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록 - 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조완선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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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도서의 비밀」 저자 조완선 신작 <비취록>은 다빈치코드처럼 고문서 해독 과정과 연구, 수사를 보여주며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사건을 주제로 한 소설입니다. 물론 비취록이라는 고서는 가상의 책이지만 조선시대 민간에 의해 널리 유포되어온 정감록」 을 모티브로 삼았다네요. <비취록>을 읽으면서 정감록과 관련한 역사 공부를 한 셈입니다.

 

정감록은 이씨 이후의 조선 흥망대세와 세태 민심이 어떠하리라는 것을 예언한 책으로 백성을 위한 이상적인 국가를 세우겠다는 목표로 민초의 열망이 담긴 책인데, 조선 후기 최대 민란이자 조선왕조를 전복하려던 대사건 홍경래의 난을 이끈 주도 세력이 바로 이 정감록을 명분으로 삼았었지요. 그리고 홍경래의 난을 겪은 사람들로부터 태어나 1세기가 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수면으로 떠 오른 책이 바로 이 소설의 비취록입니다. '썩어 빠진 이 세상, 확 갈아엎고 싶은' 민초의 열망이 가득 담겨있는 예언서인 비취록.

 

『 이제 하늘이 응답할 차례였다. 』 - p9

 

 

고문서 수집가로부터 우연히 비취록의 감정의뢰를 받은 자칭 예언서 전문가 강명준 교수는 비취록을 둘러싸고 벌어진 살인사건들을 해결하는 중심인물입니다. 그 역시 순수한 의도로 비취록에 접근한 것은 아니었지만요. 의혹의 근원지 쌍백사의 정체, 비취록의 행방, 예언이 현실로 되길 바라는 이들의 거사를 파헤칩니다.

그 과정에서 동학과 증산도에 뿌리를 둔 민족종교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민족종교와 예언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더군요. 해방 전 위세를 떨쳤던 민족종교인 보천교 이야기는 흥미진진했습니다.
 

 

 

사실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사건이라는 주제만으로는 그렇게 신선한 느낌은 없었지만 작가가 풀어내는 민초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더군요. 이 책이 나온 시기 역시 참 절묘하다 싶을 정도로 책 속 이야기만이 아닌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과 같았거든요. 이 나라는 국민을 위한 국가인지, 국민을 위한 지도자가 있는지...

 

『 천하에 두려워할 것은 오직 백성뿐이다.

무릇 하늘이 지도자를 세운 것은 백성을 돌보기 위함이다. 』 - p276

 

미래를 내다보는 눈과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는 눈을 의미하는 예언. 해석자에 따라 천차만별 달라질 수 있는 예언서지만 그 본질만큼은 민초의 열망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비취록 소설을 읽고나니 정감록과 홍경래의 난을 좀 더 알아보고 싶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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