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읽어 주는 신기한 이야기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박성준 외 옮김 / 레디셋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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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북> 저자이자 영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키플링이 남긴 어린이동화집 <아빠가 읽어주는 신기한 이야기>.  원제가 Just So Stories인데 챕터북 원서를 자주 접하는 부모들에게는 눈에 익은 내용일 수도 있겠네요. <아빠가 읽어주는 신기한 이야기>는 요즘 책 읽어주는 아빠가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네 명의 아빠들이 번역했네요. 우리 아이는 제목을 보더니 "어? 이건 아빠가 읽어줘야 하는데..." 하네요. 아빠들, 준비하시라~ 

 


12개의 짤막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동화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과학적인 내용을 다루지 않고 이건 그저 옛날이야기처럼 '이야기'일 뿐입니다. 저는 최초의 편지와 알파벳 이야기를 읽고 난 후 정말 그 유물이 있는지 열심히 검색할 정도로 어찌나 뻔뻔(?)하게 이야기를 꾸몄는지 깜빡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 

 


옛날 옛적~ 했단다 식으로 아이에게 직접 들려주는 방식의 문체 정겹네요. 고래, 낙타, 코뿔소, 표범, 코끼리, 캥거루, 아르마딜로, 게, 고양이, 나비 이렇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소재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아이도 흥미진진하게 들어줍니다. 이 책은 부모가 책을 앞에 놓고 읽어줘도 좋지만, 부모가 먼저 읽고 말로 이야기해줘도 참 좋겠더라고요.  

 

 
흑백의 그림이 각 이야기 끝에 두 개씩 들어있는데 이 그림에도 키플링의 기발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그림으로 뒷이야기까지도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네요.  

코가 길어진 코끼리 이야기에서는 키플링 작가가 색칠해주면 더 멋질 것 같다는 말에 얼른 색연필을들고 와서 색칠하기도 합니다.

 


작가는 코끼리를 빨간색으로 칠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는 이 스토리에서 코끼리 코만 바뀌었지, 몸 색깔이 바뀐 이야기는 없었으니 지금 코끼리처럼 회색으로 칠해줘야 한다고 회색으로 칠하네요. 아이의 말에 아하~! 싶긴 하더라고요 ㅋㅋ 게다가 우리 아이 말로는 이 코끼리는 암컷이래요. 그래서 엄마 닮아 코가 긴 코끼리가 그때부터 생긴 거라고요. (아빠도 닮는단다 ;; 너도 아빠랑 얼굴 판박이야 ;;) 어쨌든 동화책 읽어주다가 색칠놀이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엄마가 잠자리에서 들려준 이야기 시간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내용은 일일이 기억하지 않지만,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 순간의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거죠. 두근두근하기도 했고, 평온하기도 했고, 귀신이야기 해달라고 조를 때는 지레 콩닥거리기도 했고. 그 누구에게서도 얻을 수 없는 교감의 시간이었어요. 이게 바로 이야기의 힘 아닐까요. 감정을 교류한 그 느낌만큼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으니까요.   
 
<아빠가 읽어주는 신기한 이야기>는 농담 따 먹기 식 유머가 아니어도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이렇게 가득하다는 걸 알려주네요. 아이의 엉뚱한 호기심에 엉뚱한 이야기로 대처하는 자세 ^^ 기발한 상상력으로 이야기 만들기의 대가다운 키플링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동물원에 가면 이 이야기들이 저절로 생각날 것 같아요. 어린 유아에게 옛이야기 하듯 들려주면 참 좋겠고요~ 유치 수준 어린이들에게는 더더욱 금상첨화, 이젠 이야기 하나에도 과학 증거를 따지려고 덤비는 초등 4학년 우리 아이도 즐겁게 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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