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고양이, 인간 세상을 탐닉하다
최동인 글.구성, 정혜진 그림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달커피님의 과 칠렐레 팔렐레님의 그림이 잘 어우러진, 산책하는 고양이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카툰 에세이 《낭만 고양이, 인간 세상을 탐닉하다. 반려묘 네 마리가 있는 부부작가다. 아파트를 떠나 골목이 있는 집으로 이사 온 후 만난 고양이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느낀 단상이 이 책 탄생의 계기가 되었다 한다.

 

아무런 글 없이 무덤덤하게 그림으로만 표현하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인상적이다. 

우리 시대의 보통 사람, 무심히 지나가는 이들의 각각의 사연 8편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연결되면서 처음 나왔던 프롤로그의 그림과 마지막에 나오는 에필로그의 달라진 그림에서 가슴 따스한 위로가 전해진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20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아줌마, 30대 샐러리맨, 고양이 사진을 찍는 남자, 혼자만의 세상에 갇힌 우울한 여자, 치매 할아버지 등 안타깝고 외롭고 쓸쓸하고 상처받은 이들에게 고양이는 어떤 존재로 다가갈까.

 

 

'혼자라고 느껴진 순간,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무심코 지나다니던 길 그곳에 고양이는 있었다. 고양이는 말없이 다가왔지만, 이들은 고양이를 스쳐지나 보며 또는 인사를 건네며 각자의 힘든 세상사를 견뎌내고 이겨낼 기운을 받는다. 주인공 고양이 '단지'는 그저 관찰자로서 그들의 주변에 있었을 뿐이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상처를 치유하기도, 용기를 얻기도 한다. 고양이가 준 작은 위로를 우리는 어떻게 돌려줘야 할까.

너무 잔잔하게 나가기보다는 저자가 찍은 카툰과 의미가 일치하는 사진들도 수록되어 있어 기분 전환을 유도하기도, 글의 깊이를 더해주기도 한다. 외롭고 고독한 현대인의 삶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낸 이 책은 고양이가 건네는 작은 위로가 주는 감동의 여운은 책 속의 인물들을 넘어서 우리에게까지 전해진다. 《낭만 고양이, 인간 세상을 탐닉하다》는 인간을 중심으로 그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따뜻한 세상을 꿈꾸게 하는 카툰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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