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 - 평범한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50편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에덤 고프닉.조지 도스 그린.캐서린 번스 엮음, 박종근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모스 Moth는 스토리텔링의 예술성과 기법을 탐구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뉴욕에서 가장 강렬하고 신선한 문학을 만날 수 있는 티켓"이라 호평했을 만큼 각계각층 사람들이 대본 없이 즉석에서 공연을 펼치는 형식으로 지금까지 3천 편 이상의 이야기를 전했다고 하네요. 16년간 축적된 이야기 중에서 단 50편이 실린 책 <모스>는 그야말로 진짜 이야기꾼들이 펼치는 스토리텔링의 향연을 맛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개인적인 추억과 회상을 기본 바탕으로 하는 짤막한 이야기들입니다. 10분짜리로 즉흥성과 생동감이 넘칩니다. 대체로 고백이나 사과와 같은 진솔한 이야기를 주를 이룹니다. 진실이 드러날 때 퍼지는 웃음 요소도 있고요. 게다가 이야기에 담긴 진실 때문에 유대감과 공감이 생깁니다.

 

 

 

 

우리는 왜 남의 이야기에 열광하는 걸까요. 인간적인 약점을 드러내는 일, 그들의 약점을 통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공감한다 해요. 모스를 통해 경청의 자세를 배우고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웁니다. 자신을 타인에게 솔직하게 드러내는 행위가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지도 알게 됩니다.

 

 

 

 

한 편당 5~6장 분량의 이야기들은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사건들임이 분명합니다. 테레사 수녀님을 치료한 의사의 긴박했던 당시의 이야기, 말더듬증이었던 사람이 동물보호를 위해 고위층 면담 자리에서 무려 1시간 반 동안 이야기를 한 일, 말도 안 되는 결혼식 축가 때문에 소중한 친구를 잃게 된 말콤 글래드웰, 헤밍웨이가 투우사 매니저 역할을 한 사건을 이야기한 헤밍웨이의 편집자, 18년간 사형수로 감옥에서 억울하게 지냈던 사람, 순방길에 숙취로 전용기를 놓친 백악관 대변인, 여성 포커 선수의 힘든 결정의 순간, 우주에 있는 허블 망원경 수리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이야기한 우주인 등 노벨상 수상자, 경찰, 자원봉사자, 자영업자, 간호사, 가수,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그중에서 특히 자살예방센터에서 근무한 사람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본인도 자살하려던 순간이 있었지만 극복했었고요, 그러다 자살예방센터에서 근무 중 수면제 다량 복용 후 전화통화가 이뤄진 여자와의 일은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 시간 남짓 대화를 나눴지만 결국 그녀는 생명을 잃었답니다. 끔찍한 순간도 있지만, 더없이 완벽한 순간도 있다는 것을 그녀는 깨닫지 못했다는 걸 안타까워했어요.

스토리텔링을 글로 옮긴 거라 구어체로 이뤄져 이야기 속으로 몰입이 잘 되네요. 그들의 이야기 중에 특히 공감 가는 것들은 그만큼 내 경험과도 맞물려서 그럴 거예요. 이들은 모두 삶에 결정적 순간이 있었습니다.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었을 수도, 최악의 순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순간을 이야기하고 그 사건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말합니다. 당신만의 특별한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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