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금 이 순간 튀니지 - 일곱 빛깔 지중해의 조용한 천국
권기정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3월
평점 :

모로코와 함께 꼭 가보고 싶은 나라가 튀니지여서 더욱 반갑게 읽은 책 <지금 이 순간 튀니지>.
튀니지안 블루와 노란색 표지가 튀니지의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네요.

아프리카 북부 지중해안을 면하고 있는 나라인데 한반도 2/3 크기면서 인구는 겨우 천만 명입니다. 아프리카지만 지중해를 끼고 있는 북아프리카 쪽은 우리가 평소 생각하던 아프리카 느낌에다가 유럽 휴양지 분위기도 겸해졌다고 보면 맞을 것 같아요.
지중해의 푸른 바다, 고대 로마 유적지, 국토의 60%를 차지하는 사하라 사막, 이슬람 특유의 건물 등 다양한 느낌이 함께하는 곳입니다. 저자는 튀니지를 일곱 빛깔 지중해의 조용한 천국이라 부르는데 정말 그 말이 딱 맞을 정도로 각양각색의 분위기를 내는 곳이었어요. 북아프리카 특유의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문화를 가졌지만, 뼛속은 이슬람의 종교적 전통이 삶을 지배하고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고요.

권기정 작가는 관찰자의 시각을 가진 관광객의 눈이 아닌 홈스테이를 하며 그들의 삶으로 들어가 느릿느릿한 여행을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재스민 혁명 이후 튀니지를 다시 한 번 찾아 현재 사회상을 보며 생생한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 책에서 모로코의 파란 골목 길고양이들을 소개했는데, 튀니지 책을 펼치기 전에 아마도 고양이 사진 한 장쯤은 있을 거야 예상하며 책장 넘겼는데 역시나네요 ^^ 모로코와 더불어 튀니지에 꼭 가고 싶은 이유가 바로 튀니지안 블루의 청량감을 직접 느껴보고 싶어서랍니다. 모로코의 블루와는 또 미묘한 차이가 있더라고요. 가까이서 보면 그저 파란 페인트칠 덕지덕지. 하지만 어쩜 그리 제 맘을 쏙 사로잡는지요.
수도 튀니스에서 30여 분 거리인 시디 부 사이드 라는 곳은 튀니지안 블루의 절정을 보여주는 곳이라 합니다. 바다를 닮은 푸른 창문, 강한 햇빛을 반사하기 위한 하얀 외벽. 그야말로 청량감이 넘실댑니다.

어떤 나라를 처음 방문할 때, 그곳을 가장 잘 둘러볼 수 있는 곳은 시장과 박물관이라 합니다.
튀니지의 루브르 박물관격인 국립 바르도 박물관의 세계최대 모자이크 전시도 직접 보고 싶고, 1000년의 역사를 지닌 시장인 수크도 방문하고 싶네요.

튀니지는 올리브가 그렇게도 유명하대요. 올리브 조림의 매력에 푹 빠져버릴 수도 있다니. 올리브 수확 시기에는 외지에 나간 가족, 친척들이 휴가를 내고 도와줄 만큼 그들의 삶에 올리브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정도랍니다.

중간중간 튀니지 여행에 특별히 도움될만한 팁도 챙겨주고요~

튀니지에는 북아프리카 최대의 이슬람 성지도 있고, 스타워즈 촬영지가 있어 스타워즈 마니아라면 들러보는 곳이기도 하고요. 바다의 오아시스라 불리는 제르바 섬은 아프리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관광 휴양지이기도 합니다.
이슬람 특유의 아름다운 타일로 장식된 건물이 많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온통 황토색 일색인 척박한 자연환경도 있는 곳입니다. 사하라 사막의 관문인 곳인데다가 작은 그랜드 캐니언 같은 협곡도 있고. 소금 호수도 있대요. 한 나라에서 극과 극의 분위기를 다 엿볼 수 있는 독특한 곳인 만큼 매력적이군요.

지금 이 순간 시리즈는 지금까지 라오스, 프랑스, 페루에 이어 튀니지까지 나왔고 앞으로 어떤 나라가 소개될지 정말 기대됩니다. 흔한 관광 여행책자가 아니라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정확히 알고 여행하게끔 도와주는 구성이어서 여행을 못 떠나는 이들에게도 입맛이 잘 맞는 여행책이예요.
책으로 대리만족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여행책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물론 진짜 여행을 하게 되면 그 나라에 관한 배경지식이 탄탄히 쌓인 셈이 될 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