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반띵
김승일.김엄지.박성준 지음 / 멘토프레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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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독특한 책을 봤나~ 

 

읽으면서 어색한 느낌이 살짝 들어 세대차이가 나는건가 그런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내 20대때나 이 저자들의 현재진행형 20대가 갖고 있는 문제의 근원은 같은데 그걸 글로 뱉어내는 코드가 내 입장에선 참 신선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허무개그를 보는 듯 어이없이 웃겨서 골때리는 부분도 많았고, 엉뚱한 상상력에 놀라기도 했고, 감정의 오물을 토하듯 슬픔 아니... 좌절감이 언뜻언뜻 비쳐지는 부분에선 가슴이 아프기도 했고.

 

 

《소울 반띵은 김승일, 김엄지, 박성준 세 명의 20대 청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김승일 저자의 글은 홍대에서 홍대 에세이를 쓰고 홍대에서 시를 쓰는, 홍대에 관한 이야기다.

원체 음악에는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인디밴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도 지루하지 않고 유쾌하게 읽어낼 수 있었다. 반전의 묘미가 있다고나 할까. 평범한 사람들과 구분되고 싶어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들, 아직 유명하지 않은 것들을 좋아했다는 김승일 저자. 맞아맞아, 꼭 그런 애들이 우리때에도 있었어 ^^

졸업작품으로 썼다 못 낸 희곡 <홍대>를 소개하면서 우디 앨런처럼 엄청 웃기고, 수다스럽게 하고 싶다는 저자의 말처럼 《소울 반띵》에서 그의 글은 정말 우디 앨런같은 느낌이었다. 홍대와의 인연이 참 깊은 사람... 좋아하는 것을 한 우물 파고 있는게 부럽기도 하다.

 

 

김엄지 저자의 글은 아..한마디로 표현을 못하겠다. 참 생경하면서도 현실적이다. 4차원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는 저자같다.

뜻이 없는 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순간들, 그런 순간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녀의 친구와의 문자를 두고 '탄력적이고 지치지 않으며 의미와 답을 알 수 없는 대화' 같다는 문장처럼 저자의 글이 딱 그렇다. 내가 또는 다른 누군가도 겪을만한 일상의 주제가 이렇게 시니컬하게 표현될 줄이야.

 

 

 

박성준 저자의 글은 공부도 해야하고 돈도 벌어야 하는 20대 청춘 시인의 삶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다.

시에 대한 정의를 말한 부분은 큰 공감이 됐다. '낭만보다 실존'이라며 현실과의 사투를 힘겹게 내뱉고 있는데 누이의 신병 이야기에서부터 신열을 앓는듯한 그의 글은 진중함을 보이면서도 신랄하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3년이나 걸렸다는데 초반에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그들의 말처럼 그들의 시대는 변하지 않는듯 하면서도 끊임없이 뒤돌아보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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