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카피 - 보고 듣고 읽으며 발견한 것들이 카피가 되기까지
이유미 지음 / 언더라인 / 202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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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문장을 만납니다. 광고 문구와 브랜드 슬로건, SNS 게시물, 책 속 문장, 누군가 무심코 건넨 말까지 읽고 듣는 언어는 넘쳐납니다. 마음에 남는 문장을 발견하면 감탄하면서도 막상 내 글을 쓰려 하면 막막해집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남들과 다른 생각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29CM 헤드 카피라이터 출신이자 《카피 쓰는 법》, 《편애하는 문장들》 등을 쓴 이유미 작가의 신작 『다시 만난 카피』는 이런 고민을 지닌 이들에게 다정한 해답을 건넵니다.


저자는 번뜩이는 영감이나 제로에서 시작하는 창작 대신 매일 걷는 길, 자주 가는 카페, 우연히 마주친 안내문 같은 맹맛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 문장의 재료를 건져 올리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상상력이 빈곤합니다. 매우 부족합니다. [...] 제로에서 시작하는 건 제 영역밖의 일입니다. 그래서 없는 이야기를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지만) 지어내는 창작자들이 그저 부럽고 존경스러워요. [...] 제가 잘하는 건 일상 관찰입니다. 그렇게 매일을 들여다본 뒤 사소한 것에도 나름의 의미를 잘 부여합니다." 

- p5


창작의 고통에 허덕이는 이들에게 내가 잘하는 것, 일상을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다독이며,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평범한 삶도 훌륭한 원료가 된다는 것 보여줍니다.


저자는 평범한 경험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그 의미를 다른 사람도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카피라이팅은 광고 문구를 만드는 기술을 넘어 세상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이 됩니다.





『다시 만난 카피』에서는 한 줄의 문장이 우리 손에 쥐어지기까지 보고, 듣고, 생각했던 일상의 궤적을 4가지 단계로 추적합니다.


첫 번째, 발견 편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을 뜻합니다. 내향인의 쉼터가 된 올리브영, 도서관의 '산책하는 책' 현수막 등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 속에서 작고 사소한 이야기와 숨은 욕망을 포착하는 시선을 다룹니다.


두 번째, 관점 편은 같은 세상을 다르게 읽는 법을 뜻합니다. 단점의 재발견, OTT에서 겪는 본전 생각, 인지심리학과 소설 속 서사 등을 통해 당연하게 여겨왔던 세상을 완전히 새로운 각도로 읽어내는 법을 에피소드로 보여줍니다.


세 번째, 연결 편에서는 카피가 삶이 되는 순간입니다. 여행길의 백팩, 드라마 대사, 일상의 통증 등 삶의 경험과 브랜드의 본질을 연결해 가슴을 울리는 카피로 확장하는 과정을 다룬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마지막으로, 변화 편에서는 카피로 다시 보는 일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불안의 장점, 감정 일기 쓰기 등 글쓰기와 기록을 통해 평범한 하루가 나만의 언어로 재탄생하고 일상의 방향이 틀어지는 순간을 담았습니다.





책 속 에피소드들은 일상적입니다. 인터넷 쇼핑으로 5만 원짜리 맨투맨 티셔츠를 살지 말지 고민하다 결제 버튼을 누르는 소소한 일상에서 출발합니다. "망설이는 이유가 가격이면 사고, 사는 이유가 가격이면 그만둬라"라는 말과 함께, 옷을 사고 나면 자연스럽게 옷장을 정리하고 방을 치우게 되는 흐름을 포착합니다. 새 옷을 사고 옷장을 정리하며 마음을 다잡는 것처럼, 일상 속 미세한 행동의 조정이 곧 삶의 방향을 트는 기폭제가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하기도 좋습니다. 『다시 만난 카피』의 각 꼭지 끝에는 가만히 지나쳤던 감정을 곱씹고 직접 글로 옮겨볼 수 있는 질문과 작은 훈련법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나의 하루는 어떤 모양이었지?, 나에게 '어떻게든 되게 하는' 물건이나 기억은 무엇이지?라고 스스로에게 묻게 만듭니다.


삶의 결을 다듬는 따뜻하고 명징한 언어를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다시 만난 카피』를 추천합니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이미 저마다의 삶을 집필하는 카피라이터이니까요. 내가 무심코 지나친 장면에도 누군가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발견하고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순간, 일상은 기록할 가치가 있는 경험으로 바뀝니다. 이 책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를 조금 더 세밀하게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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