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가끔 고양이 - 이용한 시인의 센티멘털 고양이 여행
이용한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명랑하라 고양이>, <나쁜 고양이는 없다> 책으로 여행하는 시인에서 고양이 작가로 더 알려진 이용한 님의 고양이 시리즈 네 번째 책 <흐리고 가끔 고양이>가 출간되었다!

여름 즈음 출간예정이라는 이야기를 트윗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용한님의 고양이 시리즈가 그간 북폴리오 출판사에서 쭉 나왔던 터라 출판사 신간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이용한님 책인지 아닌지부터 살펴봤을 정도로 그동안 내심 얼마나 기다려 왔었는지~ 휴가 갔을때 출간 소식을 접하고서 바로 주문하고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도착한 책을 여독을 풀지도 않은 채 이틀동안 내리 읽었다.

 

이번 <흐리고 가끔 고양이> 책은 표지가 좀 더 에세이틱해졌다.

표지 고양이 사진은 작게 자리 잡고 있고 제목도 무슨 의미일까 싶을 정도로 첫 느낌은 감이 잘 안 왔지만.

고양이 여행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이번 책은 고양이 여행 시리즈의 국내 편이라니~~! 해외 편이 될 다음 책도 벌써 기대된다.

 

국내 편은 제주 가파도에서 강원도 원주.. 하물며 울릉도까지 2년 반 동안의 고양이 여행을 통해 만난 약 60여 곳의 고양이가 이 책에 담겨있다고 한다. 고양이는 기다리는 법이 없었기에 기존의 여행과는 다른 힘든 여정이었다는 말에 소중한 사진들 한 컷마다 천천히 음미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거문도 어장 관리 고양이, 민박 손님에게 삥 뜯는 고양이, 역무원 고양이, 도서관 고양이 등...

갈망하는듯하면서도 나른하고 푸근한 고양이의 눈빛을 보면 너무 사랑스러워 눈물이 날 지경인 무장해제 만드는 달달한 사진들, 가슴이 시큰하게 아파지는 이야기들과 더불어 이용한님 특유의 담백한 글맛은 역시 최고다.

 

 

사람과 고양이의 거리는 사람이 고양이에게 베푼 마음과 비례한다는 말에 캣맘들은 절로 공감이 될 듯하다.

이 책 다음으로 출간될 해외 편에도 나올 거라 예상되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사람만 보면 도망치는 한국의 고양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남다른 열정으로 고양이 사진을 찍어오다 보니 고양이 행동에 따라 그 동네 인심과 분위기가 어느 정도 예상된다고 한다. 느긋하고 명랑한 고양이 모습은 그저 무심한 듯 사람과 공존하며 지낸다는 의미...

고양이의 경계심이 심할수록 고양이에 대한 인심이 사납다고 하는데 고양이는 그저 그곳에 있을 뿐이건만...

고양이 사진 찍는다 하면 저놈의 괭이들 다 잡아갔으면 좋겠다는 말도 숱하게 듣고 그럴 때면 울분이 솟구친다는 저자의 착잡한 속내를 털어놓고 있다.

 

 

 

달달함 외의 불편한 이야기들... 공존을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을 이번 책을 통해 잘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고양이가 존재하는 이유..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고양이일 것이라고.

 

<흐리고 가끔 고양이>는 기존 고양이 시리즈에 비해 글이 더 깨알같이 빼곡한 느낌이다. 원래부터 이용한님의 고양이 시리즈 책 세 권 모두가 만만치 않은 사진과 글밥이었지만 이 책은 글씨체가 작아지고 감성 에세이면서 한편으론 길고양이에 대한 사회적 시선에 대해 좀 더 적나라하게 끄집어내고 있어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가 곳곳에 있는 터라 더욱 한장 한장 쉽게 넘길 수 없었다. 흐리고 가끔 고양이라는 제목의 의미는 책에서 직접 찾아보자. ^^ 고양이 사진이 사랑스럽거나 안타까워 천천히 아끼며 본다기보다는 좀 더 생각할 거리를 툭툭 던져주고 있어 쉽사리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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