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진행형인 건축의 신 '가우디'의 꿈《스페인은 가우디다》

스페인은 가우디다 - 스페인의 뜨거운 영혼, 가우디와 함께 떠나는 건축 여행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4년 9월

시대마다 대표적인 건축양식이란게 있는데 건축가 가우디는 그 이름 자체만으로 하나의 양식이 된 건축계의 거장입니다. 가우디의 건축물은 이전에도 본 적 없고 그 이후에도 본 적 없는 가우디만의 건축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우디라는 이름은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통해 스페인에 관심이 높아졌었던 시기와 '꽃보다 할배' 스페인편 방송을 통해 특히 잘 알려졌었죠.

《스페인은 가우디다》책은 전작 《스페인은 건축이다》 책과 함께 읽으면 금상첨화입니다. 방송과 책을 접하면서 스페인 건축물 중에서도 가우디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도시화계획 이후 천편일률적으로 비슷비슷해진 건물들 속에서도 톡 튀는 가우디 건물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더군요.

우리 아이도 《스페인은 건축이다》책을 당시에 함께 보면서 가우디의 구엘 공원이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 같아 좋아했던터라 가우디라는 건축가를 더 알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스페인 전문 건축가 김희곤 저자님의 후속책 《스페인은 가우디다》 책이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건축물이 품고 있는 시대의 이야기와 더불어 그 시대를 함께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가우디의 일생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 《스페인은 가우디다》는 건축에 문외한이지만 가우디 건축물을 보면 탄성을 내지르는 저같은 일반인이 읽기 좋게 만든 책이네요.

▲ 가우디 건축물 지도도 포함되어 있네요

"직선은 인간의 선이며, 곡선은 신의 선이다." - 가우디

《스페인은 건축이다》에서는 이슬람 문화가 융합된 스페인 건축의 특징을 알려주었다면, 《스페인은 가우디다》는 이슬람 건축의 세밀한 기하학을 바탕으로 빛의 미학을 그만의 해석으로 독창적으로 표현한 스페인 건축의 거장 '가우디'를 집중조명합니다.

다양한 문화가 스며들어 어우러진 스페인 문화. 과거의 양식에 얽매이지 않고 가우디만의 건축 원칙을 세워 현장에서 느껴지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3차원 공간구조 모델을 먼저 세워 도면 그림을 그린 가우디의 방식은 교수의 기호에도 맞지 않아 외면받기 일쑤였답니다. 바르셀로나 건축대학 졸업식에서 학장이 '천재 아니면 바보'라 일컬을 정도로 가우디는 일찌감치 그만의 방식을 고집했던 사람입니다. 가우디에게 영감을 준 역사, 다른 건축가들, 건축 과정에서의 뒷이야기 등 가우디의 일생을 알게 되니 그의 작품 하나하나가 더 새롭게 다가오네요.

『 공간의 본질은 시대의 변화를 좇아 다양한 상징들로 채워 넣은 화려한 장식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예시하는 공간 질서다. 영웅과 신화의 이야기로 가득 채운 신의 공간이 아니라 시대의 양심을 반영하며 인류의 미래를 열어주는 공간의 주인공은 결국 인간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연주하는 위대한 지휘자다. 』 - p31

『 디자인의 생명은 결국 자신의 문화 뿌리에서 나오는 독자적인 철학이다.

건축가는 결국 자신만의 굳건한 철학의 대지 위에 집을 짓는 작가다. 』 - p99

시대를 앞서가다보니 주변의 반대가 심해 오롯이 가우디의 손으로 완성을 끝내기보다는 미완의 건축물이 대부분이라 합니다. 그나마 부자 사업가였던 구엘이 가우디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 결과적으로는 우리 눈을 호강하게 해주는군요.

가우디는 그의 인생 첫 번째 프로젝트였던 포블레트 수도원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며 근원적인 생각에서 설계를 출발해 공간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 원칙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대장간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투철한 장인정신은 사무실에서보다 현장에서 직접 뛰어다니며 손수 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이어져 바르셀로나 폭동때에도 부자 건물이 무참히 파괴될 때 가우디의 건축물은 거의 훼손되지 않았을 정도로 노동자들이 보호했을 정도라네요.

당시 바르셀로나는 빛과 어둠을 동시에 품고 있었습니다. 부자들의 성당만 있었을 뿐 가난한 자와 부자의 간극이 컸던 시기를 경험한 가우디는 말년에 전재산을 희생하여 오로지 <성가족 대성당>을 짓는데 몰두하게 됩니다.

바르셀로나의 랜드마크로, 바르셀로나 시민 13,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제단과 예배공간인 <성가족 대성당> 건축물은 10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성가족 대성당>은 총감독직을 물려받은 가우디 평생의 작품이자 회환이 담긴 건물입니다. 가우디 서거 100주년인 2026년에 준공하겠다는 일념으로 공사중이지만 성가족 대성당의 지하에 누워있는 가우디의 꿈이 때맞춰 이뤄질지는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