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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소통의 기술 - 적을 내 편으로 만드는
조너선 헤링 지음, 서종기 옮김 / 북허브 / 2013년 4월
평점 :
적을 내 편으로 만드는 유쾌한 소통의 기술
원제 How to argue : powerfully, persuasively, positively
이런 부류의 책은 일부러 찾아 읽지는 않는 편인데 우리나라, 일본 작가가 아닌 옥스퍼드 법학과 교수의 책이어서 관심이 갔다고 하면 웃긴 동기가 되려나 ^^
어떤 상황에서든지 논쟁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유쾌한 논쟁은 생활에 활력을 더하지만 무익한 입씨름은 이제 그만!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생각을 공유하며 상호이익을 도모하는 수단으로서의 논쟁이 필요하다. 이 책은 논쟁의 열 가지 황금률, 능숙하게 논쟁하는 법을 알려준다. 자기 생각을 명확히 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대화기술을 키우고 제삼자 간의 논쟁에 대처하는 방법 등 일상 속의 논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여러 방법 중에서 특히 눈길이 간 부분은, 입증책임을 상대방에게 지우라는 것. 옳거니!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 주장이 채택되어서는 안 되는 근거가 무엇인지 물어보라는 부분은 슬며시 미소가 나오게 하는 방법이었다.
어떨 땐 과감히 논쟁을 그만두거나 피하라며 침묵의 위력에 관해서도 소개하는데 논쟁자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다스릴 줄 알아야 하는가가 관건이지 싶다. 혼자 부글부글하면 결국 침묵의 위력을 내세우지도 못할 터이니. 게다가 다의적인 속성이 존재하므로 얼떨결에 반대나 찬성 쪽으로 끌려가지 않도록 주의도 해야 하고.
어떤 이들은 블로그에 글을 쓰는 행위가 타인과의 대화와 같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하다며 대중적인 논쟁의 장이 된 블로그 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고, 어떠한 주장을 반드시 강압적으로 밀어붙여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상대에게 동의를 강요하지 말고 그저 상대에게 다시 생각할 시간을 주고 더욱 깊은 논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편한 마음으로 기다리라고 조언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강하게 밀어붙여야 하는 부분에 관해선 자신의 책보다 더 나은 책을 소개해주기도 하는데 (협상가의 생각과 마음) 한글번역판은 없는지 검색이 되질 않는다.
논쟁에서 어느 한 쪽만이 완전하게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논쟁은 대개 양쪽이 어느 정도 절충안을 찾았을 때 결말을 보게 된다. 논쟁에서 이기고 친구를 잃기란 생각보다 쉽다. 논쟁 방식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인생에서 인간관계보다 논쟁 자체가 더 중요한 상황은 극히 드물다.
실전편에서는 부모, 자녀, 직장, 업체에 불만 호소하는 법, 전문가를 상대하는 법, 자신의 오류를 깨달았을 때 등 다양한 실생활 사례를 제시하고 있어서 제법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마치 텍사스 롱혼 같군요. 요점은 황소 뿔처럼 여기랑 저기 끝에 있는데, 그 사이에 엄청난 덩치가 들어차 있으니까요' 처럼 우리나라 저자가 아니어서 예시문장이 우리 정서에는 어색한 것들도 있긴 해서 그런 점은 아쉬웠다.
절대로, 결코, 화내지 마라.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생각외로 어려운 부분이긴 하나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이성을 잃는다면 논쟁에서 패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기 마련. 기술적인 대화법도 필요하고 그보다 근본적인 자신의 마음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에서 언급한 모든 방법으로도 통하지 않는다면, 아예 관계를 끊으라고 말하는 저자 ^^
부제에서처럼 논쟁은 남을 이기는 것보다 자신을 발전시키는 데 있다.
논쟁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