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불량일기 - 고군분투 사고 치며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에서 살아남기
에릭 케스터 지음, 차백만 옮김 / 미래의창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하버드'하면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과 '금발이 너무해', 페북 마크 주커버스를 다뤘던 '소셜 네트워크'가 떠오르는데 그걸 잊을만큼 재미있는 책을 읽었네요. 책 진득하게 펴들 시간마저 부족했던 요근래였는데 한번 펴드니 중간에 책을 놓기가 힘들 정도로 대단한 흡입력~! 《하버드 불량일기》도 영화로 나오면 배꼽빠지겠다 싶을 정도로 좌충우돌 하버드 입성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버드 합격통지서를 받는 날부터 시작되는 리얼생생한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에세이입니다. 저자의 입담이 예사롭지 않더라고요. 한 장씩 넘길때마다 어찌나 큭큭거렸는지.



뛰어난 학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에 겁이 나기도 하고, 경쟁하는게 가능하기나 할까 하는 생각만 가득한 그는 공부벌레들의 요람에 들어가기전 나름 대비랍시고 한 것도 참 썰렁하기 그지없는 일들이었고요.

어떻게든 쪽팔리는 일만 하지 말자라고 다짐했으면서도 결국 기숙사 입소일부터 사건은 터지는군요.

 

팬티만 입고 하버드 광장을 거닐고, 중간고사에서 38점을 받고, 컨닝 계획을 짜고...  하버드에서의 1년, 그에게 있었던 일은 참 파란만장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위안을 해보지만 그에게 닥치는 일은 재앙 수준이었고요.


과연 에릭 케스터는 하버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중간에 포기하지는 않을까, 살아남는다면 어떤 계기로 그렇게 될까... 저도 궁금해질 지경이었습니다.



"똑똑하지만 덜 떨어진 하버드 학생다워." - p23

 

미식축구에 꽤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그것때문에 입학허가가 이뤄진거라 믿기도 했었고요) 결국 그마저도 인정 못 받는 현실, 어떤 분야에서도 딱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나름 평범한 그가 하버드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의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져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저 웃고 넘길 일은 아니더라고요.



막상 입학하고 보니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뼈저리게 깨닫고 스스로 낙오자로 여기게 되기까지 합니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학교에 들어온 거지? 아, 죽어버리고 싶다......' - p84



킥킥거리게 만드는 웃음 속에서도 문득문득 그의 진실한 마음이 엿보이는데 그렇게 마음고생을 하면서까지 버텨야 하는 것인지 갈등하는 그를 보며 소위 일류대학에 들어가는것을 목표로 무작정 달린 아이들이 막상 입학 후 느끼는 감정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았어요.


그저 한 개인의 웃픈 고군분투기만이 아니라, 과거의 유산에 얽매인 명문대가 가진 하버드의 다른 면도 함께 알 수 있어서 하버드가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또다른 느낌으로 하버드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책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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