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유대인 - 하버드를 지배한 유쾌한 공부법
힐 마골린 지음, 권춘오 옮김 / 일상이상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전 세계 인구의 0.2% /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약 25% / 미국 노벨상 수상자의 절반 이상 / 하버드대 졸업생 중 30% 이상 / 뉴턴, 아인슈타인, 칼 마르크스, 마크 주커버그, 노암 촘스키, 조지 소로스, 스티븐 스필버그...등등

 

종교와 문화적으로 복잡한 모습을 띈 유대인. 오늘날 유대인들이 전세계를 움직이기 된 데에는 질문을 통한 협력과 소통의 공부유대인의 공부가 그 바탕을 자리잡고 있다.

 

최고의 공부란 무엇인가를 다룬 얼마전 방송했던  KBS <공부하는 인간> 다큐에서도 유대인의 교육에 대해 집중했었는데 방송을 보면서 사교육 없이 하버드대를 입학, 졸업하고 구글에 입사한 릴리 마골린은 출연자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았던 사람이다. 릴리 마골린은 당시 방송에서도 자신의 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서 아버지를 손꼽았다. <공부하는 유대인>두 명의 한국 아이들을 입양해서 유대인으로 키운 릴리 마골린의 아버지, 힐 마골린의 유대인 문화와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00명의 유대인이 있다면 100개의 의견이 있다 라는 유대의 속담처럼 배움과 성장을 돕는데 개개인에게 적합한 관심과 양육법이 필요하다고 한다. 개성을 존중하는 유대인의 교육에서는 각자의 능력은 비교되지 않는다. 저자의 아들과 딸, 둘간의 너무나도 다른 학습방법과 접근방식에 대해 부모로서 했던 일은 그저 아이들의 조력자와 길잡이 역할을 한 것 뿐이었다고 한다. 한국의 아이들은 생존과 성공을 위해 공부를 한다. 반면 유대인 교육의 핵심은 현재 자신의 위치를 알고 상호소통하며 자존감을 갖도록 하는 것.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를 자신의 미래와 연관해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대인 교육의 두 기둥은 유대교의 가장 근본적인 경전인 <토라>와 토론서의 형식을 가진 유대교 최대의 율법서 <탈무드>이다.

유대교의 인생지침서이기도 한 토라는 모세가 쓴 5개의 책으로 구성된다. 토라의 행동기준은 삶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매일 주기적으로 공부하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평생학습,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보여주게 된다. 토라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기계적으로 외워야 하는 것도 아니며 단지 배움의 매개체일 뿐이라는 것은 KBS 공부하는 인간 다큐에서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도서관인 예시바의 모습은 공부란 상호소통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던 사례이다.

탈무드는 성서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과는 상반된다. 절대적인 진리 제시 대신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절충하고 서로의 논리를 보완하며 전개해서 탐구하는 습관을 형성하는것으로 탈무드는 유대인 문화의 근간이 된다. 자식에게 물고기를 잡아다주기 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유명한 말이 탈무드에서 나왔는데 이는 곧 스스로 답을 찾는 아이, 그리고 자신이 내린 결정에 책임감을 가짐을 의미한다. 방대하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질문과 논증의 기록인 탈무드는 비판적 사고 기술을 향상시키는 생각하는 과정을 배우는 책이다.

유대교에서 자녀들이 도달하길 바라는 인산상은 완전한 신뢰를 받는 사람이다. 이를 추구하기 위해 이상적인 부모가 해야 할 일은 토라 가르치기, 좋은 인간 관계 유지, 선한행위를 실천하도록 가르치는 것 이 세가지다. 즉, 토라와 탈무드의 배움을 통해 부모의 개입은 자녀의 자립심과 책임감 그리고 탐구심 등을 개발시키는데 그 방향과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것이다.

 

 

유대인의 불멸의 역사는 그들의 생존 근거인 종교와 교육을 바탕으로 하므로 그들의 공부법과 자녀교육법의 근간이 된 유대 민족의 전반적인 역사와 문화 이야기들이 이 책에서 빠지지 않고 제법 많은 분량으로 소개된다. 역사상 유대인은 노예, 포로 생활을 해왔는데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수단을 갖추고 생존해 왔다. 적응을 위한 그 수단이 바로 우리가 탐구하고자 하는 유대인의 교육법이다. 적응이라는 것은 현재의 시스템에 그저 끌려만 갈 것인가 아니면 잘못된 교육 시스템을 스스로 극복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가의 문제로 나아간다. 이것이 우리 아이들과 유대인의 교육법을 받은 이들의 차이일까....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또다른 풍토가 성행중이다. 유대인식 토론 수업. 두명 혹은 그 이상의 그룹이 함께 대화, 논의, 토론, 이해한다는 하브루타 학습에 대한 책도 몇 권 나와있는걸로 안다. 토론은 논제가 가진 찬반의 입장 모두에서 검토할 수 있어야만 하는데 방대한 정보들 속에서 비판적으로 읽고 생각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풍토가 그곳에서 붐을 일으킬듯해서 아무리 좋은 교육법도 우리나라에 도입되면 결국에는 시험의 목적으로 변질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보여서 안타깝다.

 

평생동안 공부하는 인간으로 성장시키려면 공부가 즐거운 일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공부를 통해 가족, 학교, 국가의 자랑거리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자신을 위한 공부, 평생공부의 즐거움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자기 확신과 자기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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