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재기 양말의 연극 이야기
박영욱 지음 / 멘토프레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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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찰 = 본명 박영욱 + 예명 허벅지 + 인터넷필명 짝재기양말

출처 = 탄생 청계천7가 + 생산 전북김제 + 공급 서울일원

생김 = 性分 수컷 + 1690MM + 중량 60000G + 소양인 + 피 AB형

 

프로필부터 톡톡 튑니다. 28년 동안 본 연극이 3천여 편 넘는다네요. 진정한 연극쟁이입니다.

우연히 본 <관객모독>이란 연극 한 편이 연극인을 만들어냈더라고요. 무차별 탐닉에서 후원과 참여, 총기획하게 되는 순서를 밟으며 연극계에서 흥행기획자란 타이틀까지 얻게 됩니다. 취미에서 직업으로 나아갔으니 행복한 사람입니다. 인터넷 필명 '짝재기양말'이 소극장 정극만을 고집하며 들려주는 연극 이야기 <짝재기양말의 연극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제대로 된 연극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어요.

 

 

 

  

고백하자면 저는 연극을 본 경험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책에 소개된 연극은 딱 두 편 빼고는 아예 제목들조차 낯설더군요. 하지만 서평을 담은 책을 읽다 보면 갑자기 읽고 싶은 책이 생기듯 <짝재기양말의 연극 이야기>를 읽으며 내 마음을 동하게 하는 연극 한 편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짝재기양말의 연극 이야기>에 소개하는 작품들은 (쓴소리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명품 연극들입니다. 이런 작품을 아직 안 본 관객은 불행하다고 당당히 얘기하기도 합니다. 특히 박근형 연출가의 작품이 많이 소개되어 있더라고요. 연극 관련한 사람들 이름조차 모르던 저 역시 하도 듣다 보니 이젠 어디 가서 아, 그 연출가 작품~ 하며 아는 척하게 될 지경입니다. 

 

『 인생을 살아가면서 뭔가 안다는 것, 도통한다는 건 사실 멀리 있지도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은 일이다. 그것은 우리의 일상 속 평범함 속에 있다. 그걸 짠하고 깨닫게 해주는 장치가 바로 '연극'이다. 』 - p40~41


 

 

 

 

 

 

 

『 관객이나 언론이나 평단이나 연극이 갖는 공통된 관점 하나는 우리가 살면서 꼭 알아야 할 사실에, 문제에, 해법에 희망적 환상을 던지는 것! 쓰고 달고 아픈 것을 공감하고 향유하고 다독여보는 방법이다. 』 - p60
 

 

 

 

 

 

 

인생이 담긴 '연극'이란 것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었어요. 현학적이며 어려울 것 같은 연극이 아니라 살아 숨 쉬고 생동감 넘치는 매력 최고인 연극. 상술이 판치는 대학로에서 진정한 보물을 찾는 이들에겐 이만한 가이드북이 없지 싶네요. 단소리, 쓴소리 다 내뱉으며 진정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이란 게 느껴집니다.

 

 

 

연극은 일단 재밌어야 한다는 그의 가치관처럼 부록으로 수록된 저자의 극본 <돈벌레>, 참 재밌더라고요. 돈과 인간의 가치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며 비극과 희극의 차이는 백지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제대로 만끽합니다.

 

연극 본 경험이 없는 제가 이 책을 읽고 끌리는 연극 한 편 생기지 않겠냐는 기대를 했다 했는데 결과는? 몇 페이지 넘기지 않고서도 벌써 콩닥거렸습니다. 연극 강국을 꿈꾸는 짝재기양말님에게 신규관객 1인 동참 되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네요. 연극이란 특성상 지금 공연하지 않는다 해도 낙심할 필요는 없겠더군요. 물론 초연부터 챙겨보면 좋겠지만, 명작은 잊을 만하면 또 공연하니까요. 특히 저자의 극본을 읽으니 텍스트를 좋아하는 책쟁이인 제가 현장의 생생함을 느껴보고 싶어졌습니다.  <짝재기양말의 연극이야기>에는 품질 최고인 연극이 가득해, 연극 초짜라면 엑기스 제대로 뽑아 먹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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