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잭과 콩나무 애덤 기드비츠의 잔혹 판타지 동화 2
애덤 기드비츠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알던 옛이야기는 어린이용이고 실제 옛이야기는 더 피터지게 잔혹하다는 것, 아는 분들은 아실거예요. 저는 평소 그림형제의 진짜 이야기는 메쓰껍게 느껴지기도 했거니와 (그러면서 미국드라마 '그림형제'를 옛날 어린시절 '전설의 고향' 보던 느낌처럼 오슬오슬 떨면서 봤더라는 ;;) 일명 어른용 버전으로 새롭게 다룬 책들은 계속 피하고만 있었답니다. 그러다 이번에 아이세움의 어린이책 《위험한 잭과 콩나무》를 접했는데요, 잔혹 판타지 동화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책이 정녕 10세부터 볼 수 있는 어린이책이 맞단 말인가... 생각이 들만한 장면이 몇몇 있어서 처음엔 거부감이... (상상을 심하게 하지 마란 말야~! 잔혹 묘사장면은 더 상상하게 되는 그 심리란 ㅎㅎ)

 

그런데 어랏...

읽다보니 이거 울 아이한테 (아이가 딱 열살입니다)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토리에 빠져버렸지 뭡니까. 아이한테도 시간날때마다 한 챕터씩 읽어보라고, 너 평소 좋아하던 으시으시한거 많이 나온다고 말해줬더니 처음엔 어마어마한 책 두께에 울 아이는 자기 책 아닌걸로 알고 관심 안갖다가 첫 장 조금 읽어주기 시작하니깐 알아서 슬슬 발동 걸리더군요.

 

《위험한 잭과 콩나무》에는 그림형제의 옛이야기 주인공은 물론, 외국전래동요인 마더구스에 나오는 인물들 등 몇몇 친숙한 등장인물이 함께합니다. 개구리왕자, 까마귀 칠형제, 잭과 콩나무, 벌거숭이 임금님, 거인사냥꾼 잭, 잭과 질, 물의 요정 전설 등의 이야기를 미리 알고 있으면 조금 더 이해도는 확실히 올라가긴 합니다. 옛이야기니만큼 같은 제목이어도 여러 판본이 있으니 대충 큰 줄거리 가닥만 알고 있어도 읽는데 전혀 무리없고요. 그런 옛이야기, 전설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새롭게 탄생된 책이 바로 《위험한 잭과 콩나무》입니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더 감칠난 재미를 더해 새로운 스토리로 만든 셈이지요.

 

 

 

어떤 노파로부터 달콤한 제안을 받는 잭과 질. 세상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싶어하는 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가 되고 싶은 질. 그 둘은 목숨을 걸고 소원을 이뤄준다는 마법 거울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그 모험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이 이 책의 주 내용이고요.

 

 

귀엽고 달달한 옛이야기가 아니라 기이하고, 피가 튀고, 무시무시한 진짜 옛이야기. 이런 공포, 잔혹은 무서워하며 눈가리면서도 손가락 사이로 볼 거 다보듯 은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을 주는군요. 무엇인가 끔찍하고 잔혹한 일이 일어나리라는 기대를 이 작가는 저버리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 톡톡 튀는 작가의 입담은 빵 터지는 웃음을 주기도 하고요.

 

 

거대한 콩나무를 타고 올라가 살인 거인들을 살해했고, 사악한 인어를 따돌리고, 기지를 발휘해 고블린들을 물리치고...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결국 잭과 질은 원하던 마법 거울을 손에 넣게 됩니다.


옛이야기가 더해지지 않은 작가의 상상력이 오롯이 들어가는 스토리부분이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들 정도로 이 작가 매력있더라고요. 오래된 분노와 상처를 지닌 잭과 질의 마음을 들여다보도록 유도하기도 하고, 그런 잭과 질의 상황을 통해 남의 시선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혼동'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바라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주길 바라지 않고 스스로를 좋아하게끔,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보는' 법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앞서 펼쳤던 스토리와의 연계가 정말 감탄 나올 정도로 매끄럽더라고요.

 

 

애덤 기드비츠 작가의 잔혹 판타지 동화 《위험한 잭과 콩나무》보다 먼저 출간됐던 사라진 헨젤과 그레텔도 표지가 눈에 확 띄어 눈여겨봤었던 책이었지만 읽기를 미루고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 만족도가 높아 결국 이 책도 읽어야겠어요. 매력 돋는 작가의 입담에 다시 한번 빠져들고 싶습니다. 역자의 말을 보니 최후의 그림 왕국》 제목으로 이 시리즈가 또 출간예정이라는데 기대감을 갖고 기다려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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