행
김태진.백승휴 지음 / 카시오페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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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베스트 티처 수상, 2013 가슴에 남은 수업에 선정된 김태진 님의 아트인문학 강연을 업그레이드 한 책이 나왔습니다. 거기에 미국프로사진작가협회 사진명장인 백승휴 사진작가의 눈부신 사진이 더해져 환상적인 책이 탄생했네요.


귀에 착착 감기는 이야기꾼인 꿀구라 김태진, 직관적이며 때론 엉뚱한 한마디로 통찰력을 뽐내는 막구라 백승휴. 척척 궁합입니다. 사진도 그냥 참고사진 수준이 아니라 백승휴 사진작가의 인문학적 교양이 철철 흘러넘치는 글이 깊이를 더해주고 있답니다.

 

<아트인문학 여행>은 예술과 인문학 그리고 여행, 이 세 가지가 잘 버무려져 있는데요.

예술을 통해 숨은 의미를 찾아보는 인문학적 교양을 목적으로 하네요. 익숙한 것들 속에 숨어 있던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은 곧 당장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본질을 찾는 길이라고 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면 보이는 것을 잘 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걔 진짜 짱이야! 걔 때문에 세상이 변했어. 근데 걔는 아웃사이더였거든. 도대체 어떤 자질을 가졌길래 짱 먹었을까?"


<아트인문학 여행>은 그들의 창조성의 원천을 찾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인간의 창조력이 가장 활발하게 분출한 시기였던 르네상스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요.

 

피렌체, 밀라노, 로마, 베네치아에서 활동한 브루넬레스키와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티치아노를 소개하는데 다섯 인물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얼기설기 엮인 주변인물(이라고 해도 엄청나게 유명한 예술인들)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 브루넬리스키와 그 일당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만나보면서 머리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단어는 '도전'이다. 이들은 남에게 머리를 숙이거나 타협하지 않는 이른바 '무식한 도전자'들이었다. 』 - p63


이름없는 듣보잡 건축가였던 브루넬레스키의 손을 거친 피렌체 두오모 성당 돔 공사 에피소드는 르네상스 양식의 창안자 브루넬레스키의 도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인자로 편안한 지위를 누릴 수도 있었지만 아무도 신경 쓰던 로마 고대유적을 파헤치며 오랜 세월 독학으로 결국 일인자의 자리에 우뚝 서더라고요.


『 창조는 타협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없던 무언가가 만들어지는 일이니 익숙한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생각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브루넬레스키와 그의 일당들은 창조성의 가장 첫 단계가 다름 아닌 태도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자기 생각대로 해보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과 만나야 한다. 주위의 몰이해와 선입견도 장벽이 된다. 하지만 르네상스의 선구자들을 보면 세상의 모든 핑계가 갑자기 초라해진다. 』 - p65~66

 

백승휴 사진작가 역시 막구라의 줌인, 줌아웃 코너를 통해 사진과 관련한 기술적 이야기는 물론 그 작품과 관련한 역사적 배경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트인문학 여행>은 단순히 작품과 그 배경을 소개하는 수준에서 더 깊이 파고들어 갑니다. 인문학의 부활과 장인의 기술혁신이 더해진 르네상스 시대에 빛을 발한 창조성의 비밀을 탐구하지요.

 

 

 

하나의 작품에는 놀라우리만큼 숨겨진 배경이 있던데,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과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네요. 르네상스 시기에는 특히나 인문 교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들의 차이가 묘하게 구분되었는데, 작품의 숨은 의미를 알고 보는 사람은 미소를 짓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꿀 먹은 벙어리 신세 되기 일쑤였다고요. 그래서 고대 신화를 포함한 인문 교양 공부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졌다 해요.

 

『 당신은 인생을 걸고 헌신할 소중한 대상을 찾았습니까?

설령 결과가 더디게 나온다 해도 손해를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의향이 있습니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해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할 수 있습니까?

당신을 몰입하게 만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스스로 완벽한 답을 갖고 있다는 것을 믿습니까?

당신은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까? 그중에서 새롭게 창조할 것은 무엇입니까? 』

- p301~302

 

 

역사를 되짚어보면 미래가 보인다고 하죠.

피렌체에서 시작한 작은 변화가 세상을 뒤집는 혁명이 된 르네상스. 진부함을 거부하고 시대를 앞서간 이들의 발자취를 보며, 남들 흉내 내다가는 이도 저도 아닌 평범한 낙오자가 되기 쉬운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아트인문학 여행>은 도전, 과감한 투자, 몰입, 헌신, 재창조의 코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탈리아 조각, 건축, 회화 작품으로 보는 창조의 시대 르네상스의 가치.

꿀구라의 재밌고 쏙쏙 이해 잘 되는 글과 막구라의 환상적인 사진 조합은 말할 필요가 없네요. 아름다운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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