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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산책 - 매혹적인 밤, 홀로 책의 정원을 거닐다
리듬 지음 / 라이온북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지나치게 가벼운 베스트셀러와 지나치게 어렵고 재미없는 추천도서 속에 독서는 '어렵고도 어려운' 존재였다고 말하는 저자.
그러다 누군가 버린 책더미 속에서 현재 필명이 된 '리듬'이란 책과의 진솔한 인연이 이렇게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독서경험을 풀어놓을 수 있게 되었고 저자가 받은 공감을 나 역시 함께 받게 된 책 <야밤산책>
사랑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한다는 것.
그리고 그 변해가는 사랑을 지켜보는 일이 생각보다 고통스럽다는 것.
또다시 사랑은 찾아오지만 그 사랑도 변할 걸 알기에 선택할 수 없다는 것.
- p86
삶의 변화를 슬슬 이끌어내는 1부, 가슴이 시린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은 2부, 삶의 방향에 관한 3부, 현대 사회에서의 개인의 문제를 다룬 4부로 구성된 이 책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파트는 2부였다. 저자의 리뷰는 찾아 읽고 싶게 만드는 공감만배의 솔직함과 담백함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마리안네의 모든 행동을 '사랑'이라는 이유로 합리화할 수는 없지만
'행복'이라는 이유로는 설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17

치열하게 읽으라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좋다.
어떨 땐 미친 듯 빠져들어야만 이해 가능한 내용이 땅기는 시기도 있지만, 요즘의 나는 저 말이 좋다.
그저 자신에게 재미있고, 필요하고, 울림을 주는 책을 읽으면 그만이다는 생각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독서를 해 온 그녀는 책 읽기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하며 <야밤산책>이 탄생하였다고 한다.

여타의 서평책을 읽을 때마다 한 두 권만 읽고 싶은 책을 건져도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 내 취향이 이번에는 제대로 만났던 것 같다.
만인의 작가, 베스트셀러는 읽기 싫어하는 묘한 반발 심리가 있다는 저자의 말에 끄덕끄덕~ 나도 그런데 하며 공감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그만큼 매혹적이었다는 베르나르 베르나르의 <웃음>처럼 만인의 작가가 쓴 책 이야기들은 등장하는데 다른 사람의 리뷰를 읽고서도 크게 땅기지 않았던 책들이 읽고 싶어진다는 생각이 들 만큼 내가 가진 코드와 맞게 소개를 해주고 있어 어느새 그 묘한 반발 심리가 슬쩍 사그라져 있기도 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책 가운데 보석무더기를 찾은 것 마냥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책이 많았으니 (설사 아직은 이 책만큼은 좀.. 하며 미루더라도 저자의 생각에는 충분한 공감을 하게 되었으니) 저자의 역할은 성공한 셈이다.
후반에 저자가 덧붙인 책 읽기 좋은 시간, 좋은 책 고르기 등의 나름의 노하우도 그녀의 리뷰를 읽으면서 느낀 그 감정 그대로 배신하지 않고 공감될만한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소소한 생활, 거창하진 않지만 나름 힘든 삶과 연관된 책 이야기들을 따라가 보면 지금 내 상황에서 읽고 싶어지는 책이 한 권 한 권 마음에 쌓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