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의 재발견 - 1년 내내 계획만 세우는 당신을 위한 심리학 강의
피어스 스틸 지음, 구계원 옮김 / 민음사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늑장 심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 피어스 스틸 박사의 늑장에 대한 10년여 연구 성과를 담은 책, <결심의 재발견> 

미루는 습관이 안 좋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는 왜 늑장을 부리게 되는 것일까?

늑장에 관한 모든 것을 파헤쳐본다. 

 

저자 역시 인생 대부분을 좌절감과 무력감으로 늑장을 부리며 살아왔었다고 한다.

인간이 어떻게, 왜 늑장을 부리는지에 대해 현존하는 거의 모든 과학적 방법론과 기술을 사용하여 본질을 연구한 끝에 변화의 주요 원동력을 밝혀내고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의 도출로 하나씩 체계적으로 자신의 삶에 도입, 실천한 증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신중함, 인내, 우선순위 정하기 등에도 모두 미룬다는 의미가 들어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늑장의 의미는 제때에 하지 않으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일을 미루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손에 잡히는 대로 모든 일을 끝마쳐야만 하는 강박증이 있는 사람 역시 문제 있다. 현명한 미루기도 필요하다는 뜻.

 

늑장의 대가는 크지만, 늑장 부리는 버릇은 변명을 지어내기 바쁘며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보통은 완벽주의자에 가까워서 엄청나게 높은 기준을 설정해 놓고 그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 일을 미룬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회피의 악순환으로 귀결될 뿐이다. 

기대치, 가치, 시간에 대한 부분이 늑장 부리기 원인이 되는데 가장 큰 원흉은 추상적 목표로 미래를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늘 당장 살 쇼핑 목록 vs 1년 뒤 살 쇼핑 목록을 생각해보면 구체적 목표와 추상적 목표 간의 차이를 짐작할 수 있다.

 

늑장의 원인에 대해 저자는 뇌과학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늑장은 '지금 이 순간' 즉시, 그리고 구체적인 상황을 관장하는 뇌의 변연계가 전체를 총괄하는 사고와 추상적인 개념 그리고 먼 미래의 목표와 같은 영역에서 힘을 내는 뇌의 전두엽 피질을 거부할 때 발생한다고 한다. 즉, 전두엽 피질 부분의 영향이 약해질수록 인내심은 줄어들게 되고 늑장을 부리게 된다는 의미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바라본 늑장의 원인에 대해서도 설명하는데, 인간은 살아있는 거의 모든 것을 죽이고 먹기 위한 인내심을 지니고 있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내심은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특징과 현실의 괴리가 있다는 것. 인간은 진화하는 과정에서 욕구와 그때그때 해야 하는 행동이 일치했지만, 차츰 미래를 예상하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타고난 기질에 맞지 않는 상황에 부닥치게 되었고 그 결과 현재 상황을 중요시하는 본성과 장기적인 계획 사이에서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즉, 늑장을 부리는 근본원인은 인간이 현재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늑장을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신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균형 잡기, 내 일을 사랑하고 소중히 대하기, 충동성 억제, 바로 시작하는 습관 등을 기본으로 다이어트, 일상 속의 늑장, 빚 등 실용적인 예제를 통해 해결 가이드를 꼼꼼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회피 목표가 아닌 접근 목표를 세우자는 항목이 특히 와 닿았다. ~하지 않는다 보다는 ~한다 라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 금지하는 인내심보다는 차라리 행동하는 실천력이 더 우월하지 않을까.

 

늑장에 관한 한 대단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저자. 다른 동기 부여 관련한 책이나 새로운 사례에서 무언가 새롭거나 유용한 원칙을 발견하게 되면 저자에게 알려달라고 한다. 자신부터 놀랄 것이기 때문이라고. 책 끝에 엄청난 양의 참고논문 수록 분량을 보니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비합리적인 미루기인 늑장은 필연이 아니라 경향이다. 우리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인정할 수 있다면 대응조치도 취할 수 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해를 바탕으로 저자가 제안하는 알맞은 조언을 받아들이고 남은 일생 늑장 부리는 습관을 버리고 잊힌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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