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퀴어 주겠어! 세트 - 전3권 블랙 라벨 클럽 8
박희영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애묘인이라면 반가운 로맨스소설 《할퀴어 주겠어!》.  '어느 날 내가 고양이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면?' 생각에서 출발한 이 소설은 실제 반려묘가 있는 작가의 책이어서 애묘인으로서의 공감은 가히 폭발적이다.

 

 

훈내 돋는 외모를 가진 오빠친구 진혁을 향한 3년간의 짝사랑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부푼 희망을 품고 있는 신입생 윤청아. 진혁 꼬시기 계획에 돌입했건만 입학하자마자 '교통사고를 당했다가 깨어났는데 고양이가 되어 있었어요.'라는 말도 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것도 한국이 아닌 외딴 곳에서, 무려 인간 말을 할 줄 아는 노란 아깽이로 말이다.

 

 

바람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전령사 대공 전하댁에 쥐잡이용 고양이 신세로 들어가게 된 청아의 좌충우돌 집사 길들이기(길들이기라고 쓰고 길들여진다라고 읽는다) 한판 승부! 1권은 특히 깡패 고양이끼가 다분히 넘쳐흐르고 이후로 갈수록 골때리는 상황은 덜해지긴 하지만 그때부터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더욱 몰입하며 읽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 쥐 없다며, 이 인간들아. 낚였어. 그것도 대박 낚였어. 』 - p44

 

 

 

나는 인간인가, 고양이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머리카락만 보면 휘적휘적 잡아채 놀고 싶다거나 '자는 척' 스킬, 책 테러, 잉크 묻히고 스파이더 냥이 되기 등... 굴욕같은 고양이 본능에 청아는 종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파블로프의 고양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인 청아. 그런데 단순히 고양이로 변신된게 아니라 그녀의 정체는 정령계와 자연계에서 가장 귀이 여겨지는 존재이자 신의 자손, 영생을 살 수 있는 성스러운 존재인 신수라는 것이 밝혀지는데...

신수 청아와 대공 전하 류안은 반려동물과 집사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신수를 둘러싼 비밀 등 무려 세 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임에도 그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이어져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을 가졌다.

 

 

저자의 입담이 참 감칠나게 맛나다.

사과를 둘러싼 서스펜스 스릴러 역하렘물은 백설공주이며, 마녀의 대사기극 인어공주, 유전자가 변형된 거대 콩 이야기 잭과 콩나무 등 전령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에피소드에 나오는 글이나 집사와 고양이의 관계를 리얼하게 그려내는 소소한 부분들이 크큭대며 웃고 공감하게 만든다.

 

  

달달하다가도 가끔은 가슴이 욱신거리는 로맨스적 요소 외에도 애묘인으로서 느끼는 일상의 감동과 길고양이에 관한 사회적인 이야기까지 한데 어우러져, 지금까지 나와있는 고양이 관련도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있는 사진 에세이류 외  《할퀴어 주겠어! 로맨스 소설을 통해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만끽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

 

깨알같은 입담과 구석구석까지도 애묘인이라면 좋아할만한 편집, 궁금했던 후기와 외전, 독특한 세로 띠지 등 구성방식이 특히 만족스럽다. 책을 펼친 이후로 블로깅도 안하면서 한방에 읽어내려가게 한 흡입력 있는 로맨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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