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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발칵 뒤집은 판결 31 - 법정에서 바라 본 세계사의 극적인 순간들과 숨은 이야기
L. 레너드 케스터 외 지음 / 현암사 / 2014년 5월
평점 :
군주를 처단한 재판,
권력투쟁과 정치수단으로 이용된 재판, 대중의 호기심과 관음증을 충족시켜주는 수단으로 변질한 재판, 경제 스캔들
등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재판과 판결을 다룬 책 《세계를 발칵 뒤집은 판결 31》은
기원전 399년
소크라테스 재판에서부터 2011년 일본 호리에 다카후미 판결까지 총 31개의 재판과 판결을 소개합니다.
인상적이고 결정적인
장면들이 법정을 무대로 펼쳐지는데 이런 판결을 통해 공화정 말기의 로마, 황금시대 영국, 혁명의 후유증에 휘청거리던 프랑스와 러시아, 대공황
직전의 미국 등 다양한 시대와 공간 속에서 세계 역사에 큰 자취를
남긴 재판과 판결을 볼 수 있습니다.

잔 다르크 재판에서
교묘한 덫이 되는 질문들을 보며 두근두근했네요.
사제와 신학자 수십
명이 시골 소녀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나 함정 질문을 피하는 잔
다르크의 대답은 묘한 희열을 느끼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글을 읽을 줄 모르던 잔 다르크는 속아서 서류에 서명한 것 때문에 처형되게 되었습니다.

인적, 물적 피해가
엄청났던 LA 폭동사건을 촉발한 로드니 킹 사건 재판
결과와 더불어 LA 폭동사건 때 한인 타운이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다는 것 등 오래전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던 사건의 이면도 살펴보게 되었네요.

월스트리트 증시 거래도
거의 중단시켰을 정도로 전 세계를 텔레비전
앞으로 끌어들인 법정 리얼리티 쇼 O. J. 심슨 재판도 빠질 수 없습니다. 세기의 재판으로 알려졌죠. 미식 축구계의
영웅 O. J. 심슨이 전처 니콜 브라운 심슨과 웨이터 로널드 골드먼 살해혐의를 받았는데 일명 드림팀 변호인단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그 외 각종
인종차별 논란 경관사건 등이 합쳐져
대부분의 사람이 그가
유죄라고 심증은 갖고
있었지만 결국 무죄를 받아 사실상 전
세계인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교황 시신을 꺼내
대례복까지 입혀 재판했던 엽기적인
재판, 진화론과 창조론이 법정에서 붙은 일명 원숭이 재판, 2차대전 전범들에 대한 재판, 천재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동성애 재판 등 읽을거리가
상당합니다. 《미국을 발칵 뒤집은
판결 31》에 이어 《세계를 발칵 뒤집은 판결 31》은 미국 변호사 L.
레너드 케스터와 한국계 논픽션 작가 사이먼 정이 쓴 책이어서 그런지 한국 이야기도 간간이 등장을 해서 더 관심
있게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각 재판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설명하며 그 재판, 판결의 영향을 짚어보는 이 책 덕분에 세계사를 색다른
시각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