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잘못 뽑은 반장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3
이은재 지음, 신민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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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4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잘못 뽑은 반장>의 후속편 <또 잘못 뽑은 반장>.

<잘못 뽑은 반장> 읽지 않고 이 책만 읽어도 내용 이해에 전혀 무리는 없습니다.

초등3학년 우리 아이 재밌게 읽었어요.

 

 

유령처럼 그림자같은 아이 공수린과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주인공 행세 하려는 마가희, 두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존재감없이 학교생활하는 공수린은 마가희가 비아냥거려도 할 수 있는 거라곤 못 들은 척 외면하는 것 뿐입니다. 새학년이 되어도 변한 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담임선생님은 좀 다르군요. 어두운 동굴 속에 갇혀 있는 듯한 공수린을 끌어내려고 차근차근 도와주는 선생님의 활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 난 이 도꼬마리가 참 좋아. 뾰족한 가시를 보면 누군가 자기를 만지거나 다가오지 못하게 겁주려는 것 같지?

그런데 아니야. 사실 이 가시는 누군가에게 꼭 붙어서 따라가려고 나 있는 거야. 』 - p14

 

한 학기 동안 친구들 마음을 꽉 쥐고 흔들면서 반을 이끌어갈 반장 선거를 앞두고 도꼬마리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꽉 잡고 매달려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수린과 마가희 두 아이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되는데요, 어떻게든 빨리 주목을 받고 싶어하는 마가희는 언제나 경쟁에서 이기고 싶어하고 그래야 하는게 당연한 아이입니다. 그 뒤에는 역시 유별난 엄마가 자리잡고 있었어요. 역시 가정교육이란.

 

 

그러다 우연히 반장 후보에 이름이 올라가게 된 공수린은 잘난 반장이 될 자신은 없지만, 쓸모 있는 반장이 될 자신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진짜 반장에 뽑히게 되었어요. 몇몇 아이들에게서 '또 잘못 뽑은 반장'이라는 말까지 나오지만 공수린은 '잘못 뽑은 반장'이 되지 않게 선생님과 부반장, 가족의 힘을 받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 나갑니다.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은 공수린이죠.

 

『 나는 보이지 않는 틀에 나를 가둬 놓고 스스로를 더 작아지게 만들었다. 나를 한심하게 만드는 건 바로 나 자신이었다. 』 - p121

 

반면 공수린을 반장에서 내려오게 만들려고 온갖 방해를 하며 경쟁에서 밀릴까봐 불안했던 마가희는 지는 법도 올바르게 배울 줄 아는 아이로 한단계씩 성장하게 됩니다.

 

 

초등중학년 아이들이 읽기 좋은 수준의 책이고요, 존재감 없던 아이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친구, 가족 관계 이야기가 어른이 읽어도 감동할만큼 좋은 문장이 콕콕 박혀 있어요. 진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가 어른들을 고개숙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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