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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번쯤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다 - 설렘보다 두려움을 용서보다 분노를 사랑보다 상실을 먼저 배운 당신을 위한 자기치유의 심리학
김현정 지음 / 센추리원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일생에 꼭 한 번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답니다. 바로 '나 자신'이지요.
정신분석은 '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는데 굳이 정신과 방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인생을 한번 정리해보고 싶다거나 '내가 왜 이럴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자문자답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타인의 욕구를 들어주느라 철저하게 외면당한 '내 마음 들여다보기',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나 자신을 알아주기를 함으로써요.
<나도 한번쯤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다> 책에는 정신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정신과 의사 본인의 정신상담 경험도 고스란히 고백하고 있습니다. 저자 역시도 수련의 시절 이후 4년간 정신상담을 받으며 의미 있는 시간을 만났다고 해요. 이 책에서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정신과에 대한 편견도 꼼꼼히 짚어주고 있어 실제 정신과에서 하는 일을 자세히 알게 되었네요.
이 세상에 완벽한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은 없고 그저 자기성장을 위해 나아간다는 마음이면 족합니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만 있을 뿐이라고요. 대신 자기성장을 위해 못하는 것은 못한다고 인정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해요. 스스로 문제를 인식해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사실... 뻔한 말이긴 하지만 이걸 실천하기가 참 힘들지요. 견딜만한 수준의 고통에 안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하고 되묻는 질문을 보니 뜨끔하기도 해요. 어쨌든 소소한 증상은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치유 가능하다 하니 그러려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라고 합니다.

inner peace. 내면의 평화를 위한 감정 제어하는 데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오늘날 성과주의, 결과주의, 능력주의 사회 시스템은 사회 부적응자를 낳고 있지요. 누구나 자신만의 성격장애도 가지고 살기도 하고요.

『 자신의 감정에 제대로 이름을 붙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괜찮다"라는 말로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고, 분노의 감정을 꾸역꾸역 무의식의 방으로 밀어넣어 억압하지 말고 현재 내 욕구를 생각하는 사유의 습관을 들여야 한다. 』 - p205
며칠전에 읽었던 <살아가면서 꼭 읽어야 할 서양고전>에서 소개한 한나 아렌트의 아이히만 이야기도 언급되어 있네요. 생각하지 않는 죄, 사유 부재의 책임을 이야기한 철학자 아렌트의 말처럼 예민한 부분을 스스로 인지하고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 합니다.
『 지금 당신을 억압하는 것은 주변환경이나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변화가 두려워 아무런 생각도, 행동도 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로 의존성의 덫에 갇힌 당신 자신인지도 모른다. 』 - p207
부모로서 아이 양육에 도움되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정확한 욕구를 잡아내고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고요. 그러지 않으면 무조건 화를 내거나 떼쓰고 보채게 됩니다. 주 양육자의 행동에 큰 영향을 받는 감정의 분화. 자신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설명하지 못하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감정 일기를 써보라고 조언하네요.
행복은 '날마다 화창'이 아니라 '가끔 갬'에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우리가 겪는 불행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와닿아요. 결국 스스로가 하지 않으면 개선되는 것은 없다는 것. 우울증, 트라우마, 무기력증, 분노조절장애, 불면증, 공황장애, 성격장애, 알코올중독, 자살, 각종 방어기제에 대해 사례와 함께 조언을 해주고 있으니 상처 입는 것이 두려운 나를 위한 심리처방을 한번 살펴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